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 알핀·RS에 탑재되는 TCe300 엔진
단점 보완한 후륜 ‘토션빔 서스펜션’

/ 제갈민 기자
르노삼성자동차 더 뉴 SM6 1.8ℓ터보로 인제 스피디움 서킷을 주행했다. / 인제=제갈민 기자

시사위크|인제=제갈민 기자  르노삼성자동차(이하 르노삼성)가 인제 스피디움에서 미디어 시승행사 ‘THE NEW SM6 Feel the Drive’를 15일과 16일 양일간 진행했다. 지난 15일 출시한 더 뉴 SM6의 성능을 가감 없이 보여주기 위해서다. 

이번에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를 거친 더 뉴 SM6는 △1.8ℓ터보(TCe300) △1.3ℓ터보(TCe260) △2.0ℓLPG 등 총 3개 트림으로 출시됐다. 크게 바뀐 점은 엔진과 서스펜션 구조 및 세팅이다.

먼저 1.8ℓ터보 트림에는 르노의 TCe300 엔진이 장착됐다. 이 엔진은 르노그룹을 대표하는 고성능 브랜드 알핀(Alpine)과 R.S. 모델에 탑재되는 것과 동일한 터보 직분사 가솔린 엔진으로, 최대 225마력(ps), 최대토크 30.6㎏·m(300Nm)의 힘을 내뿜는다. 수치만을 놓고 비교하면 동급의 국산 중형세단들 보다 출력이 높다. 또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의 중형세단들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

이와 함께 르노삼성은 그간 소비자들이 SM6의 문제점으로 지적했던 노면 충격을 제대로 잡지 못하는 서스펜션도 크게 수정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문제가 된 서스펜션은 후륜에 적용된 토션빔이다. 뒷바퀴에 적용된 토션빔 서스펜션은 좌우 바퀴를 하나의 ‘빔’으로 묶다보니 왼쪽 바퀴가 튕기면 반대쪽 바퀴에까지 영향을 미쳐 정숙하고 부드러운 승차감을 제공하기가 쉽지 않다. 때문에 일반적으로 중형차 이상급에서는 사용빈도가 낮고, 보통은 각 바퀴가 따로 움직이는 멀티링크 서스펜션이 적용된다. 페이스리프트를 거친 더 뉴 SM6에도 멀티링크가 적용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그러나 르노삼성은 더 뉴 SM6에도 ‘토션빔’을 적용하는 강수를 뒀다. 대신 이전 SM6 보다 부드러운 승차감을 제공하기 위해 프론트와 리어 댐퍼에 MVS(모듈러 밸브 시스템)을 적용했으며, 리어 서스펜션의 하이드로 부시를 더 큰 것으로 교체했다. 이와 함께 뒷바퀴 토션빔 서스펜션에 장착됐던 ‘AM링크(어댑티브 모션 링크)’를 뺐다.

AM링크를 제외한 까닭은 AM링크로 인해 장기간 차량주행 시 타이어의 편마모나 휠얼라이먼트가 틀어질 수 있는 문제점이 발견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러한 문제점을 AM링크를 장착하지 않는 것으로 보완했다. 프랑스에서 생산·판매되는 탈리스만도 후륜 서스펜션으로 토션빔만 사용되지 AM링크와 같은 별도의 장치는 부착되지 않는다.

새롭게 장착된 MVS는 감쇠력 변동을 부드럽게 제어하는 장치이며, 하이드로 부시는 기존에 장착된 직경 69mm 제품을 82mm로 키운 대용량 하이드로 부시로 교체해 노면진동을 전 모델에 비해 더 효과적으로 감쇠시켰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이를 통해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 충격이 더 완화되며, 노면 거칠기에 따라 차체와 스티어링휠 떨림 등 잔진동을 개선했다고 덧붙였다.

엔진과 서스펜션이 대폭 수정된 더 뉴 SM6 1.8ℓ터보 트림은 인제 스피디움 서킷에서 직접 몰아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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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 더 뉴 SM6로도 인제 스피디움 서킷을 충분히 즐길 수 있다. / 인제=제갈민 기자

◇ 스포츠세단 아님에도 고속주행 급커브 안정감 보여

더 뉴 SM6로 주행할 인제 스피디움은 2013년 개장했으며 FIA(국제자동차연맹) 인증 기준 그레이드2를 받아 포뮬러1(F1) 레이스를 제외한 F3·스톡카·GT카 레이스 등 모든 경기를 할 수 있는 서킷이다.

특히 인제 스피디움은 국내 서킷 가운데서도 난이도가 높고 가장 스릴 넘치는 곳으로 꼽힌다. 이곳엔 총 19개의 코너가 있는데, 앞을 예측할 수 없는 블라인드 코스와 주행방향이 180도 꺾이는 헤어핀 코너가 유난히 많다. 또 한국 지형에 맞게 설계된 탓에 오르막 경사가 최대 11.77%, 내리막 경사 최대 8.00% 등 고저차도 커 차량의 밸런스와 운전자의 테크닉이 요구된다. 서킷의 1바퀴(랩·Lap) 주행거리는 3.908㎞로, 주야간 각각 3랩씩 주행했으며, 전·현직 레이서들이 인스트럭터로 참석해 서킷택시도 체험해볼 수 있었다.

