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와 박삼득 국가보훈처장이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현안 관련 대화를 하고 있다. /뉴시스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와 박삼득 국가보훈처장이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현안 관련 대화를 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백선엽 장군(예비역 대장) 현충원 안장을 둘러싼 때아닌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여권에서 현충원에 안장된 ‘친일파 파묘’ 주장이 나온 것이 백 장군 안장 문제로 옮겨 붙으며 정치권에서 난타전이 벌어졌다.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이수진 민주당 당선인은 지난 24일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친일파 파묘’를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립묘지법 개정안′을 조속히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백 장군의 현충원 안장 문제가 불거졌다는 점이다. 국가보훈처는 백 장군 유고시 서울현충원의 자리가 없어 안장이 어렵다는 말과 함께 안장된다 해도 파묘될 수 있다는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백 장군은 창군 원로이자 전쟁 영웅으로 평가받는다. 6‧25전쟁 당시 1사단장, 1군단장, 육군참모총장 등을 지냈다. 하지만 일제강점기 당시 만주군 소위로 임관해 간도특설대에 복무한 전력이 있다. 간도특설대는 만주 내 항일단체를 공격하기 위해 만들어진 조직이다. 이 때문에 백 장군의 친일 논란이 이어졌고, 지난 2009년에는 친일반민족행위자 명단에 등재되기도 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를 두고 공방전을 펼쳐졌다. 민주당은 ′친일 행적′에 초점을 맞춘 반면, 미래통합당은 ′전쟁 영웅′임을 강조했다.

김홍걸 민주당 당선인은 전날(28일) 페이스북에 “근거없는 친일파로 매도한다는 주장도 거짓말”이라며 “일본에서 발행된 백선엽 씨의 책을 보면 만주군 간도특설대 시절 본인의 친일행적을 고백하는 내용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친일파 군인들의 죄상은 일제강점기에서 끝난 것이 아니고 한국전쟁 중 양민학살이나 군사독재에 협력한 것도 있다”며 “전쟁 때 세운 전공만으로 용서받을 수 없다”고 말했다.

반면 윤상현 외교통일위원장은 같은 날 페이스북에 “백 장군은 6‧25전쟁에서 나라를 구한 은인으로서 서울현충원에 자리가 부족해도 어떻게든 만들어 모시는 게 나라다운 책무이고 예의며 품격”이라며 “서울현충원에 모실 수 없다는 문재인 정부 국가보훈처의 넋 나간 조치는 당장 취소돼야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하태경 통합당 의원 역시 “영웅을 현충원 안장 못하게 하는 것은 대한민국을 지키다가 산화한 모든 군인들 현충원 자격 없다는 것과 같다”며 “지금 현충원 잠들어 있는 호국영령들 모두 파묘하자는 주장과 같다”고 덧붙였다.

통합당은 전날(28일) 박삼득 보훈처장을 직접 만난 자리에서 이 문제를 압박하고 나서기도 했다.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서 “6‧25전쟁 영웅의 공적에 걸맞는 예우에 부족함이 없도록 각별히 신경을 써 달라”며 “여당 눈치를 본다든가 생각이 다른 사람들 주장 때문에 명예가 손상되지 않게 예우에 신경 써 달라”고 말했다.

이에 박 보훈처장은 “백 장군은 현충원 안장 대상이다. 전혀 다른 의견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다만 서울이 현재 만장 상태이니 대전 쪽에 오실 수 있지 않겠냐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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