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운구행렬이 13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영결식을 마친 뒤 추모공원으로 출발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뉴시스
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운구행렬이 13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영결식을 마친 뒤 추모공원으로 출발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뉴시스

시사위크=김희원 기자  극단적 선택으로 생을 마감한 박원순 서울시장의 영결식이 논란 속에 13일 오전 엄수됐다. 이날 오전 시청사 8층 다목적홀에서 진행된 영결식 현장에는 유족과 더불어민주당 지도부, 시·도지사, 서울시 간부, 시민사회 대표자 등 100여명의 제한된 인원만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영결식은 고민정 민주당 의원 사회로 진행됐으며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 이해찬 민주당 대표, 서정협 서울시 행정1부시장 등 공동장례위원장 3인과 시민 홍남숙씨가 각각 조사를 통해 고인을 기렸다.

고민정 의원은 울먹이며 “이제 손을 잡을 수도, 얘기 나눌 수도 없지만 남아 있는 우리가 해야 할 일, 만들어갈 세상은 무엇인지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고 말했다.

백낙청 명예교수는 조사에서 “박원순이라는 타인에 대한 종합적 탐구나 공인으로서의 역사적 행적에 대한 평가는 애도가 끝난 뒤에나 본격적으로 시작될 수 있을 것이며 마땅히 그렇게 할 것”이라며 “지금은 애도와 추모의 시간”이라고 강조했다.

이해찬 대표는 “고인이 40년을 같이 살아온 친구였다. 인권변호사로서 군사정권 하에서 시국사건 변론을 맡은 데 이어 1987년 민주화 이후로는 척박한 시민운동의 길을 닦았다”며 “열정만큼이나 순수하고 부끄러움 많았던 사람이기에 그의 마지막 길이 너무 아프고 슬프다”고 밝혔다.

유가족 대표로 나선 박 시장의 딸 박다인씨는 감사와 미안한 마음을 전하며 “서울특별시장 박원순은 더이상 없다. 그 자리에 시민여러분이 계신다. 여러분들이 바로 서울특별시장이다”라며 울먹였다.

이어 “아버지는 이제 돌아올 수 없는 길을 가셨다. 서울시민이 꿈꾸던 행복한 서울, 안전한 서울, 이제 여러분이 시장으로서 지켜주시기 바란다”며 “아버지는 영원한 시장으로 보이지 않은 곳에서 이제껏 그랬듯 우리를 지켜주시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영결식이 끝난 뒤 박 시장의 시신을 실은 운구 행렬은 서울추모공원으로 향했으며 장례위원회는 고인을 화장한 후 유골을 그의 고향인 경남 창녕에 매장할 방침이다.

한편 박 시장이 성추행 의혹으로 고소된 직후 극단적 선택을 하면서 박 시장 추모를 놓고 정치·사회적 갈등 양상이 표출되고 있다.

민주당은 고인에 대한 애도가 우선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 반면 미래통합당은 여권의 추모 움직임이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라며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그동안 여러 사회 분야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신 박 시장 유족께 애도의 말씀 드리고 공동 장례위원장으로 다시 한번 명복을 빌겠다”며 “최소한 장례 기간에는 서로 추모하는 마음을 갖고 공동체를 함께 가꿔나가는 자세로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김은혜 통합당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피해자 신상털기에 이어서 색출 작전까지 지금 2차 가해가 심각하다”면서 “대대적인 서울특별시장은 피해자에 대한 민주당의 공식 가해로 여겨진다”고 비판했다.

이와 함께 서울시가 홈페이지에 마련한 고(故) 박원순 서울특별시장 온라인 분향소에는 13일 오전 11시 40분 100만여명이 클릭으로 애도를 표하는 ‘온라인 헌화’에 참여했다.

같은 시각 박 시장의 장례를 ‘서울특별시장(葬)’ 형식으로 치르는 것에 반대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56만2,500여명이 동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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