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21대 국회 더불어민주당 제1기 원내대표 선출 당선인 총회에서 원내대표로 당선된 김태년 후보가 이해찬 대표로부터 꽃다발을 받고 있다./뉴시스
7일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21대 국회 더불어민주당 제1기 원내대표 선출 당선인 총회에서 원내대표로 당선된 김태년 후보가 이해찬 대표로부터 꽃다발을 받고 있다./뉴시스

시사위크=김희원 기자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경선 결과 ‘통합의 리더십’ ‘일꾼 원내대표론’을 내세운 김태년 의원이 ‘슈퍼 여당’의 21대 국회 첫 원내 사령탑 자리에 올랐다.

7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치러진 민주당 원내대표 경선에서 친문이면서도 이해찬 대표와 가까워 ‘친문 당권파’로 분류되는 김태년 의원이 전체 163표 가운데 82표로 과반을 차지하며 원내대표 당선을 확정지었다. ‘친문 직계’ 전해철 의원은 김 의원보다 10표가 적은 72표를 얻었으며, 비문‧비주류인 정성호 의원은 9표를 획득하는데 그쳤다.

김 의원은 지난해 원내대표 경선에서 총 투표수 125표 중 49표를 얻는 데 그쳐 76표를 획득한 이인영 원내대표에게 고배를 마신 바 있다. 그러나 올해 재수 끝에 177석(더불어시민당 용혜인·조정훈·양정숙 제외) 거대 여당을 이끌 원내 사령탑에 오르는데 성공했다.

김 신임 원내대표는 이날 당선 수락 연설을 통해 “일할 기회를 줘서 감사하다. 의원들의 성원과, 민주당에 대한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일하겠다”며 “통합의 리더십으로 당을 하나로 모으고, 당정청의 역량을 위기 극복에 집중시키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의원들의 힘과 지혜를 모아 경제 위기를 극복해 내는 데에 앞장서겠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경제 위기가 다가오는 이 시기에 집권 여당의 원내대표를 맡게 돼 어깨가 매우 무겁다. 경제위기 극복 대책을 직접 챙기며 속도를 내겠다”고 다짐했다.

김 신임 원내대표는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1기 간부 출신으로 17대 총선을 통해 국회에 입성했다. 18대 총선에서 전국 최소 격차인 129표 차이로 한차례 고배를 마신 후 19~21대 선거에서 내리 당선되면서 4선 고지에 올랐다. 그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여당의 첫 번째 정책위의장을 맡은 바 있으며 문재인 정부 인수위격인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서 부위원장을 지내기도 했다.

김 원내대표가 이날 경선에서 결선투표 없이 1차 투표에서 과반을 득표해 승리를 확정지은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양강 구도를 형성했다고 평가받던 전해철 의원에게 김 원내대표가 결선투표 없이 예상 외로 낙승을 거둔 것은 “일할 수 있는 기회를 달라. 저에게 더 이상 원내대표 선거는 없다”고 읍소한 게 의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그의 승리에는 당내 친문 당권파 의원들의 든든한 뒷받침과 68명 초선 당선자 절반 이상이 그에게 표를 던졌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86그룹(80년대 학번·60년대생)이 다수를 차지하는 진보·개혁 성향의 의원 모임 더좋은미래와 재야 운동권 출신이 주축이 된 민주평화국민연대 소속 일부 의원들도 김 의원에게 기운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친문 독식을 우려한 비주류 의원들이 전해철 의원에 비해 상대적으로 친문 색채가 덜한 김 원내대표에게 지지를 보낸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김 원내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결선투표 없이 원내대표 경선이 끝난 경우가 흔치 않아서 더욱 더 책임감을 느낀다”며 “의원들께 제가 갖고 있는 계획과 앞으로 당과 원내를 어떻게 운영하겠다는 포부를 정성을 다해서 말씀드렸고, 그 말에 대해서 동의를 해주셔서 결선 없이 선거가 끝났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양향자 당선인은 이날 원내대표 경선 후 <시사위크> 기자와 만나 “21대 국회 당선자들이 김태년 의원이 통합에 더 맞는 후보라고 본 것 같다”고 평했고, 허영 당선인은 “재수생이라는 간절함이 당선자들의 마음을 움직인 거 같다”고 분석했다.

김 원내대표에게는 거대 여당의 첫 원내대표로서 그 어느 때보다 막중한 책무가 부여돼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한 후속 대응책 마련, 3차 추가경정예산안 처리 등 산적한 과제가 쌓여있어 앞길은 첩첩산중이다.

검찰·경찰·국가정보원 등 권력기관 문제를 비롯한 각종 개혁 입법에도 성과를 내야만 하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처장 추천·임명 문제도 주도적으로 끌고 가야 한다. 이와 함께 임기 종료(29일)를 앞둔 20대 국회에 계류 중인 민생 입법을 해결해야 하고 21대 국회 원 구성 협상도 원만하게 풀어야 한다.

특히 일각에서 거대 여당의 일방적 독주를 우려하는 만큼 야당과의 관계에서도 협상력을 발휘해야만 한다.

김 원내대표는 “야당과의 협상은 정성과 진정성을 갖고 대화하겠다”며 “협상은 끈질기게 하면서도 유연한 자세로 임하도록 하겠다. 타협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여야를 떠나서 국회 구성원으로서 국민들의 바람에 부응하고 코로나19 위기를 여야 없이 힘을 모아서 극복해 나가는 게 기본적인 임무”라며 “그렇다면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일들이 벌어지지 않도록 일할 수밖에 없는 시스템을 선제적으로 갖추는 것을 야당과 먼저 합의하고, 그런 제도를 마련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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