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정호영 기자 21대 국회 전반기 원 구성을 위한 여야 협상이 26일 또 결렬됐다.
더불어민주당 김태년·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예정됐던 본회의를 앞두고 박병석 국회의장 주재 하에 약 2시간 반 가까이 협상을 진행했으나 지난 주와 마찬가지로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평행선을 이어갔다.
양당 원내대표는 박 의장 주재로 주말 동안 마지막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박 의장이 이번 회기 내 3차 추경을 반드시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가운데 다음 본회의는 29일로 예고했다.
◇ 또 제자리 걸음한 여야 협상
박 의장과 양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1시 20분부터 국회의장실에서 비공개로 원 구성 협상을 진행했다. 별도 모두발언조차 없었다.
그로부터 약 2시간 뒤 김 원내대표와 김영진 원내수석부대표가 국회의장실을 나서면서 협상이 중단됐다.
박성준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협상은 중지됐고 (협상) 재개에 대해서는 대기 상태”라며 “여러 협상은 했지만 협상에 진전이 없었다는 얘기로 받아들이면 된다”고 답했다.
주 원내대표는 김 원내대표가 의장실을 떠난 이후에도 약 20간 의장실에 머문 뒤 이석했다. 주 원내대표는 “계속 논의 중이고 결론에 이르지 못했다. 더 논의하겠다”고 했다. 이후 김 원내대표와 김 원내수석은 다시 국회의장실에 입장했고 논의를 조금 더 이어갔다.
김 원내수석은 논의 직후 브리핑에서 “저희들은 추경 처리를 7월 3일 반드시 해야 하기 때문에 원 구성이 더 이상 지체돼선 안 된다는 입장을 (의장께) 말씀드렸다”며 “의장께서 여러 사항을 고민하고 판단하셔서 원 구성이 빨리 될 수 있도록 기대한다”고 했다.
◇ 박 의장 “여야 의견 접근 있었다”
이렇다 할 협상 내용조차 공식적으로 공개되지 않아 표면적으로는 사실상 여야 협상 결렬로 비쳐지는 가운데 박 의장은 여야 협상에 진전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한민수 국회 공보수석은 “오늘 원내대표 회동에서 의견 접근이 있었지만 최종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며 “주말 동안 국회의장 주재로 마지막 협상이 있다. 의장께선 이번 회기 내 반드시 추경을 처리하겠다고 했고, 29일 본회의를 열겠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의견 접근’의 구체적 의미를 묻는 취재진 질문에 한 공보수석은 “협상이 끝나지 않았고 협상을 앞두고 있기에 밝힐 수 없다”고 했다. 여야 협상의 가장 큰 이견을 묻는 질문에도 한 공보수석은 “이야기하지 않겠다"며 “구체적 내용은 밝힐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다만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날 양당 원내대표 협상에서 협상 난항의 주 원인인 법제사법위원장직을 여야가 1년씩 나누거나 전반기와 후반기로 2년씩 나눠 맡는 중재안이 거론됐다는 설도 제기되고 있다.
박 의장이 공언한대로 다음 본회의는 29일 개최가 확실시 된다. 이날 국회사무처는 “29일 오후 2시 제379회 국회 제6차 본회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안내했다.
◇ 통합당 초강경 태세… “박 의장·민주당 독단적 국회 운영”
통합당은 박 의장의 29일 본회의 개최 예고에 대해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민주당이 통합당을 배제하고 법사위원장과 6개 상임위원장을 자당 몫으로 선출했던 지난 15일 본회의와 마찬가지로 당 차원의 보이콧이 예상된다.
실제 주 원내대표는 의원들에게 보낸 문자를 통해 “박 의장과 민주당은 한 치의 양보 없이 독단적으로 국회 운영을 공언하고 있다. 특별한 협상 진전은 이뤄지지 않았다”며 “본회의 또한 29일 오후 2시에 개의될 예정이라고 일방적으로 통보됐음을 알린다”고 했다. 이어 “의원님들께선 주말 지역 활동 중 여당의 입법독재 부당성을 널리 홍보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박 의장과 민주당 역시 6월 임시국회 내 3차 추경을 처리하기 위해 원 구성을 더 이상은 미루기 어렵다. 29일이 사실상 마지노선이다.
여야가 더 물러날 공간 없는 끝장 대치 상태를 여전히 이어가면서 주말 협상에서도 의미 있는 조율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박 의장은 지난 주에 이어 또 다시 본회의를 연기하는 결정을 내렸지만, 단순 명분 쌓기 외 가시적인 여야 중재 성과가 전무한 만큼 주말 내 고심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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