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자동차산업협회, 반도체산업협회, SW·ICT총연합회 등 26개의 산업계 관련 기관은 29일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Post-코로나19 주력산업별 비전과 과제’를 주제로 제3차 산업 발전포럼을 공동 개최했다. 사진은 이날 포럼에서 기조연설을 진행하고 있는 정만기 한국자동차산업협회장의 모습./ 박설민 기자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전 세계를 뒤흔들고 있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경제적 타격이 심화되고 있다. 코로나19는 글로벌 리스크 확산, 경기침체 등 실물·금융 모두에 복합적인 충격을 가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지난 10주간 증가한 실업자 수가 4,000만명에 육박하며 올해 1분기 GDP성장률이 전년 동기대비 4.8% 감소했다. 코로나19 확산이 처음 시작된 중국도 GDP성장률이 6.8% 감소했다. 

우리나라 역시 GDP성장률 -1.4%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으며 지난 3월에 비해 전 산업생산이 2.5% 감소했다. 이에 따라 국내 산업계 관계자들은 포스트 코로나19 시대에 대비해 단기적으론 코로나 위기에서의 생존을, 중장기적으론 구조적 문제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 ‘4차 산업혁명의 해’ 예상됐던 올해… 코로나19로 ‘주춤’

한국자동차산업협회, 반도체산업협회, SW·ICT총연합회 등 26개의 산업계 관련 기관은 29일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Post-코로나19 주력산업별 비전과 과제’를 주제로 제3차 산업 발전포럼을 공동 개최했다.

이날 포럼에서 다양한 분야의 산업계 관계자들은 코로나19로 인한 △국내 산업경제 영향과 전망 △글로벌 경쟁산업 진입현황과 핵심산업 여건변화 △포스트 코로나19에 대비한 산업발전 과제 건의 등을 논의했다.

특히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중심 산업이 될 것으로 기대 받는 IT(정보통신)사업 분야의 전망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코로나19로 인해 ‘언택트’ 문화 확산, 재택근무, 로봇 도입이 가속화되면서 4차 산업혁명 시대 역시 앞당겨질 것이라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IT업계 역시 코로나19로 인한 타격을 완전히 피해간 것은 아니며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당초 2020년은 인공지능(AI), 빅데이터와 더불어 5세대 이동통신 5G상용화 등은 글로벌 IT분야의 성장이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돼 ‘4차 산업혁명의 해’가 될 것으로 기대됐었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은 글로벌 공급망과 수요 위축, 수익성 악화 등을 초래했다. 이로 인해  미국, 중국, 유럽 등 글로벌 주요 스마트폰·가전시장이 위축되면서 전 세계 IT시장은 올해 마이너스 성장을 면치 못했다. 스페인, 프랑스 등 유럽 주요국들이 올해 상반기 예정이었던 5G주파수 경매를 연기하면서 세계 5G시장도 침체를 겪고 있다.  

IT업계는 이번 코로나19를 통해 높아진 국가 브랜드와 IT강점 극대화 및 약점 보완, 과감한 혁신을 통해 ‘IT선진국은 한국이다’라는 이미지를 세계에 각인시킬 수 있는 기회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와 IT기업 모두 단기적, 중장기적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정부와 기업에 포스트 코로나 시대 대응 방안 마련을 건의하는 김종기 산업연구원 신산업실장./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포스트 코로나19 전자산업 비전과 과제’를 주제로 발표를 진행하고 있는 김종기 산업연구원 신산업실장./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포스트 코로나19 전자산업 비전과 과제’를 주제로 발표를 진행한 김종기 산업연구원 실장도 코로나19로 인해 세계 IT시장 규모는 4%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역별로는 북미 8.9%, 유럽 6.1%, 아시아 0.9% 가량 감소했으며 품목별로는 스마트폰 3.7%, 컴퓨터 5.1%, 생활가전 7.3%, 영상음향기기 3.6% 감소했다. 

우리나라의 IT산업 수출 역시 주요 수출국의 유통망 단절, 이벤트 연기, 해외 생산 차질과 5G상용화 지연 등으로 인해 크게 감소했다. 영상음향기기 분야는 41.4%까지 감소했다. 통신기기도 11.3%로 크게 감소했으며 가전기기 역시 5.7% 감소했다. 

