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국회의원 당선자들의 임기가 오는 30일 개시된다./뉴시스
21대 국회의원 당선자들의 임기가 오는 30일 개시된다./뉴시스

시사위크=김희원 기자  4‧15총선을 통해 그동안 정국을 쥐락펴락 하던 중진 의원들의 운명도 결정됐다. 다수가 낙선의 고배를 마셨고 스스로 불출마의 길을 선택한 의원도 있다.

우리공화당 서청원(8선, 경기 화성시갑), 더불어민주당 이해찬(7선, 세종시), 미래통합당 김무성(6선, 부산 중구영도구), 민생당 천정배(6선, 광주 서구을)‧박지원(4선, 전남 목포시)‧정동영(4선, 전북 전주시병) 의원이 그들이다.
 
오는 30일부터 21대 국회의원 당선자들의 임기가 개시되므로 이들도 20대 국회 생활을 마무리해야 한다. 이들 모두 그동안 정치권을 주름잡던 인물들인 만큼 향후 행보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내게 한다.

‘친박 맏형’으로 불리는 서청원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 극렬 지지 세력인 ‘태극기 부대’를 기반으로 하는 우리공화당에서 비례대표 후보 2번에 배정됐다. 공직선거법상 비례대표 홀수 순번은 여성을 추천하게 돼 있어 서 의원은 남성 후보가 받을 수 있는 최상위 순번을 받은 것이다. 그러나 우리공화당은 공직선거법에 따라 3% 미만의 득표율(0.74%)을 얻어 의석을 배분 받지 못했다.

서청원 의원 측은 12일 <시사위크> 통화에서 “현재까지는 향후 계획은 없다. 당분간 쉴 예정이다”고 밝혔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오는 8월 24일 당 대표 임기를 마치고 정계를 은퇴한다. 그는 이번 총선에 출마해 당선됐다면 8선 고지에 오를 수 있었으나 일찌감치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바 있다. 민주당 관계자에 따르면, 이 대표는 당 대표에서 물러난 후 쉬면서 회고록을 쓸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비박계 좌장으로 당 대표를 지낸 김무성 의원은 보수통합의 마중물이 되겠다며 21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김 의원 측도 “지금은 특별하게 다른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그가 향후 당권이나 부산시장 보궐선거 등에 나설 가능성이 거론된다.

노무현 정부에서 법무부 장관과 열린우리당 원내대표 등을 지낸 천정배 의원은 광주 서구을에서 민주당 양향자 당선자에게 패했다. 천정배 의원은 <시사위크> 통화에서 “일단 무작정 쉴 생각이다. 40년 동안 너무 못 쉬었으니까”라며 “쉬고 나서 그 이후에 (무엇을 할 것인지) 연구해 보려고 한다”고 밝혔다.

김대중 정부에서 문화관광부 장관과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낸 박지원 의원은 목포에서 민주당 김원이 당선자에게 무릎을 꿇어야만 했다. 박 의원은 당분간 언론을 통해 정치평론을 이어가면서 다음 대선에서 이낙연 전 총리를 지원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일각에서는 여권이 ‘협치 내각’을 구성하기 위해 통일 분야에 박 의원을 발탁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박지원 의원 측은 “우리가 그 문제에 대해 말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고 말을 아꼈다.

노무현 정부에서 통일부 장관과 2007년 대통합민주신당(민주당의 전신) 대선후보를 지낸 정동영 의원도 전주병에서 민주당 김성주 당선자에게 패배했다. 정동영 의원은 지난달 20일 페이스북을 통해 “자연인으로 돌아간다”며 “이제 평범한 시민으로 돌아가 침잠의 시간을 갖고자 한다. 공동체에 기여할 봉사의 길도 함께 찾겠다”고 밝혔다. 정 의원의 이 같은 글은 정계 은퇴로 해석됐다.

그러나 정 의원 측은 본지 통화에서 “정계은퇴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며 “아직 20대 국회 임기가 완전히 끝나지 않았다. 향후 계획은 고민하고 있고 아직 말할 단계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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