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환 케이뱅크 행장이 경영정상화 작업에 고삐를 당기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이문환 케이뱅크 행장이 경영정상화 작업에 고삐를 당기고 있다. 영업 재개를 준비하면서 상품 포트폴리오를 정비하고 인력 충원도 진행하고 있다. 조만간 대출 영업이 재개되면 공격적인 경영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과연 문 행장이 확실한 경영 성과로 리더십을 증명할지 주목된다. 

◇ 신상품 출시하고 대출 상품 리뉴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지난 1일 ‘플러스박스’ 서비스와 새 입출금통장 ‘마이(MY) 입출금통장’을 선보이며 본격적인 영업 재개에 나섰다. 플러스박스는 아무런 조건 없이 하루만 보관해도 일 단위 금리혜택을 제공하는 파킹통장이다. 아울러 케이뱅크는 기존의 ‘듀얼K입출금통장’의 판매를 종료하고 혜택을 업그레이드한 ‘마이입출금통장’을 새롭게 선보였다. 또 상품 출시와 함께 행운상자 이벤트도 1년간 진행키로 했다. 

대출 상품은 리뉴얼을 진행했다. 기존 직장인케이(K) 신용대출은 ‘신용대출’으로 상품명이 바뀌었다. 신용대출 상품의 최대한도는 1억5,000만원에서 2억5,000만원으로 상향됐다. 직장인케이(K) 마이너스통장은 ‘마이너스통장’으로 상품명을 변경됐다. 

또 슬림K 신용대출은 ‘신용대출 플러스’로, 일반가계신용대출은 ‘개인사업자 신용대출’로 상품명이 변경됐다. 신용대출 플러스의 신규 가입자는 중도상환수수료를 면제 받는다. 아울러 케이뱅크는 마이너스 통장 방식의 최대한도를 기존 3,0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상향했다. 원리금 균등분할상환과 마이너스 통장 등 두 방식 모두 최대한도를 5,000만원으로 통일했다.

케이뱅크는 지난 1년간 자본금 부족으로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였다. 신규 상품 출시는 물론, 기존 대출상품 영업도 중단된 상태였다. KT를 최대주주로 맞아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 확충을 추진하려던 계획이 어그러진 탓이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KT가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는 이유로 대주주적격성 심사를 중단했다.

그러던 중 케이뱅크는 지난 3월 새로운 구원투수로 이문환 행장을 영입했다. 이 행장은 선임 직전까지, KT 계열사인 BC카드의 대표이사를 맡았던 인사다. 시장에선 그의 영입을 두고 KT가 자회사인 BC카드를 통해 우회 증자에 나서기 위한 사전 포석 차원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실제로 이 같은 관측은 곧바로 현실화됐다. 지난 4월 BC카드는 KT가 보유하던 지분 10% 전량을 인수하고 향후 유상증자를 통해 지분율을 34%까지 확대해 최대주주 오르겠다고 밝혔다. BC카드는 이를 위해 지난 5월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신청한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 자본확충 완료 시 대출 재개 본격화… 경영난 벗어날까  

이 행장은 유상증자 성공을 위해서 지난 3개월간 동분서주해왔다. 당초 케이뱅크는 지난 4월 기존 과점주주들을 대상으로 5,949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하고자 했다. 하지만 기존 주주들과 협의에 난항을 겪으며 일정은 차일파일 밀렸다. 결국 케이뱅크는 BC카드, 우리은행, NH투자증권 등 3대 주주를 대상으로 자본 조달에 나서는 방향으로 계획을 수정했다. 케이뱅크는 해당 3대주주를 대상으로 2,392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와 1,574억원어치 전환신주 발행을 통해 4,000억원 가량의 자금을 조달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이 행장은 유상증자 참여를 고심하고 있던 우리은행 이사진을 설득하는 데 상당한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진다. 이 행장은 지난달 25일 열린 우리은행 이사회 간담회에 참석해 케이뱅크 영업 정상화 방안을 설명하며 직접 설득 작업을 한 것으로 알려진다. 결국 우리은행은 다음날인 26일 이사회를 열고 케이뱅크 유상증자 참여 안건을 의결했다. 

주금 납입일은 오는 28일다. 케이뱅크는 자본 확충 방안이 원활하게 이뤄질 시, 본격적인 대출 영업 재개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주금납입일 전에 대주주적격성 결과가 나오면 BC카드는 최대주주로 오를 수 있을 전망이다. 주요 주주들이 대주주 변경에 동의하는 방향으로 선회한 만큼 심사 통과에 큰 문제를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이달 말에는 본격적인 영업 강화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케이뱅크는 인재 영입을 진행하고 있다. 케이뱅크는 지난달 말 뱅킹앱 품질보증, 여신사후관리 등 8개 분야에 걸쳐 채용 공고를 냈다.

이 행장의 경영 리더십도 본격적으로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케이뱅크가 개점휴업 상태에 빠진 사이, 건전성과 수익성은 크게 악화된 상황이다. 연체율이 올 1분기 기준 1.97%까지 치솟았다. 카카오뱅크 연체율 0.2%, 4대 시중은행 평균 연체율 0.25% 수준인 점을 비교하면 높은 수준이다. 케이뱅크는 전체 신규 대출액이 줄어들면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지만 향후 대출 영업 정상화 시, 개선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케이뱅크는 1분기 약 240억원의 손실을 내며 적자 행진을 이어갔다. 여기에 모바일 금융 시장은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는 분위기다. 케이뱅크는 업계 최초로 ‘비대면 아파트 담보대출’ 상품을 출시해 차별화를 꾀하겠다는 계획이다. 과연 이 행장이 케이뱅크의 정상화를 이끌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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