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저가 올해 내수시장 판매실적에서 일찌감치 독주 행보를 보이고 있다. /현대차
그랜저가 올해 내수시장 판매실적에서 일찌감치 독주 행보를 보이고 있다. /현대차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거센 도전을 이겨내며 3년 연속 내수시장 판매 1위에 올랐던 현대자동차 그랜저의 ‘독주’가 심상치 않다. 일찌감치 앞서나가며 4년 연속 ‘베스트셀링카’ 등극을 예고하고 있는 모습이다.

오랜 세월 위상을 쌓아온 그랜저는 2017년 마침내 연간 내수시장 판매 1위 자리에 오르며 왕좌를 차지한 바 있다. 6세대 신형 출시와 함께 각종 신기록 경신을 이어가더니 마침내 이뤄낸 쾌거였다.

이후 ‘디펜딩 챔피언’이 된 그랜저는 집안에서 거센 도전을 마주했다. 2018년엔 그해 신형 모델을 선보인 현대차 싼타페가 마지막까지 그랜저를 매섭게 추격했다.

그랜저에 앞서 베스트셀링카 단골주자였던 쏘나타와 숨겨진 강자 포터가 가세한 지난해에는 경쟁이 더욱 치열했다. 누적 판매실적에서 10월까지는 포터가, 11월까지는 쏘나타가 각각 1위를 차지하며 그랜저를 위협했다.

하지만 그랜저는 이 같은 도전을 모두 떨쳐내며 3년 연속 1위 자리를 지켰다. 특히 지난해에는 12월 막판 대역전에 성공했다. 2위 쏘나타와의 차이는 3,346대에 불과했다.

그런데 올해는 분위기가 다르다. 아직 한 해의 3분의 1밖에 지나지 않았으나, 그랜저의 독주가 뚜렷하다.

그랜저는 올해 4월까지 4만8,500대의 누적 판매실적을 기록하며 코로나19 사태가 무색한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3월과 4월에만 각각 1만6,600대, 1만5,000대의 판매실적을 기록했다.

무엇보다 경쟁상대가 보이지 않는다. 4월까지 3만2,099대의 판매실적을 기록 중인 2위 포터와의 격차가 벌써 1만6,000여대 이상 벌어졌다. 3위엔 기아자동차 K5가 이름을 올리고 있는데, 판매실적은 2만8,543대로 2만대 가까이 차이난다. 그 뒤를 잇는 쏘나타는 2만4,083대를 기록하는데 그쳐 아예 두 배 넘는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렇다 할 시장 변수도 없다. 르노삼성·한국지엠·쌍용자동차 등 3사는 소형SUV 시장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그랜저의 올해 최대 라이벌은 스스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랜저는 2017년 이후 내수시장에서 3년 연속 연간 판매 10만대를 돌파한 유일한 존재다. 우선 이 기록은 올해도 무난하게 이어갈 전망이다. 남은 8개월 동안 5만1,500대 이상의 판매실적을 기록하면 되는데, 월 평균으로 계산해보면 6,500여대 수준이다.

관건은 2017년의 기록을 넘느냐다. 그랜저는 당시 내수시장에서 13만2,080대의 경이로운 판매실적을 남긴 바 있다. 이 기록을 깨기 위해선 남은 기간 8만3,580대 이상의 판매실적이 더 필요하다. 월간 평균 1만448대에 해당한다.

일찌감치 4년 연속 베스트셀링카 자리를 예약해둔 그랜저가 신기록 경신에도 성공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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