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와 산업통상자원부의 발표에 따르면 6월 ICT 수출액은 149억6,000만달러 (한화 약 18조582억)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0% 증가한 수치다. 이에 따라 ICT수출액은 3개월 만에 증가세로 전환됐다. 업계에서는 이번 수출액 증가세 전환이 코로나19로 위축됐던 국내 ICT산업의 회복 조짐이 될 지 주목되고 있다.사진은 삼성 반도체 생산 현장 모습./ 뉴시스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길고 길었던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의 ‘코로나 터널’에서 입구가 조금씩 보이는 것일까. 지난달 ICT 수출액이 증가세로 전환됐으며, 무역수지도 흑자를 기록했다. 그동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으로 위축됐던 국내 ICT분야의 회복 조짐이 될 지 IT업계의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 6월, ICT 수출액 3개월 만에 증가세… ‘언택트’ 가속화에 컴퓨터·SSD 수요↑

13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와 산업통상자원부의 발표에 따르면 6월 ICT 수출액은 149억6,000만달러 (한화 약 18조582억)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0% 증가한 수치다. 수입액 역시 전년 동기 대비 4.8% 증가한 89억6,000만달러(한화 약 10조 8,174억원)를 기록했다. 무역수지는 59억9,000만달러의 흑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ICT 수출액은 지난 3월 1.1% 증가했지만, 코로나19가 본격화되기 시작한 4월 15.3%로 크게 줄었다. 이후 5월에도(-2.7%) 지속적인 감소세를 나타났다. 하지만 이달 들어 ICT수출액은 3개월 만에 증가세로 전환됐다. 무역수지도 2개월 연속 흑자 행진을 기록했다.

이 같은 ICT 수출액 부문 회복세는 노트북, 태블릿 등 컴퓨터 품목과 보조기억장치 등 주변기기 분야의 성장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실제로 컴퓨터 및 주변기기 분야 전체 수출액이 전년 동월 대비 84.5% 증가한 12억7,000만달러를 기록하며 가장 큰 회복세를 보였다. 

세부적으로 컴퓨터 품목 수출액은 1억8,000만달러를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 동월대비 19.1% 증가한 수치다. 컴퓨터보다 더 큰 성장세를 보인 주변기기 품목의 수출액은 전년 동기대비 103.2% 증가한 10억9,000만달러로 집계됐다. 

특히 주변기기 품목에서 SSD(고형 상태 보조기억장치)의 6월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52.2% 증가한 9억7,000만달러를 기록했다. 현재 SSD를 중심으로 보조기억장치 분야 수출액은 9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과기정통부 측은 “코로나19로 인한 언택트(비대면) 문화가 확산되면서 컴퓨터, 주변기기 등의 수요가 확대된 것이 요인으로 분석했다”고 밝혔다.

ICT 수출액은 지난 3월 1.1% 증가했지만, 코로나19가 본격화되기 시작한 4월 15.3%로 크게 줄었다. 이후 5월에도(-2.7%) 지속적인 감소세를 나타났다. 하지만 이달 들어 ICT수출액은 3개월 만에 증가세로 전환됐다./자료=과학기술정보통신부·그래픽=시사위크

◇ 효자품목 반도체·휴대폰 수출액 감소는 아쉬워… 전문가들, 하반기 회복 예상

수출 호조를 보이고 있는 컴퓨터, SSD 분야와 대조적으로 휴대폰,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국내 주요 ICT분야 수출이 여전히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때문에 코로나19로 큰 타격을 받았던 ICT시장이 완전히 회복하는데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이달 반도체 분야 수출액은 83억6,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0.5% 감소했다. 시스템 반도체 수출의 경우 21억4,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6.8% 증가했으나, 메모리 반도체 품목이 57억7,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0% 감소한 탓이다.

디스플레이 역시 사정이 좋지 않다. 이달 디스플레이 분야 수출액은 15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5.2% 감소했다. 이는 LCD 분야의 수출 감소와 사업 축소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이달 LCD분야 수출액은 4억9,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26.2%가 줄었다. 반면 스마트폰·TV 등에 사용되는 OLED 패널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OLED 패널 수출액은 이달 6억9,000만달러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13.4% 증가했다.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경기침체로 판매량 감소 직격탄을 맞은 휴대폰 분야도 수출액이 크게 감소했다. 이달 휴대폰 수출액은 8억8,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0.6% 감소했다. 특히 국내 스마트폰 수출의 가장 큰 시장으로 꼽히는 미국과 유럽의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됨에 따라 당분간 휴대폰 분야 수출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전문가들은 코로나19로 큰 타격을 입은 국내 ICT산업의 회복에 대해 아직 낙관하긴 힘들지만, 하반기에는 부진을 개선할 것으로 전망했다.

산업연구원 김종기 신산업실장은 ‘포스트 코로나19 전자산업 비전과 과제’ 보고서를 통해 “불확실성이 있지만 국내 ICT산업은 하반기부터 부진 개선이 전망된다”며 “비대면, 온라인 문화 활성화, 5G망 구축 등이 하반기 회복에 기여를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어 “코로나19 확산으로 오프라인 판매가 급감했지만 온라인 판매량 증가로 부정적 영향이 완화됐다”며 “하반기 ICT 수출은 코로나19 영향이 안정화될 시 세계 수요 폭증으로 빠른 회복 가능성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