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사 최대 매출 기록했으나, 영업이익률 1% 전후에서 맴돌아
R&D 투자, 매출 10% 수준·신약 개발 순항… 상품비중 전년 대비 7.2%p↓

/ 그래프=제갈민 기자
현대약품의 영업이익률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 그래프=제갈민 기자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현대약품 오너 3세인 이상준 사장이 회사의 공동대표에 선임된 지 약 2년3개월이 흐른 가운데 이렇다 할 경영 성과가 보이지 않고 있다. 그나마 연구개발(R&D)에 꾸준한 투자를 하면서 상품비중을 줄이고 미래먹거리 개발을 이어가는 모습을 보여 ‘절반의 성공’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약품은 지난해 매출 1,349억원을 기록하면서 지난 2018년에 이어 연달아 창사 최대매출을 달성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16억원으로 상대적으로 저조했다. 매출 대비 영업이익률이 1.19%에 불과한 것이다.

그나마 전년 영업이익(12억원)과 영업이익률(0.9%) 대비 소폭 상승했으며, 당기순이익도 9억원 수준에서 11억원대까지 10% 이상 끌어올렸다. 다만, 전년 영업이익은 지난 2012년 이후 최저였으며, 영업이익률도 최근 5년간 최저 수준임을 감안하면 전반적으로 실적이 반등했다 할지라도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제약업계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8% 전후다.

또 1분기(2019년 12월∼2020년 2월) 실적은 최근 5년간 1분기 실적 대비 영업이익 및 영업이익률이 최저로 내려앉았다. 현대약품의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321억3,295만원, 2억7,830만원으로 영업이익률 0.87%를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1억4,394만원으로 전년 1분기 4억3,606만원 대비 약 33% 수준으로 급락했다.

이상준 현대약품 사장
이상준 현대약품 사장

◇ 이상준, 현대약품 수익성 개선에 한발짝… 2년 만에 상품비중 10%p↓

이상준 현대약품 사장은 지난 2018년 2월 공동대표 취임 당시 “신제품 개발 및 도입을 강화하고, 글로벌 신약 개발도 진행해 성장 주도적 회사로 발돋움 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수익성을 개선해 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힌 것이다. 실제로 이 사장은 취임 후 R&D 개발에 지속적으로 자금을 투자하면서 상품매출 비중을 줄여나갔다.

상품매출이란 소비자에게 판매할 제품을 직접 생산하지 않고 다른 화사의 상품을 매입해 매입가 보다 비싸게 마진을 붙여 되파는 매출 형태를 말한다. 국내 제약업계의 상품매출은 주로 외국계 제약사의 약품을 되파는 것이 해당된다. 상품매출이 높은 경우 일반적으로 기업의 수익성이 저하된다.

이 사장이 취임하기 전까지 현대약품의 연간 매출 대비 상품매출 비중은 △2014년 25.71%(277억원) △2015년 27.34%(300억원) △2016년 37.16%(446억원) △2017년 41.26%(538억원) 등으로 매년 상승곡선을 그렸다. 

2018년 이 사장이 공동대표에 오른 후부터는 연간 상품매출 비중이 △2018년 37.94%(508억원) △2019년 30.75%(415억원)으로 2년 만에 10.51%p나 낮췄다.

이와 함께 이 사장은 지속적으로 R&D에 투자를 하면서 파킨슨병 치료제, 당뇨병 치료제, 치매복합신약 등 자체 의약품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대약품의 연구개발비용은 최근 5년간 매출액 대비 △2015년 9.52%(104억원) △2016년 9.98%(120억원) △2017년 10.76%(140억원) △2018년 10.07%(135억원) △2019년 9.24%(125억원)을 기록했다. 이 사장이 공동대표에 오른 2018년 이후 소폭 감소 추세가 나타나긴 했지만, 10대 제약사 중에서도 R&D에 매출의 10% 미만 수준을 투자하는 곳이 있는 것을 감안하면 적은 비중은 아니다.

현대약품은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경구용 제2형 당뇨병 치료 신약후보물질 ‘HDNO-1605’의 2상 임상시험계획을 승인 받았으며, 지난해 8월에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치매치료제 복합제 ‘BPDO-1603’에 대해 임상 3상을 승인받아 국내 및 해외 임상을 진행 중이다.

이 외에도 호흡기질환, 내분비질환 등 신약도 개발 중이다. 여러 신약을 개발하고 있는 만큼 당분간 R&D에 대한 부담은 지속될 수밖에 없어 영업이익률 개선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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