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자료를 확인하고 있다./뉴시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자료를 확인하고 있다./뉴시스

시사위크=김희원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주요 정국 현안에 대해 거듭 ‘함구령’을 내리며 당내 발언 차단에 나서 논란이 되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2일 당 내에서 윤미향 의원에 대한 사퇴론이 제기되자 함구령을 내렸다.

이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일희일비하듯 하나하나 사건이 나올 때마다 대응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 중심을 잡고 지켜보고 사실관계를 확인해서 당의 의견을 내야 한다”고 말했다고 이형석 최고위원이 기자들에게 전했다.

허윤정 대변인은 “이 대표는 ‘건건이 대응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나도 하고 싶은 말이 있지만 말을 아끼고 있다’고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금태섭 전 의원에 대한 징계 문제를 놓고도 함구령을 내렸다. 이 대표는 금 전 의원에 대한 징계가 헌법‧국회법에 위배되며 비민주적 행태라는 비판이 제기되자 논란 확산 차단에 나섰다.

이 대표는 지난 3일 최고위원회가 공개로 전환되기 전 금 전 의원 징계에 대한 언론 동향을 보고받은 직후 “금 전 의원 징계는 논란으로 확산하게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고 복수의 참석자들이 전했다.

이에 김해영 최고위원은 “징계가 헌법적 판단과 상충하는 부분이 있다. 공개 발언을 하겠다”고 맞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진보 논객인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지난 3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번 금태섭 건도 그렇고, 저번 윤미향 건도 그렇고, 이해찬이 의원들에게 함구령을 내렸다”며 “사회적으로 충분히 논의할 가치가 있는 사안이고, 이 사안에 대해 의원 개개인이 제 의견을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진 전 교수는 “의원은 한 사람, 한 사람이 독립된 헌법기관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당 대표가 말 한 마디로 헌법기관을 무력화시킨 것”이라며 “사안에 대해 함구하는 게 옳다고 생각한다면, 본인만 주체적으로 함구하면 된다. 그런데 자기는 할 말을 다 하고, 다른 의원들은 말을 못하게 하는 이유가 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당의 대표가 아니라 운동권 조직의 수장으로 행동하는 것이다. 다른 의원들은 거수기 노릇이나 하고. 요즘 민주당이 이상해 보이는 이유 중의 하나가 이것”이라며 “이건 자유주의 정당의 운영방식이 아니다. 당이 옛날 운동권 MT 하는 거 같다. 하여튼 뭔가 이상하다”고 비판했다.

‘징계 논란’ 당사자인 금태섭 전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조국 사태, 윤미향 사태 등에 대해서 당 지도부는 함구령을 내리고 국회의원들은 국민들이 가장 관심 있는 문제에 대해서 한마디도 하지 않는다. 이게 과연 정상인가”라고 비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