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김희원 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이 세상을 떠났다. 박 시장은 전 비서의 성추행 ‘미투’(#MeToo·나도 당했다) 고소라는 충격적인 소식을 알리며 극단적인 선택으로 생을 마감했다.
박 시장의 극단적 선택의 이유가 ‘미투’ 고소 때문인지는 아직 불명확하다. 박 시장 전직 비서는 과거 박 시장에게 성추행을 당한 사실이 있다며 지난 8일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시장이 인권변호사 출신으로 평소 ‘일벌레’로 통했다는 점에서 사실 여부를 떠나 ‘미투’ 의혹이 제기됐다는 것 자체와 박 시장이 비극적으로 생을 마감하는 길을 선택했다는 사실은 모두에게 충격을 줬다.
박 시장은 실종신고가 접수된지 약 7시간 만인 10일 오전 0시께 북악산 숙정문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박 시장은 전날 “부득이한 사정”을 이유로 일정을 모두 취소했다. 그는 오전 10시 44분께 검은 모자를 쓰고 검은 배낭을 멘 채 종로구 가회동 시장공관에서 나와 성북구 와룡공원에 같은 날 오전 10시53분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시장의 딸은 이후 오후 5시 17분께 112에 “4∼5시간 전에 아버지가 유언 같은 말을 남기고 집을 나갔는데 전화기가 꺼져 있다”라고 신고했다.
이에 경찰과 소방당국은 770여명 등을 동원해 집중 수색을 벌였고 실종 신고가 접수된 지 약 7시간 만에 박 시장을 발견했다.
박 시장은 인권변호사이자 시민운동가로 활동하다 지난 2011년 10월26일 치러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해 당선됐다. 박 시장은 당시 지지율이 5%에 불과했으나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출마를 포기하고 지지 선언을 하면서 당선의 기쁨을 안았다. 박 시장은 이후 2014년 6·4 지방선거에서 자력으로 재선에 성공했고, 2018년 6·13 지방선거를 통해 3선 고지에 올랐다.
박 시장은 차기 대선 출마에도 강한 의지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대권 꿈은 끝내 이루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 박 시장이 사망하면서 앞으로 9개월간 서울시 행정은 서정협 행정1부시장 권한대행 체제로 운영된다. 새로운 서울시장은 내년 4월 보궐선거에서 다시 선출될 예정이다.
박 시장의 장례는 사상 첫 서울특별시장(葬)으로 치러진다. 박 시장의 장례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5일장으로 치러지며 발인은 오는 13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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