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타격을 받고 있는 CGV 등 극장가에 기대작들이 찾아오면서 서서히 활력이 돌고 있다. / CGV
코로나19로 타격을 받고 있는 CGV 등 극장가에 기대작들이 찾아오면서 서서히 활력이 돌고 있다. / CGV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불황의 터널에 갇혀버린 CGV에 실오라기 같은 희망의 빛이 비추고 있다. 코로나19로 개봉이 연기됐던 작품들이 돌아오면서 극장가에 활력이 살아나고 있는 가운데, 제작비 100억원이 이상이 투입된 큰 영화들의 출격이 임박해 관객 유입의 물꼬가 트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 코로나19 직격탄에 자구책 마련 가속

‘133만명 VS 15만명’. 역대 외화 흥행 1위에 오른 ‘어벤져스:엔드게임’이 지난해 4월 개봉 첫날 불러 모은 관객수와 올해 4월 한 달 동안 극장을 찾은 관객수의 차이다.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이 가동된 2004년 이후 역대 최저 관객수’라는 설명으로도 체감이 되지 않는 현재의 극장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영화관은 항공, 여행업과 더불어 코로나19로 큰 피해를 보고 있는 대표적인 산업이다. 최근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발표한 ‘코로나19가 가져온 소비 행태의 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세 개 업종의 매출피해가 가장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화관 및 공연장 매출은 지난 2월에 전년 동월보다 75% 줄어들었고, 코로나19가 본격화 된 3월에는 무려 84% 감소했다.

직격탄을 맞은 멀티플렉스 운영사들은 강도 높은 긴축 정책을 펼치며 난국 돌파에 사활을 걸었다. 국내 1위 극장 사업자인 CGV는 직영 극장 116개 가운데 30%에 해당하는 35개 곳의 영업을 중단했다. 정상 영업을 하는 극장도 스크린 컷오프(일부 상영관만 운영) 시행하며 3일 근무제로 전환했다. 또 고통 분담 차원에서 회사 간부들은 직급별로 월 급여를 자진 반납하기로 했고, 희망퇴직과 무급 휴직 카드도 꺼내들었다. 롯데시네마와 메가박스도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CGV의 시련은 이것으로 끝이 아니다. 하반기 그룹 차원에서 인력 구조조정을 실시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투표조작’ 사건을 일으킨 ENM과 함께 구조조정 대상 계열사로 지목됐는데, 그만큼 엄중한 상황에 처해있음을 말해준다. 실제 CGV는 국내 뿐 아니라 해외 관객까지 줄면서 지난 1분기 매출(2,433억)이 전년 대비 48% 감소했다. 그마나 코로나19 직전인 1월 실적이 포함된 덕분에 선방했다. 또 2005년 증권거래소에 상장 된 후 첫 1분기 영업손실(△716억원)을 기록했다.

◇ 활력 살아나는 극장가… 실적 개선 발판 마련

그러나 CGV에도 불황 탈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관객수 회복의 선제 조건인 볼만한 영화들이 극장가에 걸리면서 희망의 불씨가 살아나고 있다. 아직 일주일이 남은 이달에만 136만명의 관객이 극장을 찾으며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4월 대비 807% 올랐으며, 지난달 보다도 518% 증가했다. 코로나19로 개봉을 미뤘던 영화 ‘침입자’와 ‘결백’이 관객을 찾은 덕분이다.

약 다섯 달 만에 찾아온 훈풍이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더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100억원 이상의 거대 자본이 투입된 오락성이 강한 작품들이 코로나19로 지친 예비 관객들을 찾아온다.

당장 오는 24일 배우 유아인, 박신혜 주연의 영화 ‘#살아있다’가 스타트를 끊는다. 1,000만 관객을 불러 모은 영화 ‘부산행’과 넷플릭스의 ‘킹덤’을 이어 K-좀비의 계보를 이을 작품으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이어 배우 강동원의 컴백작으로 화제가 된 영화 ‘반도’와 ‘믿보배’인 황정민과 이정재가 투톱으로 나선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가 여름 휴가철을 맞아 관객과 조우한다.

CGV 관계자는 “지난주 개봉한 영화 ‘온워드’가 가족관계이 극장을 찾는 기폭제가 될 것으로 예상했는데 기대보다 저조한 성적을 거뒀다. 다만 문화의 날에 개봉하는 ‘#살아있다’가 압도적인 예매율을 기록있는 건 고무적이다”면서 “띄어앉기와 전자출입명부, 마스크 착용 등 안전한 관람이 되도록 극장에서는 만전을 기하고 있으니 코로나19로 쌓인 스트레스를 영화를 감상하며 푸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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