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게임 산업의 허리 역할을 맡고 있는 국내 중견게임사들이 올해 외연 확장에 적극 나서는 모양새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위메이드의 '미르연대기', 라인게임즈의 '베리드 스타즈', 웹젠의 웹툰 '슬레이브 B' /각 사
국내 게임 산업의 허리 역할을 맡고 있는 국내 중견게임사들이 올해 외연 확장에 적극 나서는 모양새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위메이드의 '미르연대기', 라인게임즈의 '베리드 스타즈', 웹젠의 웹툰 '슬레이브 B' /각 사

시사위크=송가영 기자  국내 중견게임사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는 가운데 외연 확장에 적극 나선다. 개발력 강화는 물론이고 장르 확장, 콘텐츠 개발 등 적극적으로 몸집을 키우고 상승세를 굳힌다는 계획이다.

◇ M&A부터 콘텐츠 생산까지… 지난해와 다른 행보

컴투스는 올해 상반기 개발사를 인수하며 개발력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5월 티키타카 스튜디오 인수에 이어 지난 29일 국내 1위 온라인 바둑 서비스 ‘타이젬’을 인수합병(M&A) 했다고 밝혔다.

타이젬은 지난 2001년 바둑 서비스를 시작한 기업으로 신진서, 박정환, 커제 등 세계 최정상급 프로기사 수백명이 실명으로 활동하고 이들의 대국을 제공하는 세계 유일 서비스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대국 및 형세 분석, 기보분석 등 수준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이용자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컴투스는 타이젬을 기반으로 현대적인 게임 산업의 노하우를 결합해 미래 산업으로 성장시켜 나간다는 계획이다. 다양한 게임 개발 및 AI 등 신기술을 접목하고 모바일 부문을 강화해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글로벌 서비스 역량을 더해 타이젬의 해외 서비스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라인게임즈는 플랫폼 확장에 나섰다. 그동안 모바일게임을 중심으로 서비스해온 라인게임즈는 오는 7월 첫 콘솔 타이틀 ‘베리드 스타즈’를 플레이스테이션4, 닌텐도 스위치 버전으로 출시한다. 

베리드 스타즈는 ‘검은방’, ‘회색도시’ 등을 개발한 진승호 디렉터가 선보이는 첫 번째 콘솔 타이틀이다. 서바이벌 오디션 도중 발생한 의문의 붕괴사고로 고립된 캐릭터들이 생존을 위해 펼치는 스토리와 그 속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갈등 요소들을 ‘커뮤니케이션’이라는 키워드로 풀어낸 것이 특징이다.

이와 함께 오는 2022년에는 어드벤처 시뮬레이션역할수행게임(SRPG) ‘창세기전:회색의잔영’을 닌텐도 스위치 버전으로 출시하기 위해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게임 이외의 콘텐츠 사업을 전개하는 게임사도 있다. 위메이드는 자사의 장수 지식재산권(IP) ‘미르의 전설(이하 미르)’을 활용한 ‘미르 연대기:용의 대기, 불과 마법의 역사(이하 미르 연대기)’를 출간했다. 

미르 연대기는 인간과 마족의 전쟁인 마왕전쟁을 거치며 새로운 지역으로 탐험을 떠난 제국의 원정대가 자연재해로 인한 고립을 딛고 생존을 위한 재건과 발전, 이후 비천왕국으로 이어지는 미르대륙의 지난 2,000년간의 생존과 재건, 전쟁의 역사를 담고 있다.

위메이드는 향후 미르 IP를 활용한 웹툰, 웹소설, 영화, 애니메이션 등 콘텐츠 제작을 위해 파트너사를 모색하고 있다.

웹젠은 뮤 IP를 활용한 웹툰으로 중국 게임 시장에 진출하지 못한 아쉬움을 달했다. 중국 웹툰 플랫폼에서 연재중인 뮤 IP 기반 웹툰 ‘슬레이브 B’는 연재 3주만에 일 평균 페이지 뷰 100만건, 누적 페이지뷰 1,900만건을 돌파하며 순항 중이다.

슬레이브 B의 인기를 확인한 웹젠은 중국에서도 인기있는 IP인 만큼 성과가 난 것으로 판단, 향후 다양한 콘텐츠 사업을 전개하고 IP의 영향력을 더욱 확대해나간다는 계획이다.

◇ 비게임 산업, 플랫폼 확장 전망 높아… 내실 다져야

이들의 행보에 업계선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지난해부터 별다른 성장세를 보이지 못한 탓에 코로나19 사태가 진정 국면에 접어들면 현재의 성장세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컴투스의 경우 지난해부터 데이세븐, 노바코어 등을 인수했지만 모바일게임인 서머너즈워, 컴투스 프로야구를 제외하고는 가시적인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 위메이드는 중국내에서 미르 IP를 무단으로 활용한 중국 게임사들과의 소송전으로 인해 미르 IP를 활용한 모바일 신작 ‘미르 트릴로지’의 출시가 연내 가능할지도 미지수다.

국내외 모바일게임 시장이 이미 포화상태에 달했고 성장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플랫폼 확대 과제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하 콘진원)이 발간한 ‘2019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지난 2017년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 점유율은 47.3%를 기록했지만 2018년에는 46.6%로 감소했다.

또한 지난해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 성장률이 6.4%에 그치면서 올해 모바일게임 시장의 성장률은 2.5%를 기록하며 큰 폭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연 10%대의 글로벌 모바일게임 시장 성장률 예상 수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모바일게임 시장의 불안한 성장세로 라인게임즈를 포함한 국내 대형사, 중견게임사들이 줄줄이 PC, 콘솔 등 타 플랫폼으로 진출을 시도하고 있는 상황이다.

콘텐츠 시장의 전망도 밝다. 콘진원이 발간한 ‘콘텐츠산업 2019년 결산 및 2020년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콘텐츠 산업 중 만화 사업은 1조2,000억원 규모로 전년 동기 대비 3.6% 올랐다. 

현재 국내 만화는 모바일, PC 등으로 볼 수 있는 웹툰으로 개편됐고 결제 능력을 갖추고 있는 성인들을 중심으로 유료 웹툰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 한국은 최대 규모의 웹툰 소비국으로 유사 웹툰을 생산하는 중국, 일본 등에서 주목하고 있는 만큼 높은 성장세가 전망된다. 

출판 사업은 매출은 21조원 규모로 전년 동기 대비 0.2% 감소했지만 전체 콘텐츠 산업 분야에서 여전히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여기에 타 분야에서 영향력이 높은 IP를 활용한 출판 사업을 전개할 경우 더욱 높은 성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콘텐츠 사업이나 플랫폼 확장을 시도하는 것이 비용, 인력 등을 고려하면 중견게임사에서 섣불리 내리기 힘든 결정”이라며 “그러나 양극화는 여전히 좁혀지지 않고 있고 모바일 게임만으로는 성장세를 유지하기 어려운 만큼 외연 확장을 통해 중장기적으로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것도 전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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