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제21대 국회 개원연설을 끝낸 후 국회의장 접견실에서 각 당 대표를 비롯해 주요인사들과 차담회를 하고 있다.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제21대 국회 개원연설을 끝낸 후 국회의장 접견실에서 각 당 대표를 비롯해 주요인사들과 차담회를 하고 있다. /청와대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6일 국회를 찾아 “이번에 발표한 한국판 뉴딜들이 완성된 계획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계속 발전시켜나가야 할 계획이고, 그러기 위해서는 국회와 함께 지혜를 모으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21대 국회 개원연설을 마친 후 국회의장실에서 여야 대표 및 3부 요인과 환담을 갖고 이같이 말한 뒤 “그런 의미에서 협치는 너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날 환담에는 박병석 국회의장, 정세균 국무총리, 김상희 국회부의장, 최재형 감사원장,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참석했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 김영춘 국회 사무총장도 자리했다.

문 대통령은 “조금 늦어지기는 했지만 21대 국회의 개원을 다시 한 번 축하드린다. 오늘 시정연설도 과거 어느 때보다 좋은 분위기에서 할 수 있었다”며 김 위원장과 주 원내대표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이어 “개원과 또 개원연설이 갑자기 잡히면서 어제 연설문을 완전히 새로 썼다”며 “하루하루가 얼마나 빠르게 상황이 달라지는지 이미 준비해놨던 전문은 벌써 구문이 되고 말았다”고 전했다.

또한 “한 가지 아쉬웠던 것은 사실 한국판 뉴딜 계획을 국회에서 먼저 말씀드리고 그 상세한 종합계획을 국민들께 발표 드리려고 했는데 국회 개원이 조금 늦어지면서 선후가 바뀌었다”며 “그 점에 대해서는 조금 이해를 해주고, 그럼에도 한국판 뉴딜의 성공을 위해서 국회에서 정말 힘을 잘 모아주시고 지혜도 모아 달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국회와의 소통에 대한 의지도 드러냈다. 문 대통령은 “양당 대표님들이 선출되자마자 곧바로 청와대로 모셔서 대화를 한 바 있었는데, 각 당 대표님들도 또 청와대에 모실 수 있는 기회를 기다리고 있다”며 “여러 가지 방식으로, 특별한 형식 같은 것을 가리지 않고, 더 적극적으로 소통하면서 협치를 위해서 노력을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아마 여기 계신 분들도 다들 같은 마음일 것이라 생각한다”며 “박 의장님은 누구보다도 대화와 타협을 중시하시는 분이시고, 김 위원장님 또 주 대표님은 협치, 통합, 타협을 중시하는 분들”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여당도 각별히 노력해 줄 것이라고 믿고, 정의당도 그 안에서 역할을 잘 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이에 박 의장은 “나라가 여러 가지로 어려운데 국회가 제때 개원하지 못해서 국민들께 대단히 송구스럽다”며 “뒤늦게 출발했지만, 국민의 신뢰를 받고 미래를 같이 개척하는 국회가 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에 따르면, 환담이 비공개로 전환되자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대화가 있었다. 김 위원장은 ‘한국판 뉴딜을 위한 재원이 160조원으로는 부족하지 않겠느냐’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한다.

이에 문 대통령은 “과감한 재정투입이 필요하다는 데 전적으로 공감한다”면서도 “정부 재정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오랫동안 금융 쪽이 호황을 누렸기 때문에 금융자산과 민간자본을 활용하는 민간펀드를 만들어 한국판 뉴딜사업을 추진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또 김 위원장은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양극화가 심화되지 않아야 한다는 취지로 말했고, 문 대통령은 “위기 때문에 양극화가 심화되지 않고 더 좁혀지게 하려는 게 한국판뉴딜”이라고 답변했다. 문 대통령은 앞서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불평등이 심화하는 공식을 깨겠다”고 수차례 강조한 바 있다.

심 대표도 한국판 뉴딜과 관련, 불평등 해소의 중요성을 언급하면서 기후위기 극복을 위해 정부가 분명한 목표치를 제시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한국판 뉴딜은 단순히 일자리를 몇 개로 늘린다거나 경제회복 등을 위한 것이 아니라 새로운 사회계약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고 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이런 새로운 사회계약이 “노사정 대타협으로 이뤄지도록 또 다른 노력을 해야 한다”며 “국회도 힘을 모아 달라”고 당부했다.

기후위기 문제에 대해서는 정 총리가 “정부가 일방적으로 목표를 제시하지 않고 함께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문 대통령은 협치의 상징으로 각 당을 대표하는 색깔인 파랑(민주당), 분홍(통합당), 노랑(정의당), 주황(국민의당) 색이 고루 섞인 넥타이를 착용하고 연설에 나섰다. 청와대는 “여야가 하나로 똘똘 뭉쳐 코로나19를 극복하고 국민의 신뢰를 받는 21대 국회가 되기를 바라는 여망을 담아 선정했다”고 전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환담에서도 협치의 메시지를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환담은 진지하면서도 농담이 오가는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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