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5-13 00:37
통합당, 민주당 향해 강공으로 선회한 까닭
통합당, 민주당 향해 강공으로 선회한 까닭
  • 정호영 기자
  • 승인 2020.06.23 17: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3일 미래통합당이 더불어민주당 주도의 21대 전반기 국회 원 구성 행보에 반발, 18개 상임위원장 전석 포기를 사실상 당론으로 내세우면서 여야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사진은 주호영 원내대표가 지난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미래통합당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제379회국회(임시회) 제5차 본회의에 홀로 참석하는 모습. /뉴시스
23일 미래통합당이 더불어민주당 주도의 21대 전반기 국회 원 구성 행보에 반발, 18개 상임위원장 전석 포기를 사실상 당론으로 내세우면서 여야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사진은 주호영 원내대표가 지난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미래통합당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제379회국회(임시회) 제5차 본회의에 홀로 참석하는 모습. /뉴시스

시사위크=정호영 기자  미래통합당이 더불어민주당 주도의 21대 전반기 국회 원 구성에 반발, 18개 상임위원장 전석 포기를 사실상 당론으로 내세우면서 여야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여야가 원 구성 핵심 쟁점인 법제사법위원장을 놓고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지는 양상이다. 이제와서 민주당이 법사위원장을 통합당에 양보할 가능성도 희박하다.

배수진을 친 통합당은 법사위원장을 고집하는 민주당을 향해 ‘윤석열 검찰총장 구속 수사’ ‘한명숙 전 국무총리 구하기’ 등의 부적절한 의도가 있다며 거센 비판을 퍼붓고 있다.

◇ 통합당 “더 잃을 것 없다”

통합당은 법사위원장을 어떻게든 고수하려는 민주당의 의도에 초점을 맞춰 공세를 취하고 있다. 원 구성 협상이 난항을 겪는 책임이 통합당이 아닌 민주당에 있음을 강조하려는 취지다.

민주당이 정부여당 견제를 위해 17대 국회부터 야당 몫으로 법사위원장을 배분해왔던 관례를 깨트린 것과 국회의장의 상임위원 강제 배정 등에 대한 부적절성을 지적하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통합당은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통합당 입장에선 더 얻을 것도 잃을 것도 없기 때문에 말 그대로 강공전략으로 선회했다.

통합당 소속 의원들은 소셜미디어·성명서 등을 활용해 민주당의 법사위원장 확보 의도를 정조준해 비판하고 있다. 이는 지난 19일 김성원 원내수석부대표가 의원들에게 보낸 “민주당의 21대 국회 원 구성 강행 및 국회의장의 상임위원 강제배정의 부당성을 널리 알려주길 바란다”는 취지의 메시지와도 일맥상통한다.

정진석 통합당 의원은 23일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당의) 법사위 장악은 윤석열 구속 수사가 목표”라며 “집권 여당은 윤석열 조리돌림의 무대로 활용하기 위해 국회 파행을 무릅쓰고 법사위를 장악했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여당의 진짜 노림수가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법 개정에 있다고 판단했다. 공수처장 추천위원 7명 중 통합당 몫은 2명인데, 공수처법에 따르면 추천위원 6인 이상이 찬성하지 않으면 공수처장 선출이 불가하다.

통합당 몫 추천위원 2명이 반대표를 던지면 공수처 출범 자체가 불가하다는 의미다. 야당의 공수처장 비토권 무력화를 위해 공수처법 개정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 여당이 어떻게든 법사위원장을 확보할 수밖에 없었다는 게 정 의원의 생각이다.

정 의원은 “대통령과 집권세력은 공수처를 출범시켜 윤석열 죽이기를 마무리하겠다고 결심했다”며 “구속 수사해서 감옥에 처넣겠다는 것”이라고 내다봤다.

◇ ‘한명숙 구하기’ 우려한 김도읍

김도읍 통합당 의원은 지난 18일 “민주당의 법사위원장 강탈 목적은 결국 사법부 장악을 통한 한명숙 구하기”라는 내용의 성명서를 내고 민주당을 강력 비판했다.

당시 법사위에서 민주당 법사위원들이 법무부 업무보고를 받은 자리에서 한 전 총리의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에 집중하며 사법부 책임을 물은 데 대한 지적이었다.

한 전 총리는 지난 2015년 국회의원 재직 중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기소돼 대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바 있다.

김 의원은 “대법관 전원이 유죄로 인정한 판결에 대해 한 전 총리가 억울하다면 법률에 따라 조용히 재심을 청구해 그 억울함을 명명백백히 밝혀내면 된다”며 “그럼에도 민주당 법사위원들이 앞장서 의혹을 제기하고 사법 불신을 조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의 우려는 23일 법사위 전체회의에서도 재현됐다.

박범계 민주당 의원은 이날 회의에 출석한 조재연 법원행정처장을 향해 “한 전 총리 재판에 대해서 참으로 아쉽게 생각한다”며 “(유죄) 결론을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1심에서 23번의 재판 공판을 했는데 2심에서 (한 전 총리 측이) 한번만 더 불러달라는 증인을 굳이 부르지 않으면서 5번의 재판으로 끝냈다”고 지적했다.

◇ 주호영, 본격 대여투쟁 시동

주호영 원내대표의 당무 복귀는 이번 주 중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주 원내대표는 지난 15일 본회의에서 민주당이 법사위를 비롯한 6개 상임위원장을 일방 선출하자 즉각 사의를 표명하고 지방 사찰을 돌며 칩거에 들어갔다.

다만 주 원내대표의 복귀 여부와 별개로 통합당은 민주당이 법사위원장을 내놓지 않는다면 상임위 전석을 포기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추가 협상 여지는 희박한 상황이다.

민주당도 더 이상의 인내심은 발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김태년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3차 추경안의 6월 내 통과는 국회의 지상명령”이라며 “민주당은 양보할 만큼 양보하고 기다릴 만큼 기다렸다”며 통합당의 국회 정상화 협조를 촉구했다.

결국 통합당은 상임위원장은 포기하되 각 상임위원 배정은 협조할 것으로 관측된다. 각 상임위에 통합당 의원들이 포진되면 본격적인 대여 투쟁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