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중앙TV가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하는 장면을 지난 17일 보도하고 있다. /뉴시스(사진=조선중앙TV 캡쳐)
조선중앙TV가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하는 장면을 지난 17일 보도하고 있다. /뉴시스(사진=조선중앙TV 캡쳐)

시사위크=김희원 기자  남북관계가 파국으로 치달으면서 여권 내에서도 대북라인 책임론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북한은 최근 남측 탈북단체들의 대북전단 살포 문제를 빌미로 극단적인 조치를 계속 이어가고 있다. 북한은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전격적으로 폭파한 데 이어 금강산관광지구와 개성공단, 비무장지대(DMZ) 내 감시초소에 군부대를 다시 주둔시키겠다는 입장도 내놨다.

이에 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지난 17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지만 여권 내에서는 김 장관 사퇴로는 부족하다며 대북라인의 전면적인 교체 필요성이 거론되고 있다. 국가정보원과 통일부 등의 부적절한 대응에 대한 비판 목소리도 터져나왔다.

김두관 민주당 의원은 18일 페이스북을 통해 김 장관이 사의를 표명한 것과 관련 “대통령께서 말씀하신 뜻을 뒷받침하지 못한 국무위원은 누구라도 책임을 지는 것이 정부 입장에 숨통을 틔우는 길”이라며 “가급적 빨리 대통령의 남북협력 방침을 뒷받침할 강단있는 인사를 찾아야 한다. 청와대 외교안보라인도 이런 차원에서 다시 점검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전날에는 “도대체 무엇을 하는지 알 수 없는 통일부도 완전히 개조해야 한다”며 “통일부는 외교부와 다르다. 적어도 통일부만큼은 강대국의 눈치 보지 말고 독자적으로 남북협력과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정책을 만들어 건의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국정원 고위 간부 출신으로 국회 정보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김병기 의원은 전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정원 등 정보당국의 대응과 관련해 “나쁘게 말하면 기망인데 혹시 대통령에 보고할 때 희망이 섞인 보고를 한 것인지에 대한 질문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에 작년 10월부터 얘기들이 계속 나오고 있었다. 어제까지 좋았다가 오늘 갑자기 이런 게 아니라 오래전부터 진행된 일”이라며 “대북 전단 문제가 없었어도 북한이 시비를 걸었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라고 강조했다.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3남인 김홍걸 민주당 의원은 전날 국회에서 열린 ‘북한의 남북연락사무소 폭파 이후의 남북관계는’ 긴급 전문가 간담회에서 김 장관이 사의를 표명한 것에 대해 “과연 통일부에만 책임을 물을 일인지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는 차원에서 외교·안보 라인에 변화가 있어야 하지 않겠나”라고 강조했다.

또 정세현 민주평통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은 정부와 청와대 참모들이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고 날선 비판을 가했다. 정 수석부의장은 JTBC 뉴스룸에 출연해 문재인 대통령과 외교안보 원로들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자신이 “대통령은 부지런히 생각하고 행동하는데 국무위원들은 행동을 않더라”며 “도대체 생각하고 행동하는 대통령 밑에 참모들은 생각만 하느냐는 말이야. 이렇게 해서는 남북 관계를 제대로 발전시킬 수가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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