지난 2016년 5월 3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52회 한국보도사진전 개막식'에서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현 미래한국당 대표),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현 국민의당 대표)가 사진을 감상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 2016년 5월 3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52회 한국보도사진전 개막식'에서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현 미래한국당 대표),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현 국민의당 대표)가 사진을 감상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정호영 기자  미래한국당과 국민의당이 21대 국회에서 연합교섭단체를 구성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정치권에서 제기됐다.

지난 4·15 총선에서 미래통합당의 비례대표용 위성정당인 한국당은 19석, 안철수 대표의 국민의당은 3석을 확보했다. 양당이 뜻을 모으면 22석으로 교섭단체 기준(20석)을 충족한다.

이 경우 차기 국회에서 한국당-국민의당은 통합당에 이은 제2야당 교섭단체로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게 된다.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있는 시나리오일까.

이준석 미래통합당 최고위원은 6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통합당 출신) 무소속 의원들의 미래한국당 입당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지만 그와 별개로 국민의당과 연합교섭단체 구성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최고위원은 이같은 주장의 근거로 안철수 대표의 ‘야권 총선 합동평가회’ 제안을 들며 “야권 합동평가회를 하자는 것은 국민의당을 야권으로 놓겠다. (정치권을) 크게 둘로 나눴을 때 야권의 범주로 놓겠다는 최초의 천명"이라고 했다.

안 대표는 지난 4일 서울 영등포구 이룸센터에서 열린 혁신준비위원회 1차회의에서 “야권의 합동 총선평가회를 제안한다"며 "야권에 주어진 시대적 요구와 혁신 과제를 함께 공유하고 혁신 경쟁에 나서자"고 주장한 바 있다.

이 최고위원은 한국당과 국민의당이 교섭단체를 구성했을 때 얻을 수 있는 실익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지금 1, 2교섭단체는 더불어민주당과 통합당이고, 제3교섭단체가 어떤 곳이 되냐에 따라 그 교섭단체에 국회부의장까지도 배정될 수 있는 상황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민의당의 경우 이태규·권은희 의원이 재선급, 나머지 한 분(최연숙 당선인)이 초선 비례대표로 있어 국회부의장에 대해 의지가 있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다만 대권주자로서 안 대표가 위상이 있기 때문에 교섭단체 안에서 활동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한국당의 경우 국민의당과 달리 1석만 충원하면 교섭단체 기준 충족 문제를 간단히 해결할 수 있다. 지역구 84석을 확보한 모(母)정당인 통합당에서 이른바 ‘의원 꿔주기’로 의석을 보태면 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이 최고위원은 “의원 꿔주기는 단순히 연대합당과는 다른 차원의 편법으로 비춰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테이프를 끊으려고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통합당 출신 홍준표·김태호·윤상현·권성동 등 무소속 당선인들의 한국당 입당 가능성에 대해서는 “개개인이 중량감 있는 다선 의원이기 때문에 목표 자체가 다를 수 있다"고 했다.

한국당은 총선을 치르기 전만 해도 총선이 끝나면 통합당과 합당하겠다고 국민 앞에 약속한 바 있다. 한국당은 현재 통합당을 이끌 새 지도체제가 확정되지 않은 만큼, 합당 논의를 백지로 남겨둔 상태다.

합당 문제와 관련해선 당내 여러 의견이 있지만 총선 전 방침대로 통합당-한국당이 합당하는 형태로 귀결될 경우 굳이 국민의당과 교섭단체를 구성할 이유가 없다.

오히려 한국당의 경우 통합당이 아닌 국민의당의 손을 잡았을 때 위험 부담이 크다. 통합당과 합당하겠다는 국민과의 약속을 저버렸다는 역풍에 휘말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익선 한국당 대변인은 이날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국민의당과 교섭단체 구성 가능성에 대한) 공식 입장은 아직 없고, 논의된 바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대변인은 “우선 통합당 내부 정리가 끝나면 이후 통합당과 우리 당 지도부간 (합당 관련) 협의가 있을 것”이라며 “궁극적으로는 (통합당과) 한 몸이 돼야 한다는 것이 당의 입장”이라며 통합당과 합당 논의에 중점을 뒀다.

국민의당 역시 한국당과 마찬가지로 연합교섭단체 구성과 관련한 공식 입장이나 논의는 없었다고 전해왔다. 다만 노선을 같이 하는 정치세력과의 연대 가능성은 있다며 일말의 여지는 남겨뒀다.

장지훈 국민의당 대변인은 통화에서 “국민의당은 모든 중도실용의 길을 찬성하는 정치세력에게 열려 있다”며 “저희가 추구하는 가치와 노선에 동의하는 세력과 정책적 연대를 검토할 수 있지만 한국당과의 연대에 대해 논의나 검토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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