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전 충남지사(왼쪽부터)와 오거돈 전 부산시장, 박원순 서울시장이 모두 성폭력 사건에 연루됐다./뉴시스
안희정 전 충남지사(왼쪽부터)와 오거돈 전 부산시장, 박원순 서울시장이 모두 성폭력 사건에 연루됐다./뉴시스

시사위크=김희원 기자  안희정 전 충남지사와 오거돈 전 부산시장에 이어 박원순 서울시장까지 성폭력 사건, 이른바 ‘미투’(#MeToo·나도 당했다)로 몰락하면서 더불어민주당이 큰 충격에 휩싸였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로 휘청이고 있는 여권에게 대형 악재가 또 터진 것이다. 지난 4월 터진 ‘오거돈 쇼크’가 완전히 가시기도 전에 3달도 안돼 또 광역단체장이 연루된 성폭력 의혹이 제기되면서 여권은 충격에 빠졌다. 성폭력 의혹에 그친 것이 아니라 의혹에 연루된 당사자인 박 시장이 극단적 선택까지 하면서 충격은 더욱 크게 다가오고 있다.

오 전 시장과 박 시장의 중도 낙마로 내년 4월 부산과 서울 두 곳에서 보궐선거가 치러지게 되면서 민주당은 도덕성 공격과 함께 정치적 책임론에 시달릴 것으로 보인다.

안희정 전 지사 관련 ‘미투 폭로’는 2018년 6‧13 지방선거를 3달 가량 앞둔 3월 5일 그의 비서였던 김지은씨가 JTBC뉴스룸에 출연해 폭로하면서 알려졌다. 당시 안 전 지사는 민주당의 유력 대선주자로 정치적 신망이 두터웠던 만큼 관련 사건은 모두에게 충격을 안겼다.

안 전 지사는 그해  8월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그러나 지난해 2월 항소심에서 징역 3년 6개월의 실형이 선고돼 법정 구속됐으며 지난해 9월 대법원에서 그대로 형량이 확정되면서 광주교도소에 수감 중이다.

최근 안 전 지사는 모친상을 당해 지난 5일 형집행정지로 일시 석방됐다. 안 전 지사의 모친 장례식장에 문재인 대통령이 조화를 보내고 여야 정치인들의 조문 행렬이 이어지면서 논란이 되기도 했다.

오거돈 전 부산시장은 4‧15총선 직후인 지난 4월 23일 시장 집무실에서 여성 공무원을 성추행한 사실을 스스로 밝히고 시장직에서 전격 사퇴했다.

당시 오 전 시장은 기자회견에서 “그 한 사람에 대한 저의 책임이 또한 너무나 크기 때문에 이러한 결정을 할 수밖에 없음을 고백한다”며 “저는 한사람에게 5분 정도 짧은 면담 과정에서 불필요한 신체 접촉을 했다”고 밝혔다.

당시 미래통합당은 오 전 시장이 총선 이후로 사퇴를 미룬 정황이 밝혀지자 청와대와 여권이 조직적으로 사퇴 시점을 총선 이후로 조율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공격을 쏟아부었다.

이번에는 박원순 서울시장에 대한 ‘미투’(#MeToo·나도 당했다) 의혹이 제기됐고, 박 시장은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박 시장은 10일 오전 0시께 북악산 숙정문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박 시장 전직 비서는 과거 박 시장에게 성추행을 당한 사실이 있다며 지난 8일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1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박 시장이 황망하게 유명을 달리했다”며 “충격적이고 애석하기 그지없다”고 비통한 심경을 밝혔다. 이 대표는 “민주당은 평생동안 시민을 위해 헌신한 고인의 삶과 명예를 기리며 고인의 가시는 길에 추모의 마음을 담는다”며 “고인이 그렇게 아끼었던 서울시정에 공백이 없도록 각별히 챙기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