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 ‘이용자 보호업무 평가계획’ 발표… 넷플릭스, 월 사용자 수 기준 미달로 제외

방송통신위원회는 27일 ‘2020년 전기통신사업자 이용자 보호업무 평가계획’을 심의·의결했다고 밝혔다. 올해 이용자보호 업무평가에는 유튜브, 페이스북 등 해외 사업자가 평가 대상으로 추가됐다./ 뉴시스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가 국내외 대형 인터넷·통신사업자들을 대상으로 한 국내 이용자보호 업무평가를 정식으로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용자보호 업무평가는 전기통신역무에 관한 이용자 피해를 예방하고 이용자의 정당한 의견이나 불만을 보다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처리하기 위해 방통위에서 실시하는 평가다.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라 지난 2013년부터 매년 진행된다.

특히 이번 평가 대상으로 유튜브, 페이스북 등 해외 대형 통신 사업자들까지 포함돼 그간 미흡했던 해외 기업들에 대한 규제가 강화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방통위, ‘이용자 보호업무 평가계획’ 발표… 이용자 보호, 피해예방 등 평가

방송통신위원회는 27일 전체회의를 열고 ‘2020년 전기통신사업자 이용자 보호업무 평가계획’을 심의·의결했다고 밝혔다. 

올해 평가 대상은 이용자 규모 및 이용자 민원비율 등을 고려해 이동전화 등 5개 서비스 분야, 총 28개 사업자(중복 제외시 21개사)를 대상으로 실시된다. 또한 지난해 법률 개정 및 제도 개도 개선등을 통해 도입된 △통신분쟁조정 노력 △통신장애 시 이용자 피해구제 △사업자 자율준수 프로그램 이행 △맞춤형 피해구제기준 준수 등의 지표도 신설했다.

평가기준은 ‘이용자 보호업무 관리체계’ ‘피해예방 활동’ ‘이용자 의견 및 불만처리 실적’ 등이며 전기통신사업법에서 정한 사항을 기반으로 평가된다. △5G서비스 도입에 따른 이용자 민원 및 불만처리 과정 △노년층·장애인 등 정보 취약계층 대상 피해예방 노력 △불법유해정보 유통방지 노력 등 최근 통신서비스의 이용환경도 반영한다. 이를 통해 서비스별 특성에 맞게 평가 척도를 정량화한다는 목표다.

평가는 사업자 제출 자료를 기반으로 진행된다. 이를 토대로 △ARS 시스템 모니터링 △유통점 모니터링 △이용자 만족도 조사 등 다각적 방법으로 실시할 예정이다. 평가 결과는 별도 외부전문가로 구성될 평가위원회 심사와 방송통신위원회 의결을 거쳐 오는 10월에 공개할 예정이다.

방통위는 “평가결과 우수 사업자에 대해서는 표창 수여 및 과징금 부과 시 감경 등의 인센티브를 부여할 것”이라며 “우수사례 공유와 미흡사항 안내 등을 통해 사업자의 자발적인 업무 개선을 적극 유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상혁 방통위 위원장은 “코로나19 위기극복을 위한 사회적 노력에 있어 정보통신서비스의 역할이 그 어느 때 보다 중요해지고 있다”며 “내실 있는 평가를 통해 통신사업자들의 업무 개선을 적극 유도해 이용자 중심의 통신서비스 환경 및 보다 안전하고 편리한 사회를 만들어 가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2020년도 전기통신사업자 이용자 보호업무 평가대상 목록. 5개 서비스 분야, 총 28개 사업자(중복 제외 시 21개사)가 평가 대상에 올랐다./ 방송통신위원회

◇ 평가 대상에서 제외된 넷플릭스… 해외 기업의 성실한 참여도 불분명

이번 평가 대상에는 유튜브, 페이스북 등 해외 대형 통신사업자들이 포함됐다. 이에 따라 글로벌 사업자들에게도 국내 이용자 보호 분야에 대한 책임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초대형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플랫폼으로 알려진 넷플릭스는 이번 평가 대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나타났다. 넷플릭스가 이번 평가 대상에서 제외된 이유는 월 이용자 수 미달 때문이다. 방통위에서 설정한 평가 조건을 보면 넷플릭스가 제외된 이유를 확인할 수 있다. 

먼저 방통위에서 평가 대상으로 선정한 분야는 △기간통신역무 △부가역통신역무로 나뉜다. 기간통신역무의 경우 가입자 수 10만명 이상 또는 가입자 수 대비 민원비율 0.5% 이상인 서비스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SK브로드밴드 등 이동전화·초고속인터넷·알뜰폰 3개 서비스 분야가 해당된다.

넷플릭스가 속해있는 부가역통신역무 분야는 월 이용자 수가 1,000만명 이상인 사업자를 대상으로 하고 평가가 진행된다. 이에 따라 지난해 시범평가를 실시했던 카카오톡과 해외사업자인 유튜브, 페이스북이 올해 최초로 평가 대상에 추가됐다. 

반면 넷플릭스의 월 평균 이용자 수는 지난해 11월 기준 약 200만명이었으며 현재는 약 300~400만명 정도로 추정된다. 때문에 월 이용자 수 1,000만명 이상의 조건에 해당되지 않아 넷플릭스는 평가 대상에서 제외된 것이다.

일각에서는 트래픽 과부화, 접속지연 등로 구설수에 오르고 있는 넷플릭스는 정작 올해도 평가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성실히 평가에 임해야 하는 국내 인터넷 콘텐츠 사업자들에 대한 역차별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넷플릭스는 지난 25일 2시간 동안 접속 오류가 발생하며 다수의 이용자들이 큰 불편을 겪었으나 이에 대한 보상에 관해선 묵묵부답인 상태다.

한국인터넷기업협회는 그러나, 이번 평가 대상에서 넷플릭스가 제외된 것이 국내 인터넷 사업자들에 대한 역차별이 될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는 입장이다.

한국인터넷기업협회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모든 사업자들을 대상으로 이용자 평가를 실시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힘들기 때문에 기준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며 “넷플릭스 외에 국내에서도 월 이용자 수가 1,000만명이 안되는 인터넷 사업자들이 많은데 이들을 일일이 평가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전했다.

이어 “넷플릭스가 최근 긍정적·부정적 이슈가 많아 주목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국내 인터넷 사업자들과 마찬가지로 월 이용자 수 기준에 미달이기 때문에 평가 대상에서 제외된 것뿐”이라며 “이 때문에 국내 사업자들이 역차별을 받는다고 볼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해외 사업자들이 평가에 적극적으로 참여할지도 불분명한 상황인 것도 실효성 논란을 부추기는 부분이다. 실제로 지난 2018년 이용자보호 업무평가에서 구글과 애플은 자료 제출을 협조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방통위 역시 이 논란에 대해선 신경을 쓰고 있는 모습이다. 이용자보호 업무평가 의결이 진행된 전체회의에서 표철수 방통위 부위원장도 “유튜브와 페이스북을 본 평가에 넣었으나 다소 어려움이 예상되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평가에 임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사무처에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구글이 지난해부터 평가항목에 대한 자료를 제출하면서 평가에 협조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향후 페이스북, 유튜브 등이 업무평가에 성실히 임할지는 좀 더 지켜봐야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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