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코리아가 개최한 13일 온라인 화상 토크 행사 ‘Meet with Educators - 교육자와의 대화’에서는 교육 분야 전문가들이 모여 약 한 달 동안 진행된 원격수업 결과에 대해 평가하고 향후 어떤 개선이 필요한지 의견을 나눴다. 사진은 참여 패널 단체 사진 (좌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오지석 대구시교육청 장학사, 김용상 논산 대건고등학교 교사, 이은아 구글코리아 부장, 박정철 건국대학교 치과대학 교수)./ 구글코리아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전 세계적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팬데믹 사태가 점차 장기화되가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한 ‘언택트’ 사회의 도래는 교육부문에서 유래 없는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정부가 지난 3월부터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권고함에 따라 초·중·고등학교에서는 온라인 개학을 실시했다. 대학교 역시 사이버 강의로 대체한 상태다.

이 같은 원격수업의 도입은 단순히 코로나19 확산방지 차원을 넘어 향후 오프라인 수업과의 연계, 수업질의 향상 등 다양한 방면에서 우리나라 교육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계기로 작용할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이에 따라 원격수업 관련 정보통신(IT)기술과 교육 시스템 확보에 주력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 원격수업 도입, 갑작스럽게 시작됐지만 결과는 ‘긍정적’

글로벌 IT기업 구글코리아가 개최한 13일 온라인 화상 토크 행사 ‘Meet with Educators - 교육자와의 대화’에서는 교육 분야 전문가들이 모여 약 한 달 동안 진행된 원격수업 결과에 대해 평가하고 향후 어떤 개선이 필요한지 의견을 나눴다. 행사에는 논산 대건 고등학교의 김용상 교사와 단국대학교 치과대학 박정철 교수, 대구시교육청 원격수업 담당자 오지석 장학사가 참여했다. 

이날 참석한 전문가들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해 지난달부터 시행됐던 원격수업의 결과에 대해 대체로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별다른 준비 기간 없이 갑작스럽게 시행된 원격수업은 서비스 플랫폼의 불안정, 스마트 기기 보급 부족 등의 몇몇 문제점은 있었으나 수업 기간 동안 해당 문제점들에 대해 발 빠른 조치를 취하며 수업의 질이 향상됐다고 평가했다. 

온라인 화상 토크 행사 ‘Meet with Educators - 교육자와의 대화’에서 발표를 진행 중인 전문가들. 전문가들은 갑작스럽게 실시된 원격수업이지만 나름 긍정적인 결과를 얻었다고 평가했다. 다만 향후 개선해야할 문제점도 존재한다고 봤다. / 구글코리아

논산 대건고등학교에서 원격수업 프로그램인 ‘구글 클래스룸’을 이용해 성공적인 원격수업을 진행 중인 김용상 교사는 “학교에서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될 것으로 판단하고 지난 2월부터 학교차원에서 원격수업을 선제적 준비에 나섰다”며 “단순 과제를 통해 수업을 진행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생각해 구글 도구 등을 활용해 쌍방향 수업을 준비했으며 3학년 온라인 개학 이후 성공적으로 수업을 마치고 다들 즐거워했다”고 밝혔다.

대구시교육청 오지석 장학사는 “원격수업 운영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정적인 서비스 플랫폼 확보인데, 지난달 9일 원격수업 이전 테스트 기간 동안 서비스 접속 장애와 지연이 많았다”며 “이 때문에 실제 출석 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에 대한 걱정이 많았는데 다행히 큰 문제 없이 진행됐으며, 학교에서의 원격수업도 원활하게 운영됐다”고 말했다.

‘구글 에듀케이터 그룹 사우스 코리아’의 리더로 활동 중인 박정철 단국대학교 치과대학 교수는 “기존의 교육은 ‘대학입시’라는 거대한 목표를 가지고 진행되면서 ‘치킨게임’과 같은 무한 경쟁이 양상이었으나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이러한 치킨게임이 잠시 중단된 모습”이라며 “학부모들 역시 아이들이 학교에 안가면 큰일날 것 같다고 생각해 왔으나 오히려 아이들이 행복해지고, 건강해지면서 스스로를 성찰할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원격수업을 통해 단순한 대학입시가 아닌 학생의 역량 강화로 우리나라의 교육 목적이 바뀌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원격수업의 확대를 위해선 학생들의 집중력 저하 문제해결과 교육자들의 수업질 향상이 필수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사진은 코로나19로 인해 원격수업을 진행 중인 교사의 모습. / 뉴시스

◇ 원격수업 확대 위해선 집중력·수업방식 등 개선 필요

다만 전문가들은 긍정적인 부분도 많았지만, 별도의 준비기간 없이 원격수업이 진행된 만큼 향후 개선해야할 부분도 많다고 봤다. 특히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원격수업 특성상 발생하는 학생들의 집중력 저하가 큰 문제로 지적됐다. 전문가들은 원격수업은 기존 오프라인 수업처럼 50분간 장기적으로 진행하는 것이 아닌 15분, 25분 단위로 짤막하게 나눠서 진행하는 등의 대응책이 필요하다고 봤다.

오지석 장학사는 “대부분의 교육자분들이 처음에 학생들에게 얼마나 많은 정보를 전달해야하는지, 과제를 얼마나 지시해야하는지 하는 학습분량 조절에 애를 먹었다”며 “장시간 모니터 앞에 앉아있으니 학생과 선생님 둘 다 몰입도가 떨어져 힘들다는 반응이 많았다”고 밝혔다. 

이어 “학생들의 경우 일반적인 실시간 쌍방향 원격수업보다 콘텐츠 활용 수업을 가장 선호하는 설문조사 결과도 있어 이를 토대로 학생들의 집중력 향상을 위한 개선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집중력 저하로 인해 수업 진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학생들을 파악하기 위한 방안으로 김용상 교사는 ‘상호작용 시트’도입을 추천했다. 상호작용 시트는 교사가 스프레드 시트에 학생들의 이름을 적고 해당 학생들마다 각각의 질문을 남겨두는 것을 말한다. 학생들은 자신에게 해당된 질문에 답변을 해야 하며, 교사는 답변지를 보고 학생들이 수업을 어느정도 이해했는지 등을 파악할 수 있다.

김용상 교사는 “현장수업과 비대면 원격수업의 가장 큰 차이점은 아이들이 눈 앞에 없어서 제대로 수업 진도를 따라오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어려운 것”이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상호작용 시트를 도입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교육자들이 익숙치 않은 온라인 환경에서 수업을 진행함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수업 질’ 저하도 개선해야할 문제로 지적됐다. 

박정철 교수는 “본인을 포함한 구글 에듀케이터 그룹 멤버들은 언젠가 원격수업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예상은 했지만, 그 순간이 이처럼 갑작스럽게 찾아올 것이라곤 예상하지 못했다”며 “마음의 준비, 선택권없이 많은 학생과 선생님들이 원격수업을 시작해 삐걱거리는 모습이 조금 나타난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어 “대부분의 교육자분들이 별다른 준비과정 없이 원격수업을 시작하다보니, 기존 오프라인에서 진행하던 수업방식을 그대로 온라인으로 옮기면 될 것 같다는 오해를 하고 있다”며 “온라인과 오프라인 수업의 1대1 교환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하며 참여, 소통, 토론 등이 좀더 자유로운 온라인 수업의 장점을 활용해 그에 맞는 수업 구성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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