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비비큐가 업계 최초로 선보인 '그랩 앤 고' 시스템이 도입된 '용산 아이파크몰점'에 조각 치킨과 샌드위치, 샐러드가 각각 온장고와 냉장고에 진열돼 있다. / 사진=범찬희 기자
지난 14일 비비큐가 업계 최초로 선보인 '그랩 앤 고' 시스템이 도입된 '용산 아이파크몰점'에 조각 치킨과 샌드위치, 샐러드가 각각 온장고와 냉장고에 진열돼 있다. / 사진=범찬희 기자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치킨 프랜차이즈 비비큐(BBQ)가 미국 뉴욕의 중심 맨해튼에서 성공적으로 자리 잡은 ‘그랩 앤 고’(Grab&Go) 시스템을 국내에 처음으로 선보인다. 선진적인 프랜차이즈 문화를 선도하는 비비큐의 새로운 도전이 결실을 맺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 홀딩타임 1시간… “언제든 따뜻한 치킨 즐길 수 있을 것”

비비큐가 지난달 29일 문을 연 ‘용산 아이파크몰점’을 통해 첫 도입한 그랩 앤 고는 2017년 비비큐가 미국 맨해튼 매장을 오픈하며 현지에 맞게 채택한 시스템이다. 맨해튼 32번가점이 오픈 2년 만에 일 매출 3만7,000달러(한화 약 4,500만원)을 기록하는 등 까다로운 뉴요커들의 입맛과 취향을 사로잡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그랩 앤 고 시스템은 영어 뜻 그대로 ‘잡고 간다’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미리 조리해 용기에 담긴 음식을 결제만 해 바로 먹는 방식을 일컫는다. 일반적인 테이크아웃이 ‘주문-계산-대기-수령’까지 4단계를 거쳐야 하는 반면, 그랩 앤 고는 ‘선택-계산’이라는 2단계만 거치면 된다. 속도와 이동성을 중시하는 현대인들을 위한 맞춤 시스템인 셈이다. 코로나19 사태에도 미국 BBQ매장은 그랩 앤 고 시스템과 배달에 힘입어 비교적 선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비비큐가 미국에서의 성공 모델을 국내에 도입키로 한 건 서울의 라이프스타일이 뉴욕과 유사해졌다고 봤기 때문이다. 대신 그랩 앤 고는 집객력이 뛰어나야 정착될 수 있다는 전제 조건이 깔려있어 8만명(지난해 3월 기준)이 넘는 유동인구를 기록한 용산 아이파크몰을 낙점했다. 용산 아이파크몰점은 기존의 ‘올리브 치킨 카페’로 운영돼 한 마리 등을 주문하는 내점 이용도 할 수 있다.

온장고에 보관된 치킨은 보관시간이 1시간에 불과하다. 시간이 경과된 제품은 폐기된다. 원가율을 줄여 그랩 앤 고의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해선 지속적인 고객 유입이 필수적이다. / 사진=범찬희 기자
온장고에 보관된 치킨은 보관시간이 1시간에 불과하다. 시간이 경과된 제품은 폐기된다. 원가율을 줄여 그랩 앤 고의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해선 지속적인 고객 유입이 필수적이다. / 사진=범찬희 기자

치킨 프랜차이즈계 최초로 그랩 앤 고 시스템이 도입된 용산 아이파크몰점에서는 비비큐의 품질주의 정신이 엿보였다. 제품들은 조각수별로 담겨 온장고에 포장된 상태로 진열돼 있는데, 홀딩타임(보관시간)이 1시간에 불과하다. 진열 뒤 1시간 동안 판매되지 않은 제품은 폐기된다. 치킨의 바삭바삭한 맛을 유지하기 위한 필연적인 선택이다.

지난 14일 최영안 제너시스 비비큐 글로벌 운영본부장은 “매장을 찾으신 고객들에게 언제든 따뜻한 치킨을 제공해 드리기 위함”이라며 “맛있으면 다시 찾아온다는 신념으로 높은 원가율을 감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비큐는 현재 80% 수준인 그랩 앤 고의 원가율을 향후 30% 초반대로 낮춘다는 계획이다.

매장에선 치킨류 외에도 컵밥, 샐러드, 샌드위치 등 송파 헬리오시티점에서 선보인 다양한 메뉴도 그랩 앤 고로 즐길 수 있다. 컵밥의 경우 홀딩타임을 3시간, 샐러드는 8시간으로 잡고 있다. 단 이들 제품은 일회용 용기에 담겨 있어 매장 내 취식은 불가하다. 고객이 원할 경우 다회용컵에 담아 내점 이용이 가능하다. 비비큐는 테이크아웃 고객을 위해 실내가 아닌 별도의 야외 테라스 좌석(28석)을 마련해두는 섬세함을 보였다.

비비큐는 그랩 앤 고 시스템으로 국내 프랜차이즈 문화를 선도해나간다는 방침이다. 국내에선 강남과 명동 상권을 차기 후보로 검토 중이며, 나라밖에선 독일과 영국에 시스템 도입을 준비 중에 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