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흑기를 이어가고 있는 한화 이글스가 올 시즌 최악의 결과를 남기게 될지 주목된다. /뉴시스
암흑기를 이어가고 있는 한화 이글스가 올 시즌 최악의 결과를 남기게 될지 주목된다. /뉴시스

시사위크=김선규 기자  지나긴 암흑기를 좀처럼 탈출하지 못하고 있는 한화 이글스에 역대 최악의 시즌이 드리우고 있다. 아직 많은 경기가 남아있지만, 상황이 나아질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한화 이글스는 프로야구에서 가장 열렬한 팬층을 가진 팀 중 하나다. 하지만 최근엔 기나긴 암흑기가 이어지고 있다.

암흑기의 시작은 2009년이다. 한화 이글스는 2005년 4위, 2006년 3위, 2007년 3위, 2007년 5위의 성적을 거두며 2000년대 중반에 두각을 나타냈다. 2006년엔 한국시리즈에 진출해 준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그러나 2009년부터 2014년까지 8위-8위-6위-8위-9위-9위에 그치며 최악의 시기를 보냈다. 6시즌 중 5시즌이 꼴찌였고, 프로야구 역사상 단 2번에 불과했던 ‘9위 꼴찌’의 주인공도 모두 한화 이글스가 차지했다.

2015년엔 김성근 감독이 부임하며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당시 한화 이글스는 악착같은 야구와 예측 불가능한 경기로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끝내 6위에 그치며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했고, 2016년과 2017년엔 다시 7위, 8위로 내리막길을 걸었다.

2018년엔 마침내 기나긴 터널의 끝에서 빛을 마주했다. 한용덕 감독을 선임하며 팀을 재정비했고, 당초 예상을 뛰어넘는 정규리그 3위와 가을야구 진출이란 깜짝 성적을 거뒀다. 무려 10년을 이어온 한화 이글스의 암흑기가 마침내 마침표를 찍는 듯 했다.

하지만 2018년은 말 그대로 ‘깜짝 성적’에 그쳤다. 지난해 한화 이글스는 또 다시 부진에 빠져 9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그리고 올 시즌, 역대 최악의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중이다. 지난 25일까지 45경기를 소화한 한화 이글스의 성적은 11승 34패 승률 0.244다. 단연 꼴찌이며, 선두와의 격차는 무려 20경기에 달한다.

지난달 23일부터 지난 12일까지 무려 18연패의 수렁에 빠지기도 했다. 프로야구 역사상 최다연패 타이기록이다. 연패를 끊은 직후 2연승을 달리기도 했지만, 다시 4연패 뒤 1승, 3연패 뒤 1승 등 아쉬운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단순한 꼴찌를 넘는 심각한 상황이다. 0.244의 승률은 꼴찌 치고도 너무 저조하다. 한화 이글스는 1986년 창단 이후 2할대 승률을 딱 한 번 기록했다. 첫 시즌이었던 1986년 0.290이다. 이후엔 아무리 부진해도 최소 3할대 승률은 기록했다. 1986년 이후 가장 저조한 승률은 2013년의 0.331다.

프로야구 역사를 돌이켜봐도 3할 미만의 승률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프로야구 원년인 1982년 삼미 슈퍼스타즈가 0.188을 기록한 바 있고, 이는 프로야구 역사상 한 시즌 최저승률 기록으로 남아있다. 이후 1986년 당시 빙그레 이글스의 0.290, 1999년 쌍방울 레이더스의 0.224, 2002년 롯데 자이언츠의 0.265가 뒤를 잇는다. 무려 38시즌 중 3할 미만의 승률을 기록한 사례는 단 4번뿐이다.

한화 이글스가 올 시즌 3할대 이상의 승률을 기록하기 위해선 남은 기간 33승이 더 필요하다. 3경기 중 1경기는 승리를 거둬야 한다. 또 팀 역대 최저승률을 넘어서려면 31승을 더 기록해야 한다.

남은 99경기에서 33승을 거두는 것이 그 자체로 크게 어려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지금의 한화 이글스에겐 버거운 과제로 보인다. 한화 이글스는 가뜩이나 침체된 팀 분위기 속에 부상자까지 속출하고 있다. 최근엔 지난 18일 트레이드로 영입한 노수광이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아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고, 그나마 든든한 존재였던 정우람도 지난 24일 부상을 당했다.

빡빡한 일정도 한화 이글스에겐 달갑지 않다. 올 시즌 프로야구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뒤늦게 개막하면서 숨 돌릴 틈 없이 진행되고 있다. 비로 인해 경기를 치르지 못할 경우 곧장 더블헤더로 이어지는 식이다. 상대적으로 선수층이 두텁지 않은데다 부상까지 이어지고 있는 한화 이글스 입장에선 더욱 고될 수밖에 없다.

한화 이글스에게 2020년이 어떻게 남게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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