그래도 내년부터는 세계 IT시장이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IT업계 관계자들은 스마트홈, 스마트폰·가전기기 등의 신제품 확대로 오는 2021년부터 2022년까지 세계 IT시장이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언택트’ 산업 분야 성장이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독일의 시장통계조사기관 스타티스타(Statista)은 세계 스마트홈 시장도 코로나19의 영향에 올해는 증가세가 둔화추세를 보이고 있긴 하지만 14.8%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김종기 산업연구원 실장은 “올해 시장 전망이 불확실하지만 실내 생활 증가로 인해 스마트홈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어 성장세는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며 스마트홈을 위한 제어연결기기, 스마트 스피커 등의 음석인식 AI디바이스도 수요가 증가해 포스트 코로나 시장에서 꾸준한 성장이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 IT업계, “정부와 기업 모두 포스트 코로나 대비한 대응 방안 필요”

IT업계 관계자들은 IT산업에 큰 타격을 입히고 있는 코로나19지만 이번 기회를 우리나라의 새로운 도약 기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코로나19 극복 과정에서 높아진 국가 브랜드와 IT강점 극대화 및 약점 보완, 과감한 혁신을 통해 ‘IT선진국은 한국이다’라는 이미지를 세계에 각인시키자는 것이다.

이를 위한 추진 과제로 △국내 IT산업의 미래 성장 기반 확충 △후방산업분야 육성을 통한 글로벌 IT공급처로의 도약 △생활방식 변화에 따른 IT제품 구조 변화 대응 △디지털 뉴딜시대에 요구되는 IT인프라 구축 △4차 산업혁명 기반의 전자산업  수출 구조 고도화 등이 꼽힌다.

김종기 산업연구원 실장은 IT분야 기업들에게 단기와 중장기로 구분되는 포스트 코로나 및 디지털 뉴딜 대응 전략도 주문했다. 

먼저 단기 전략은 △국내외 생산처, 부품공급선 다변화 및 안정화 모색 △대·중소기업 협력확대 및 소재·부품·장비 부문 간 연계협력 확대 △포스트 코로나 수요를 고려한 IT분야 투자 강화 △글로벌 마케팅 강화 및 신유통 확산 대응 등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를 대비한 중장기 전략으로는 △스마트·친환경·융합 및 디지털·온라인화 등 글로벌 트랜드 변화에 대응한 기술개발 투자 지속강화 △국내 스마트 제조 역량 강화 및 생산 효율화 추진 △신수요 대응 플랫폼과 유망제품 지속 발굴로 시장 지배력 강화 등이 제시됐다.

기업뿐만 아니라 정부도 향후 포스트 코로나 및 디지털 뉴딜 시대에 대응할 수 있는 전략 마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단기 전략으로는 내수진작을 통해 기업의 최소 생산 활동 및 투자 여건 마련 등이, 중장기적으로는 미래 유망 IT분야 기업 배출 및 글로벌 기업 육성 등이 제시됐다. 사진은 영상 축사를 진행하고 있는 정세균 국무총리./ 박설민 기자

김종기 산업연구원 실장은 기업뿐만 아니라 정부도 향후 포스트 코로나 및 디지털 뉴딜 시대에 대응할 수 있는 전략 마련이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단기 전략으로는 △가전, 5G분야 등 내수진작을 통해 기업의 최소 생산 활동 및 투자 여건 마련 △유망 중소업체에 대한 지원 △국내 IT업계 간 수요연계 촉진 △한시적 규제완화를 통한 경영 활성화 촉진 등을 요구했다.

중장기적으론 △IT분야 핵심 소재·부품·장비 육성을 통한 글로벌 공급망 강화 및 안정화 △국내 IT산업 생산 역량 강화 △미래 유망 IT분야 기업 배출하는 창업 생태계 조성 △차세대 단말 및 장비, 스마트가전, 플렉서블 제품 분야의 글로벌 기업 육성 등을 제시했다.

아울러 △AI, 데이터 등 신기술 활용 및 융합 기술개발 투자 강화△5G망 고도화와 조기 구축 △디지털전환 및 IT고도화 기반의 데이터 수집·활용 기반강화 △글로벌 기준에 부합한 제도 및 규제 혁신 등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종기 산업연구원 실장은 “4차 산업혁명과 디지털 뉴딜시대 대응을 위해선 제품 차별화, 프리미엄 선도와 더불어 끊임없는 혁신이 필요하다”며 “시장유지형 혁신, 파괴적 혁신, 신시장 창출형 혁신 등 미래 경쟁구도에서 가치사슬(Value chain)전체가 총체적으로 대응하는 ‘함께하는 혁신’을 추구해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도 이 같은 기업들의 요구를 검토하고 코로나19 이후 디지털 전환과 글로벌 공급망 재편, 경제 단기 처방에 대한 의지를 강조했다.

이날 포럼에서 영상 축사를 진행한 정세균 국무총리는 “오늘 행사가 우리 산업계가 코로나로 인한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정부는‘한국판 디지털 뉴딜 사업’을 통해 기업들의 노력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코로나19로 재택근무, 온라인교육 등 비대면 활동이 새로운 일상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는 상황에서 세계적 수준의 IT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우리는 이러한 디지털 전환을 선도해 나가야 한다”며 “정부는 한국판 디지털 뉴딜 사업을 통해 기업들의 노력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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