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여성인권운동가 이용수 할머니가 지난 25일 오후 대구 수성구 한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뉴시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여성인권운동가 이용수 할머니가 지난 25일 오후 대구 수성구 한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뉴시스

시사위크=김희원 기자  방송인 김어준 씨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의 2차 기자회견에 배후설을 제기하면서 비판을 받고 있다. 당사자인 이 할머니는 강한 불쾌감을 표출하고 있다.

김 씨는 27일 자신이 진행하는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배후설을 반박한 이 할머니의 수양딸 곽모씨를 향해 “기자회견문을 혼자 정리한 것이라고 한 이후에 회견문을 7~8명이 협의했다는 보도가 나왔던데 누구 말이 맞는 건가”라고 따져 물었다.

그는 “정신대와 위안부는 과거 용어만 혼용됐을 뿐인데 이 할머니가 왜 강제징용(정신대) 문제에 위안부 문제를 이용했다고 화가 나신 건가, 왜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가 한 적이 없는 일로 할머니가 분해하는 건가”라며 “왜곡된 정보를 누군가 할머니께 드린 건 아니냐”라며 배후설을 강조했다.

김 씨는 전날에도 가자평화인권당 최용상 대표를 배후로 지목하며 “누군가가 자신의 입장을 반영한 왜곡된 정보를 이 할머니에게 줬다고 개인적으로 결론을 내렸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전에 배포된 기자회견문도 가자평화인권당의 논리가 보이고 그 연세 어르신이 쓰지 않는 용어가 많아 이 할머니가 쓰지 않았다는 점이 명백히 보인다”며 “최 대표는 강제징용을 주 이슈로 삼는 시민단체를 운영했고 오랜 시간 정대협과 갈등 관계에 있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최 대표는) 더불어시민당 공천에서 윤미향 당선인 때문에 자신이 탈락했다고 주장한다”며 “공천 탈락이 윤 당선인 때문이라는 불만 혹은 오해가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용수 할머니는 지난 26일 JTBC 인터뷰에서 ‘기자회견문을 다른 사람이 썼다는 주장’에 대해 “(저는) 무식한 사람이다. 그렇지만 그건 제가 삐딱삐딱하게 썼다. 그래서 옆에 딸이 있으니까 이대로 똑바로 좀 써달라고 하는 부분이다”며 “그런데 당신도 내 나이 돼 보소. 그게 똑바로 써지는가. 그런 걸 가지고 트집 잡아서 하는 게 아니다. 다시 그런 얘기하지 마라”고 강한 불쾌감을 나타냈다.
 
수양딸 곽씨는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어머님의 구술을 문안으로 내가 정리한 것”이라며 “어떤 생각으로 어머님의 주변에는 어머님의 생각을 정리해줄 만한 사람조차 없다는 오만한 생각을 하고 계시는지 궁금하다”며 배후설을 비판했다.

한편 미래통합당 황규환 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일부 여권인사들이 나서서 이 할머니의 진심을 왜곡하고, 폄훼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며 “김어준씨는 자신이 진행하는 라디오에서 ‘아니면 말고’식의 지긋지긋한 음모론을 늘어놓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윤 당선자에 대한 의혹에 대해 ‘냄새가 난다’던 김 씨가 국민여론이 싸늘해지자, 이 할머니의 회견마저 인정하지 않은 채 궁여지책을 들고 나온 듯하다”며 “할머니의 진심을 왜곡하고 폄훼하려는 자, 윤미향 당선자와 하등 다를 바가 없다”고 쏘아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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