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갈민 기자
최종구 이스타항공 대표이사가 긴급기자간담회에 참석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유상 이스타항공 전무, 최종구 이스타항공 대표이사, 이스타항공 근로자 대표 3인. / 제갈민 기자

시사위크|방화동=제갈민 기자  이스타항공이 29일 오후 2시, 방화동에 위치한 본사 건물 6층 대회의실에서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합병(M&A)’과 관련해 긴급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이스타항공 측은 이 자리에서 이상직 이스타항공 창업주가 자신과 직계 가족이 보유하고 있는 이스타항공 주식 지분 전체를 회사에 헌납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제주항공 측이 협상테이블에 나와 줄 것을 간곡히 호소했다.

◇ 이상직, 보유 중인 이스타항공 지분 전량 회사에 헌납

이 자리에는 최종구 이스타항공 대표이사와 김유상 이스타항공 경영관리 부문 전무가 자리해 이상직 이스타항공 창업주의 입장문과 회사 측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먼저 김유상 전무가 이상직 창업주의 입장문을 대독했다.

김유상 전무가 대독한 이상직 창업주의 입장문에는 “작금의 이스타항공 문제로 임직원 여러분과 국민여러분께 심려 끼쳐드려 송구하다. 직원들의 임금체불 문제에 대해선 창업자로써 매우 죄송하다”며 “가족회의를 열어 제 가족들이 이스타홀딩스를 통해 소유하고 있는 이스타항공의 지분 모두를 회사 측에 헌납하기로 결정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상직 창업주는 입장문을 통해 “제주항공과의 인수합병이 지연되면서 무분별한 의혹제기 등으로 이스타항공은 침몰당할 위기감이 증폭되고 있어, 저의 가족이 희생을 하더라도 회사를 살려야한다고 생각했다”며 “그래서 제 가족이 보유하고 있는 이스타홀딩스의 주식을 이스타항공 측에 모두 헌납하기로 결정했고, 저는 이제 모든 것을 내려놓고 이스타항공이 조속히 정상화 되도록 최선을 다해 돕겠다”고 전했다.

이상직 창업주와 그의 직계 가족들이 헌납하는 이스타항공 보유 주식은 이스타항공 전체 지분 중 약 38.6% 수준으로, 금액으로 환산할 시 약 410억원 정도로 추정된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이스타항공은 이상직 창업주의 헌납 주식 등을 M&A에 활용해 회사의 매각 차액을 임금 문제 등을 해결하는데 우선적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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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구 대표이사가 이스타항공 성명서를 낭독하고 있다. / 제갈민 기자

이어 최종구 대표이사도 이스타항공을 살리는 데에 모든 것을 쏟을 것을 약속하며 이스타항공 측의 입장문을 발표했다.

최종구 대표이사는 “제주항공이 당초 약속한대로 진정성을 가지고 인수작업을 서둘러주시길 1,600명 임직원들과 함께 강력하게 촉구한다”며 “현재 이스타항공이 겪고 있는 어려움의 일차적 책임은 저희들에게 있지만, 제주항공 역시 자유롭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제주항공과의 M&A에 진행에 따라 이스타항공은 정부지원을 받을 자격도 없이 시간만 보내고 있다”며 “이스타항공에 최악의 상황이 현실화 된다면 제주항공도 책임을 피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금명간(오늘이나 내일 사이) 인수에 대한 확실한 의사 표명을 해주길 간곡히 요청했으며, 정부당국에도 과감한 지원을 당부했다.

◇ 최종구 “이스타항공 살릴 방법, 제주항공 인수 뿐… 회사 먼저 살리자”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최 대표는 “지금 이스타항공을 살릴 수 있는 방법은 제주항공의 인수밖에 없고, 제주항공이 손을 놓게 될 시에 정부 지원만으로는 힘들다”고 호소했다.

이어 이스타항공이 현재 상태로 얼마나 더 버틸 수 있는지 묻는 질문에 “알 수 없다”면서도 “제주항공도 상황이 어려운 것을 알고는 있지만, 제주항공이 빨리 협상테이블에 나오는 것이 우선이며,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을) 인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기자간담회에 함께 자리한 이스타항공 근로자 대표 3인도 직원들은 회사를 살리기 위해 어떠한 고난도 감내할 준비가 됐다고 입장을 밝히면서, 제주항공 측의 입장 표명과 함께 협상테이블에 출석할 것을 강조했다.

근로자 대표 선정은 사내 인트라넷을 통해 투표를 진행했고, 전 직원 과반 이상인 70% 찬성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타항공은 LCC업계 다섯 번째로 내년에 상장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스타항공
이스타항공 임금체불 문제가 제주항공과의 M&A에 걸림돌이 돼 논란이 일고 있다. /이스타항공

이 외에도 질의응답 간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도 지적됐다. △7년간 경영에서 손을 뗀 이상직 창업주가 제주항공과 이스타홀딩스 간 계약서 내용을 어떻게 확인하고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임금체불은 제주(항공)가 해결하기로 했다”고 말을 했는지 △셧다운을 제주(항공)가 종용했다는 증거가 있다고 했는데, 이와 관련해 공개할 의사가 있는지 등의 질문이 나왔다.

이에 김유상 전무는 계약서와 관련해 “창업주가 직접적으로 계약서를 확인한 사안은 아닌 것으로 보이며, 회사 관계자 누군가에게 들은 내용을 인터뷰 간 밝힌 것으로 추측된다”고 답했다.

제주항공의 셧다운 종용 증거에 대해선 최 대표가 “관련 내용은 인지하고 있으나, 아직 제주와 딜이 마무리 된 상황이 아니라 말하기가 조심스럽다”면서 말을 아꼈다.

한편, 이스타항공 측은 현재 임금체불 문제를 해결하고 싶어도 회사에 자금력이 없고, 이스타홀딩스에도 자금이 없는 상태라 힘들다는 입장이다. 해당 문제를 조속히 해결하기 위해서는 매각이 이뤄지고, 자금이 확보돼야만 가능하다는 얘기다.

이상직 창업주의 주식 헌납도 이번 M&A의 조속한 체결이 이뤄지고, 임금체불 문제가 해결되도록 하기 위함으로 알려진 가운데, 제주항공 측이 협상테이블에 나설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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