주행모드를 스포츠모드로 설정한 후 주행을 시작했다. 피트(서킷 정비구역)에서 코스인을 한 후 첫 번째 완만한 코너를 지나고 바로 이어지는 헤어핀 코너에서도 부드러운 주행을 이어갔으며 오르막에서도 여유로운 등판력을 보였다. 전반적으로 가속페달과 브레이크페달을 밟으면 즉각 반응했으며, 스티어링휠을 조작하는 만큼 전륜타이어가 조향돼 헤어핀 코너와 같은 급커브에서도 허둥대지 않고 부드럽게 주행했다. 고속에서 커브에 진입하더라도 타이어는 그립을 잃지 않고 힘들이지 않은 채 코너를 클리어할 수 있었다.

더 뉴 SM6가 엔진과 서스펜션 등 많은 부분에서 변화를 거쳤으나 DNA는 스포츠세단이 아닌 패밀리세단임을 먼저 이해해야한다. 그럼에도 스포츠세단만큼 코너링이 깔끔해 놀라움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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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제 스피디움 서킷 메인스트레이트(640m)에서 가속력을 테스트한 결과 최고시속 188km를 기록했다. 인스트럭터가 주행하는 서킷택시 동승. / 인제=제갈민 기자

◇ 부드러운 가속력, 고회전에서도 균일하고 매끄러운 엔진 사운드

직선이 길게 뻗어 있는 메인스트레이트는 640m로 가속도를 느껴보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서킷의 마지막 구간을 빠져나온 후 가속페달을 꾹 밟으면 분당 엔진회전수(RPM)는 점점 높아지며 가속을 행한다. 더 뉴 SM6 1.8ℓ터보에 탑재된 TCe300 엔진은 레드존이 7,000rpm부터다.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으며 급가속을 행했음에도 기어변속은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이전 모델에 사용된 7단 듀얼클러치 트랜스미션(DCT) 특유의 울컥거림은 느껴지지 않았다. 더 뉴 SM6에는 게트락의 7단 습식 듀얼클러치(EDC)가 새롭게 장착됐다.

속도는 120km/h를 넘어 150km/h까지 무난하게 질주했다. 가속페달을 계속 밟자 엔진회전수는 5,000∼6,000rpm까지 부드럽게 상승하며 속도는 180km/h 이상까지 치솟았다. 더 뉴 SM6 1.8ℓ터보 트림은 5600rpm에서 최고 출력 225마력을 뿜어낸다. 그럼에도 엔진회전 질감이나 소리는 부드럽다. RPM은 레드존까지 치고 올라가지 않았다. 일상적인 주행 및 고속도로에서 추월 시 가속을 하더라도 레드존을 사용할 일은 거의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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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 더 뉴 SM6와 국내 타사 중형세단의 흡차음 성능 및 실내 대화명료도 분석 자료. 더 뉴 SM6가 상대적으로 더 나은 수치를 기록했다. / 인제=제갈민 기자

또한 이 정도의 고회전·고속주행에서도 풍절음이나 노면소음, 엔진음은 크게 불편함을 주지 않았고, 운전자와 동승자 간 의사소통에도 문제가 없었다. 르노삼성은 더 뉴 SM6의 정숙성을 한층 강화하기 위해 ‘액티브노이즈 캔슬레이션(ANC)’이란 기술과 차음 윈드쉴드 글라스, 디젤 차량용 흡·차음재 등을 대거 적용했다. 그 결과 Y영역(200∼299㎞/h)에 가까운 속도로 달려도 실내에서는 잡음이 크게 거슬리지 않는다.

특히 풍절음이나 노면소음과 같은 잡음보다는 균일한 회전을 유지하면서 가속을 하는 엔진사운드가 운전의 재미를 더했다.

액티브노이즈 캔슬레이션 기술은 실내로 유입되는 소음을 마이크센서로 측정한 후, 스피커로 반대 위상의 음파를 내보내어 외부 소음을 한 번 더 완벽하게 차단하는 기술이다. 이를 통해 직전 모델 SM6뿐만 아니라 타사의 국산 동급 중형차량보다 월등한 정숙성을 확보했다.

한편, 차량의 전반적인 주행세팅은 오버스티어 세팅으로 스티어링휠을 돌리는 각도보다 앞바퀴의 조향 각이 조금 더 크게 돌아간다. 국산차의 대부분은 이러한 오버스티어 세팅이며, 르노삼성 측도 한국인이 오버스티어에 익숙한 것을 감안해 이러한 설계를 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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