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증권이 올해도 고배당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신영증권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신영증권이 올해도 고배당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실적이 크게 줄어들었음에도 ‘통 큰 배당’은 지속되고 있는 모습이다. 이를 두고 업계 안팎에선 여러 뒷말이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 순이익 급감에도 고배당 정책은 그대로  

3월 결산법인인 신영증권은 오는 19일 오전 9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본사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이날 주총에서 신영증권은 △재무제표 승인의 건 △이사 선임의 건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의 건 △이사 보수한도액 승인의 건 등을 상정할 예정할 예정이다. 신영증권은 이날 현금배당도 최종 확정한다. 

신영증권은 지난달 27일 이사회를 열고 2019회계연도 결산 배당금 보통주 1주당 2,500원, 우선주 1주당 2,550원을 현금 배당을 실시하기로 확정했다고 공시한 바 있다. 시가배당률은 보통주 기준 5.93%, 우선주 기준 5.92%로 각각 나타났다. 배당금 총액은 217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도 배당액(247억원)에 비하면 12%(30억원) 가량 줄어든 규모다. 

하지만 이 같은 배당 정책이 발표된 후, 업계 안팎에선 고배당 논란이 고개를 든 상태다. 지난해 이익이 대폭 줄어든 가운데 한 해 순이익이 넘는 금액을 배당으로 집행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회사의 주주총회소집공고에 따르면 신영증권이 지난 1년간(2019년 4월 1일~2020년 3월 31일) 거둔 순이익(연결기준)은 203억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780억원) 대비 74% 가량 감소한 규모다. 같은 기간 영입이익은 162억원으로 전년 동기(1,033억원) 대비 84.3% 급감했다. 

회사 측은 이 같은 실적 부진에 대해 “시장상황 변동으로 인한 금융상품 운용수익 등이 감소한 탓”이라고 설명했다. 신영증권의 실적 부진에는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시장을 강타한 코로나19 사태가 영향을 크게 미쳤을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업계는 코로나19 사태로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상품운용 수익이 크게 흔들렸던 바 있다.

신영증권은 증권종목 중에서도 고배당주로 유명한 곳이다. 매년 안정적인 수익을 바탕으로 높은 배당률을 자랑해왔다. 최근 4년간 배당성향은 30% 이상을 상회했다. 신영증권의 최근 10년 평균 시가배당률은 4.89%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는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 평균 시가배당률 1.44%를 상회하는 수치다. 증권업계 평균 시가배당률 2.16%도 넘어서고 있다. 다만 워낙 안정적인 수익을 내온 곳이기 때문에 그간 크게 논란이 일지 않았다. 

다만 이번엔 순익이 급감한 가운데 기존과 비슷한 수준의 배당이 이뤄지다보니 배당성향(순이익에서 배당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게 치솟았다. 이번 결산배당의 배당성향은 107%에 달한다. 이 때문에 고배당 행보가 더욱 부각되는 모양새다. 

◇ 원국희 회장 일가, 올해도 배당수익 두둑  

신영증권의 최대주주인 원국희 회장은 올해도 수십억원대 배당 수익을 챙길 전망이다. 원국희 회장은 지난해 말 기준 보통주 152만3,340주(지분율 16.23%), 우선주 19만470주(2.7%)를 보유 중이다. 그의 장남인 원종석 부회장은 보통주 81만8,136주(8.72%) 우선주 29만6,538주(4.2%)를 보유 중이다.

원국희 회장은 보통주로 38억385만원, 우선주로 4억8,570만원을 각각 받아 총 42억8,955만원을 챙길 것으로 예상됐다. 원종석 부회장은 보통주(20억4,534만원), 우선주(7억5,617만원)을 포함해 28억151만원의 배당 수익을 받을 것으로 추산됐다. 두 사람의 지분을 포함한 총 특수관계인 지분은 지난해 말 기준 보통주는 26.01%, 우선주는 10.7%다. 오너일가에게 돌아가는 배당 이익만 80억원을 상회할 전망이다. 

이에 대해 신영증권 관계자는 “주주가치 제고 차원에서 실시되는 것 뿐”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꾸준한 고배당 정책에도 최근 1년간 주가 추이는 다소 아쉬운 모습이다. 지난해 6월말 6만원대 선까지 올랐던 신영증권 주가는 최근 1년간 하락세를 거듭하며 4만5,000원대 선까지 내려앉았다. 신영증권은 지속적인 자사주 매입을 통해 주주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한 노력을 해왔지만 주가 방어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일각에선 주가 회복을 위해선 기업 가치를 제고할만한 경영성과가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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