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권 경쟁자인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의원과 김부겸 전 의원이 13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고 박원순 서울시장 영결식에 참석해 헌화하고 있다./뉴시스(사진=서울시 제공)
당권 경쟁자인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의원과 김부겸 전 의원이 13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고 박원순 서울시장 영결식에 참석해 헌화하고 있다./뉴시스(사진=서울시 제공)

시사위크=김희원 기자  ‘박원순 쇼크’가 더불어민주당의 8‧29 전당대회 당권 경쟁 판세도 뒤흔들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여야의 한판 승부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되는 내년 4월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당 대표가 중도 사퇴하는 것이 적절한 것이냐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당 대표 임기’ 문제가 다시 핵심 쟁점으로 급부상했다.

‘성추문’에 휩싸인 오거돈 전 부산시장과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의 중도 낙마로 부산에 이어 서울시장까지 보궐선거가 치러지게 되면서 내년 4월 재보궐 선거의 판이 커졌다. 21대 총선 선거법 위반 재판과 함께 다른 광역단체장들도 재판을 받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결과에 따라 재보선 지역이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친형 강제입원’ 관련, 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에 대해 2심에서 당선무효형에 해당하는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고 현재 대법원 전원합의체 최종심을 앞두고 있다. 김경수 경남지사도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으로 1심에서 유죄를 선고 받았고 현재 항소심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이 때문에 미래통합당도 벌써부터 ‘전투 태세’를 갖추고 있다. 김종인 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10일 국회에서 열린 당 정강정책 개정특위 세미나에서 “갑작스러운 사태가 나서 말씀드리지만, 내년 4월이 되면 큰 선거를 두세군데에서 하지 않으면 안 된다”며 “서울시장 보궐선거와 부산시장 보궐선거 등 경우에 따라서 또 다른 선거를 전제한다면 대통령 선거에 버금가는 선거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시장의 갑작스런 사망으로 서울시장 보궐선거까지 확정되면서 그 불똥이 민주당 당권 경쟁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이낙연 대세론’에 힘입어 잠시 사그라드는 것처럼 보였던 ‘7개월짜리 당 대표’ 불가론이 다시 부각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 “재보선 앞두고 대표 사퇴 적절한가”

유력 대선주자인 이낙연 의원은 차기 당 대표로 선출되더라도 민주당의 당권·대권 분리규정에 따라 내년 3월 사퇴해야만 한다. 당 대표가 재보선을 한달 앞두고 대선에 출마하기 위해 중도 사퇴할 경우, 대표가 없는 상태에서 4월 재보선을 치르거나 임시 전대를 열어 새 대표를 선출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이낙연 의원은 그동안 코로나19 국난 극복을 내세우며 문재인 정부의 첫 국무총리를 지낸 자신의 안정적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점을 부각시켜 ‘7개월짜리 당대표’ 비판론에 맞서왔다.

그러나 4월 재보선이 ‘미니 대선급’으로 커지면서 이낙연 의원의 입장이 더욱 난처해졌다. 중차대한 큰 선거를 앞두고 당 대표에서 사퇴하는 게 적절하냐는 우려가 더욱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당 대표로 선출될 경우 차기 대선에 불출마하고 임기 2년을 완수하겠다고 선언한 김부겸 전 의원 측은 이낙연 의원의 약점을 더욱 파고들 태세다.

김 전 의원은 측은 13일 한 언론을 통해 “재보선을 한 달도 남겨두지 않은 시점에 당 대표를 사퇴한다는 것은 굉장히 무책임한 이야기”라며 “공천은 해놓고 선거 관리는 하지 않겠다는 것이냐”고 강조했다.

이낙연 의원 측은 당 대표로 선출돼 중도 사퇴하더라도 당의 재보선 후보를 공천한 이후 사퇴하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또 이 의원 측은 최근 출마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의 확산, 경제 침체 등 당면한 위기 상황을 지적하며 국난 극복의 ‘역사적 책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호소한 점이 결국 당원의 선택을 받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표출하고 있다.

이낙연 의원을 돕고 있는 민주당 한 의원은 <시사위크>기자와 만나 “이낙연 의원과 김부겸 전 의원이 각각 강조하는 ‘책임’의 측면이 조금 다르다”며 “김 전 의원은 대표 임기 완수를 내세우지만 이 의원은 국난 극복을 강조하고 있다. 그 부분에 대해 당원들이 현명한 판단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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