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대 전반기 원 구성 협상은 더불어민주당의 압승, 미래통합당의 완패로 끝났다. 통합당의 향후 대여 전략은 무엇일까. 사진은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가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율사 출신 의원들과 회의하는 모습. /뉴시스
제21대 전반기 원 구성 협상은 더불어민주당의 압승, 미래통합당의 완패로 끝난 모습이다. 통합당의 향후 대여 전략은 무엇일까. 사진은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가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율사 출신 의원들과 회의하는 모습. /뉴시스

시사위크=정호영 기자  제21대 전반기 원 구성 협상은 176석 과반 진용을 갖춘 더불어민주당의 압승, 법사위원장을 놓고 벼랑 끝 협상에 나섰던 미래통합당의 완패로 끝난 모습이다.

민주당은 17개 상임위원장을 독식하고 3차 추가경정예산안 심사에 나섰고, 빈손으로 돌아선 통합당은 여당의 독주에 제동을 걸 방안 찾기에 고심하고 있다.

◇ 묘수 안 보이는 통합당

통합당은 민주당과 원 구성 협상 결렬 이후 국회 의사일정을 전면 보이콧 중이다. 민주당이 지난달(6월) 15일과 29일 본회의에서 각각 6개·11개 상임위원장 선출을 마무리하고, 박병석 국회의장이 통합당 의원 103명의 의사와 관계 없이 각 상임위에 배정한 데 대한 반발이다.

다만 통합당은 코로나19·대북관계 악화 등 엄중한 시국에 언제까지 여당과 등을 돌리고 있을 수 없어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강구해 돌파구를 찾으려는 모습이다.

이날 통합당은 헌법재판소에 ‘국회의장 상임위 강제배정 및 상임위원장 선출 무효’를 골자로 하는 권한쟁의심판 청구서를 제출했다.

국회법 제48조 1항에 따르면, 상임위원은 교섭단체 대표의원 요청으로 의장이 선임할 수 있고, 요청이 없다면 국회의장이 선임할 수 있다. 다만 통합당은 원 구성 협상이 진행 중이었는데 의장이 자당 의원을 강제 배정한 것은 권한 남용이라는 입장이다.

법적대응과 별개로 여당에 중재안도 제안했다. 3차 추경 심사 기한을 11일까지 연장하면 예결위에 참여하겠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4일로 막을 내리는 6월 임시국회 내 추경을 처리하겠다는 방침이다.

통합당은 여론전도 꾸준히 전개하고 있다. 민주당 독주 체제의 부적절성을 국민에게 알려 반여(反與) 민심을 등에 업으려는 취지다. 코로나19로 장외 집회가 어려운 만큼 주호영 원내대표를 위시한 통합당 의원들은 소셜미디어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민주당을 향해 “민주화 세력을 자부하는 사람들이 의회 독재에 빠져들었다”며 “의회 과반이면 아무 일이나 다 할 수 있다는 독선에 취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지난달 29일 민주당이 본회의에서 원 구성을 사실상 마무리한 날에도 페이스북에 “의회민주주의의 조종이 울렸다”며 “30년 성숙한 민주주의가 일당독재 의회독재로 퇴행했다”고 적었다. 

◇ 아쉬운 협상력에 비판 제기

통합당이 여러 수단을 선보이고 있지만, 여당과의 협상 과정에서 가시적 성과가 없다는 점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개원 전인 5월 말 협상에서부터 불거졌던 법사위장 쟁탈전이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어 당 일각에서 불만이 제기되는 양상이다.

민주당이 법사위장을 확보한 이후 양보할 낌새를 전혀 안 보인데도 통합당이 차선을 택하거나 국면 전환을 꾀하기보다 도돌이표처럼 ‘법사위장 양보’만 외치는 데 대한 부정적 시각으로 읽힌다.

또 통합당이 예결위 참여를 전제로 민주당에 중재안으로 '3차 추경 심사 기한 11일까지 연장' 카드와 상임위원 명단 제출 문제도 이전 협상 과정에서 여당과 합의 가능했던 것으로 관측된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나타내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통합당 관계자는 이날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법사위원장이 선출되기 전후로 주 원내대표가 했던 말과 지금 하는 말이 사실상 바뀐 게 없는 것 같다”며 “힘도 없고 뚜렷한 대안도 없는데 계속 똑같은 말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했다.

이어 “뭔가 여론을 움직일 수 있는, 업데이트 되는 말이 나와야 하는데 계속 법사위장만 얘기하고 있으니 와닿는 게 없는 것 같다”며 “헌재 결과를 봐야겠지만 만약 변화가 없다면, 또 추경이 3일 처리된다면 그 다음에 무엇을 할 생각인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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