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방탄소년단(BTS)의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본격적인 상장 절차에 돌입했다. /뉴시스
전 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방탄소년단(BTS)의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본격적인 상장 절차에 돌입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세계적인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BTS)을 키워낸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이하 빅히트)가 마침내 본격적인 상장 절차에 착수하며 뜨거운 관심을 모으고 있다. 기업가치가 최대 5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등 업계 및 주식시장의 기대가 상당한 가운데, 엔터테인먼트 기업의 숙명과도 같은 ‘아티스트 리스크’에 대한 우려 또한 제기된다.

◇ “BTS 온다”… 주식시장 ‘들썩’

앞서 상장을 예고하고 준비에 나섰던 빅히트는 지난달 말 한국거래소에 유가증권시장 상장 예비심사 신청서를 접수했다. 상장을 위해 본격적인 절차에 돌입한 것이다. 빅히트의 상장 추진은 엔터테인먼트 업계 최초의 유가증권시장 진출이자, 상당한 규모가 예상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2005년 설립된 빅히트는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인기를 얻고 있는 BTS를 키워낸 곳으로 유명하다. 2013년 데뷔한 BTS는 국내를 넘어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에서 뜨거운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 ‘글로벌 대세’ 아이돌그룹이다. ‘BTS의 아버지’ 방시혁 빅히트 대표가 지분 45.1%를 보유하고 있다.

기존의 국내 3대 엔터테인먼트에 비하면 후발주자에 속하지만 빅히트의 존재감은 결코 뒤쳐지지 않는다. 지난해 공개한 실적에 따르면, 빅히트는 5,872억원의 매출액과 987억원의 영업이익, 72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2배 가까이 증가했고, 영업이익도 23.5% 증가하는 등 매서운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SM, YG, JYP 등 3대 엔터테인먼트가 지난해 거둔 영업이익을 모두 합해도 빅히트에 미치지 못한다.

BTS와 함께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온 빅히트의 상장 여부 및 시점은 업계와 주식시장의 큰 관심거리 중 하나였다. BST 및 빅히트의 주요 행보에 따라 몇몇 관련기업들의 주가가 크게 출렁이기도 했다.

마침내 본격적인 상장 절차에 착수한 빅히트의 기업가치는 최소 3조원대에서 최대 5조원대를 넘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빅히트의 예상 기업가치를 3조9,000억원~5조2,000억원으로 제시했다. 빅히트의 최근 실적을 기반으로 30~40배의 주가수익비율(PER)을 반영해 도출한 수치다. 김현용 이베스트투자증권 수석연구원 역시 “주가수익비율 30~40배는 무난할 것”이라고 전망하며 빅히트의 기업가치가 최소 3조원 이상에 이를 것이라고 밝혔다.

◇ 엔터 업계 숙명적 리스크… 라인업 확대 ‘분주’

빅히트의 수장이자 BTS를 탄생시킨 방시혁 대표. /뉴시스
빅히트의 수장이자 BTS를 탄생시킨 방시혁 대표. /뉴시스

이처럼 빅히트는 올해 기업공개 시장의 최대어 중 하나로 꼽히며 많은 관심과 기대를 받고 있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우려의 시선 또한 존재한다. 높은 기업가치를 기대하게 만드는 BTS의 존재가 엔터테인먼트 기업의 숙명과도 같은 ‘아티스트 리스크’에 있어서는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소속 아티스트의 행보에 따라 실적 등이 크게 좌우되는 엔터테인먼트 업계는 예상치 못한 변수나 리스크가 다른 업계에 비해 큰 편이다.

YG엔터테인먼트와 빅뱅을 대표적인 사례로 들 수 있다. YG엔터테인먼트는 빅뱅의 큰 성공으로 웃기도 했지만, 빅뱅 멤버들이 일으킨 여러 논란으로 홍역을 치르기도 했다. 특히 지난해 거센 논란을 일으켰던 ‘버닝썬 사건’에 빅뱅 전 멤버 승리 등이 연루되면서 연일 주가가 곤두박질친 바 있다.

BTS와 빅히트도 이러한 측면에서 자유롭지 않다. 실제로 BTS가 몇몇 논란에 휩싸일 때마다 빅히트 지분을 보유 중인 관련기업들의 주가는 하락세를 보였다.

상장을 앞둔 빅히트의 행보에서도 이와 관련된 고민을 엿볼 수 있다. 기존의 빅히트는 사실상 BTS가 전부인 엔터테인먼트 기업이었다. BST의 존재감이 워낙 크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지나치게 높은 비중 및 의존도는 그만큼 높은 리스크를 의미하기도 했다.

이에 빅히트는 ‘BTS 동생그룹’이란 별칭이 붙은 투모로우바이투게더를 지난해 3월 선보였고, 지난해 7월엔 걸그룹 여자친구가 속한 쏘스뮤직을 인수했다. 또한 상장 예비심사 신청서 제출 직전인 지난달엔 뉴이스트, 세븐틴 등이 속한 플레디스의 최대주주로 올라서기도 했다. 이 같은 일련의 행보는 아티스트 라인업을 강화하는 한편, BTS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는 효과로 이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어느 산업이나 리스크가 존재하지만, 엔터테인먼트 업계는 사람에 얽힌 일이라는 점에서 더욱 예측 불가능한 측면이 크다”며 “특정 그룹이나 인물에 대한 의존도가 높을수록 리스크 또한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빅히트는 별다른 변수가 없을 경우 연내 상장을 완료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거래소는 상장 예비심사 신청서를 접수한 후 45영업일 이내에 심사를 진행하며, 예비심사 결과를 통지받은 기업은 다시 6개월 이내에 상장 신청서를 제출하고 공모절차를 진행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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