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김태년(왼쪽부터), 전해철, 정성호, 원내대표 후보자들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21대 초선 당선자 대상 원내대표 후보자 합동 토론회에 참석하고 있다./뉴시스
더불어민주당 김태년(왼쪽부터), 전해철, 정성호 원내대표 후보자들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21대 초선 당선자 대상 원내대표 후보자 합동 토론회에 참석하고 있다./뉴시스

시사위크=김희원 기자  오는 7일 개최되는 더불어민주당의 21대 국회 첫 원내사령탑 선출을 위한 원내대표 경선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원내대표 경선은 친문인 김태년(21대 기준 4선, 경기 성남시수정구)‧전해철(3선, 경기 안산시상록구갑) 의원과 비문인 정성호(4선, 경기 양주시) 의원(기호순) 간 3파전으로 치러진다.

김태년 의원은 친문이면서도 이해찬 대표와 가까워 ‘친문 당권파’로 불리우고 전해철 의원은 노무현 정부에서 민정수석을 지낸 바 있으며 문재인 대통령의 측근으로 불리는 ‘3철(양정철·이호철·전해철)’ 중 한명이라는 점에서 ‘친문 적통’으로 분류된다. 김 의원은 ‘일꾼 원내대표론’을 내세우고 있고 전 의원은 ‘당정청 협력 강화’, 정 의원은 ‘야당과의 협상력’을 강점으로 내세우며 표심을 공략하고 있다.

이번 원내대표 경선은 민주당의 비례대표 정당인 더불어시민당과 합당 이전에 치러지기 때문에 시민당 당선인들에게는 투표권이 주어지지 않고 민주당 지역구 당선자 163명만이 투표에 참여할 수 있다.

재선 이상 의원들의 표심은 21대 국회에 입성하지 못한 의원들이 있어 일부 인적 구성에 변동이 있기는 하나 대체적으로 지난해 원내대표 경선 결과를 토대로 유추해볼 수 있다. 그러나 이번에 새로 투표권을 갖게 된 지역구 초선 68명의 표심은 명확하지 않아 이번 원내대표 경선 결과를 가르는 최대 변수로 꼽히고 있다.

경선을 하루 앞둔 6일 정치권에서는 친문인 김태년 의원과 전해철 의원이 양강구도를 형성하고 비문인 정성호 의원이 추격하는 양상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김태년 의원은 지난해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했지만 이인영 원내대표에게 고배를 마시고 이번에 재도전하는 ‘재수생’이다. 지난해 5월 치러진 20대 국회 마지막 원내대표 경선에서는 이인영 원내대표가 총 투표수 125표 중 76표를 획득해 원내대표에 당선됐고 결선에 오른 김태년 의원은 49표를 얻는 데 그쳐 27표 차이로 고배를 마신 바 있다.

김 의원은 이날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에서 “(저는)재수생이다. 지난번 원내대표는 이번 총선 지도부에 포함되는 원내대표를 뽑는 선거였는데, 아무래도 추미애, 이해찬 대표 체제하에서 제가 연속으로 정책위의장을 했기 때문에 아마 의원들께서 균형을 잡아야 된다는 판단을 하셨던 것 같다”며 “(지금은 다른 후보들에 비해)제가 통합의 리더십을 발휘를 하는데 조금 더 낫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의 우군으로는 지난해 김 의원에게 표를 던졌던 40여명의 의원들과 이해찬 대표 체제에서 공천을 받았다는 점에서 당권파와 정서적으로 가까운 초선 68명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 초선 당선자 15명은 전 의원을 선택을 할 가능성도 있다.

김태년 의원은 이날 초선 당선자들을 대상으로 한 원내대표 후보자 합동토론회가 끝난 후 <시사위크> 기자와 만나 막판 판세에 대해 “잘 모르겠다”며 “후보 입장에서는 늘 (판세가) 좋다고 생각하고 다니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해철 의원은 30여 명이 모여 있는 친문 직계그룹 부엉이모임의 든든한 지원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부엉이모임은 지난해 원내대표 경선에서는 이인영 현 원내대표 당선에 결정적 역할을 했었다. 만일 이 원내대표가 전 의원을 지지할 경우 그의 정치적 기반인 더좋은미래(더미래)와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 소속 의원들도 부채 의식을 털기 위해 전 의원을 지지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일부 의원들은 두 모임에 중복해서 활동하고 있지만 민평련은 27명, 더미래는 20여명의 의원들이 소속돼 있다.

일부 언론에서는 전해철 의원이 대세론을 형성했으며 전 의원 측이 전체 163표 가운데 최소 80표에서 최대 100표까지 확보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전해철 의원은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에서 ‘언론에 나온 걸 보니까 의원실에서는 이미 한 100여 명 동그라미가 쳐졌다고 보도가 됐는데, 사실인가’라고 묻자 “제가 그렇게 한 건 아니고 언론에서 추측성 기사화를 한 것 같다”며 “사실 재선 이상 되는 분들은 이미 저하고 4년, 8년 생활을 해서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한데 초선 당선자들은 개인의 의견을 피력하는 것을 굉장히 자제하시더라. 그런 면에서 굉장히 어려운 선거라는 생각을 한다”고 밝혔다.

전해철 의원 측은 이날 본지에 “반응은 괜찮은 것 같다”며 “당선자들을 많이 만났지만 속을 내보이지 않기 때문에 최종 결과를 알 수는 없다”고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비문‧비주류로 분류되는 정성호 의원은 계파가 뚜렷하지 않다는 점에서 지지표 계산도 쉽지가 않다. 지난해 원내대표 경선에서 비문 후보였던 노웅래 의원의 손을 들어줬던 30여명의 의원들에 더해 ‘소신 투표’ 표심이 정 의원에게 쏠릴 가능성도 있다. 민주당 내에서는 당 주요 요직을 친문이 독식하는 것을 우려하는 의원들이 ‘무계파’를 내세우고 있는 정 의원에게 표를 던질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원내대표 경선에서는 1차 투표에서 이인영 원내대표가 54표, 김태년 의원이 37표를 얻어 결선에 올랐고 비문 성향의 노웅래 의원은 34표를 얻는데 그쳐 결선 진출에 실패한 바 있다.

지난해와는 달리 이번 원내대표 경선에는 출마자가 없는 더미래와 민평련 소속 의원들이나 초선 당선자들도 소신 투표를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성호 의원은 이날 <시사위크> 기자와 만나 “후보자들은 다 자기가 된다고 생각한다”며 “그러나 일반 유권자들 속도 알기가 힘든데, 모두 현장에서 어려운 선거를 겪고 당선된 의원들의 속내는 잘 드러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나와 가까운 누구, 나와 가까운 원내대표가 아니라 현재 위기 국면을 극복하는데 어떤 리더십이 가장 중요한지 그런 점을 고려해서 판단해주길 부탁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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