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시간 15일 로이터통신 등 외신언론들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화웨이와의 거래 전면금지 규정을 수정한다. 이에 따라 미국 내 기업들은 화웨이가 주도하고 있는 5G 네트워크 국제표준 설정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뉴시스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미국이 중국 화웨이에 대한 제재에 한 발 물러선 것으로 나타났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 언론들은 15일(현지시간) 미국 상무부가 화웨이와의 거래 전면금지 규정을 수정한다고 보도했다. 

이번 규정의 주요골자는 화웨이가 참여하는 5G기술표준기구와 사업에 미국 기업이 참여할 수 있도록 허용한 것이다. 이에 따라 미국 내 기업들은 화웨이가 주도하고 있는 5G 네트워크 국제표준 설정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해당 수정안은 16일 연방관보에 게재되는 즉시 효력을 발휘하게 된다.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은 이번 규정 완화에 대해 “미국 기술의 국제 표준화를 장려하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이번 미 상무부의 조치는 자국 기업들의 경제적 타격과 화웨이가 주도하고 있는 글로벌 5G이동통신 시장에서 미국이 뒤처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화웨이에 대한 압박으로 중국과의 무역전쟁에서 주도권을 장악하려던 미국 정부의 움직임에 제동이 걸린 셈이다.

실제로 미국 내 IT업계 관계자들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들은 화웨이 제재가 오히려 미국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견을 지속적으로 내비친 바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는 지난 10일  미국 반도체 업계가 화웨이 제재로 인해 약 70억 달러의 사업 손실을 입을 수 있다고 발표했다. 특히 SA는 화웨이가 5G장비를 제공할 수 없을 경우 전 세계 통신사들의 5G인프라 구축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SA 크리스토퍼 테일러 RF 및 무선 담당 이사는 “화웨이에 대한 새로운 제재안은 국제 무역에 대한 정확한 이해보다는 미국 내 정치에 의해 동기 부여된 것으로 보인다”며 “연구개발(R&D)산업의 위축과 지출 감소 등으로 인해 미국 반도체 업계의 미래 경쟁력도 위험에 빠질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 내 IT업계는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나오미 윌슨 정보기술산업협의회(ITIC)아시아 정책담당은 정보기술산업협의회의 공식성명을 통해 “화웨이 제재로 인해 미국 기업들이 5G기술표준 논의에서 밀려나는 불이익을 받았다”며 “이번 조치로 미국이 5G와 AI분야에서 다시 경쟁력과 주도권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화웨이는 처음으로 삼성전자를 꺾고 월간 세계 스마트폰 판매량 1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4월 세계 스마트폰 판매량은 지난해 동월 대비 41% 감소한 6,937만대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화웨이는 시장 점유율 21.4%를 차지하며 1위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19.1%로 2위를 차지했다.

화웨이가 월간 판매량에서 삼성전자를 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올해 1분기 전체 기준으로는 삼성전자가 점유율 18.5%를 차지하며 화웨이(14.2%)를 여전히 앞섰다. 시장조사업체들은 미국의 제재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로 인한 경제 타격이 오히려 중국인들의 ‘애국 소비’를 부추겨 화웨이 스마트폰 판매량에 도움이 된 것으로 분석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화웨이의 홈그라운드인 중국시장은 코로나19 충격에서 회복되는 추세이나 미국, 유럽, 인도 등 삼성전자의 주요 무대인 국가에서는 코로나19의 유행이 현재진행형”이라며 “이로 인해 삼성전자의 해외 시장 판매가 부진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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