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기존 '던킨도너츠'에서 '도너츠'를 떼 낸 던킨의 '뉴던킨 프로젝트'에 속도가 붙고 있다. / 비알코리아
올해 초 기존 '던킨도너츠'에서 '도너츠'를 떼 낸 던킨의 '뉴던킨 프로젝트'에 속도가 붙고 있다. / 비알코리아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던킨의 리브랜딩 작업에 서서히 속도가 붙고 있다. 기존의 ‘도너츠’ 전문점에서 벗어나 ‘캐주얼 스낵킹’ 브랜드로 전환하기 위한 작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 ‘커피 앤 도넛’에서 ‘JUST CALL US DUNKIN’으로

던킨의 ‘뉴던킨 프로젝트’가 숨가쁘게 돌아가고 있다. 올해 초 미국 본사의 방향성에 맞춰 ‘도너츠’를 떼 내며 재도약 의지를 밝힌 던킨은 생산체계를 바꾸는 작업에도 돌입한다.

9일 던킨을 운영하는 비알코리아에 따르면 현재 7개인 생산시설을 연말까지 5곳으로 정리할 계획이다. 구리와 광주 두 곳이 통폐합 됨에 따라 기존 생산 인력도 안양, 신탄진, 대구, 김해, 제주로 재배치된다. 공공부문에서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에 흐름에 맞게 현재 협력회사 소속 생산직 직원 240명도 본사 정규직으로 전환된다.

비알코리아 관계자는 “공간 확장 및 리뉴얼과 자동화 설비 신규 배치 등을 통한 제품 품질 강화가 핵심”이라며 “품질 전문성을 높이는 것을 통해 점포에 양질의 도넛을 빠르게 전달하고, 고객들에게 맛있는 제품을 선사하게 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인(HACCP‧해썹) 인증 획득도 이뤄진다. 이미 안양과 제주, 김해는 인증이 완료됐으며 현재 신탄진, 대구의 HACCP인증을 추진 중이다. 모든 생산센터의 HACCP인증은 올해 11월 경에 완료될 예정이다.

이번 생산시설 재편은 던킨의 ‘뉴던킨 프로젝트’가 본격화됨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올해 초 던킨은 소비자들에게 익숙한 ‘던킨도너츠’에서 ‘던킨’으로 정식 개명했다. ‘던킨=도너츠’라는 고착화된 인식에서 벗어나 커피와 음료, 여러 가지 스낵에서도 던킨이 잘 할 수 있다는 이미지를 전달하기 위한 결심에서 비롯된 것이다. 과거 광고 카피였던 ‘커피 앤 도넛’이 용도 폐기 된 자리를 새 슬로건인 ‘JUST CALL US DUNKIN’(던킨으로 불러주세요)이 꿰찬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는 세계적 흐름에 맞춘 쇄신의 일환이기도 하다. 이미 던킨의 고향이자 ‘도너츠의 나라’인 미국에서는 지난해 초부터 브랜드명 교체가 이뤄졌다. 건강을 추구하는 문화가 확산되고, 커피로 대표되는 마실 거리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도너츠를 더 이상 부각하지 않기로 했다. 68년여 만에 이뤄진 던킨의 브랜드 변경은 글로벌 외식 시장의 변화를 상징하는 하나의 ‘사건’으로 남아있다.

한국 시장 역시 이러한 흐름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일본의 던킨’으로 불리는 미스터도넛의 등장에도 2013년 무렵 전국에 900개에 달하는 매장을 보유하며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을 이어가던 던킨은 점차 내리막길에 접어들었다. 2014년 연매출이 2,000억원 밑으로 떨어진 뒤 좀처럼 반등의 기회를 잡지 못했다. 4년 연속 연매출이 감소한 끝에 2018년 1,690억원까지 하락했다. 매장수도 덩달아 감소해 680여곳으로 축소됐다.

던킨의 승부수는 일단 시장에 통하고 있는 분위기다. 던킨의 새 출발을 알린 ‘시청점’은 리뉴얼 한 달에 매출이 140%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나 지난해 비알코리아의 던킨사업부 매출(1,791억)이 전년 대비 6% 가량 올랐는데, 이는 시청점에 앞서 ‘강남대로’ ‘왕십리민자역사’ ‘공항철도서울역사점’에 샌드위치 등 다양한 먹거리의 스낵킹(Snacking) 콘셉트를 적용한 덕분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꾸준히 성장을 이어오고 있는 배스킨라빈스의 호실적이 더해지면서 비알코리아는 6,000억 매출을 넘어설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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