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6-16 22:50
행정수도 이전, 넘어야 할 벽 두가지
행정수도 이전, 넘어야 할 벽 두가지
  • 서예진 기자
  • 승인 2020.07.22 17: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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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본회의장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을 중심으로 여권에서 '행정수도 이전' 이슈를 꺼내면서 정치권 내 의견이 분분하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본회의장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뉴시스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더불어민주당을 중심으로 여권에서 ‘행정수도 이전’ 이슈를 꺼내면서, 이를 두고 정치권 내에서 의견이 분분하다. 그러나 민주당이 행정수도 이전을 재추진하려면 ‘넘어야 할 벽’이 2개가 존재한다. 

◇ 법 개정으로 헌재 위헌 판결 돌파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20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행정수도 이전’에 대한 화두를 던졌다. 국회, 청와대, 정부부처 모두 세종시로 이전해 수도권 과밀과 부동산 문제를 완화하자는 것이다.

이후 지난 21일 원내대책회의에서도 “행정수도 완성은 국가 균형발전과 대한민국의 백년대계를 좌우할 국가 중대 사안”이라며 ‘국회 행정수도 완성 특별위원회’ 구성을 공식화했다.

민주당은 일단 여야 합의를 통한 법 개정으로 행정수도 이전을 시도한다는 구상이다. 김 원내대표는 헌재의 위헌 판결에 대해서 “개헌이나 국민투표까지 가지 않아도 해결할 수 있다”면서 “여야가 합의해서 행정중심복합도시법을 개정하는 등 입법차원의 결단을 통해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법 개정을 위한 움직임에도 나섰다. 당 참좋은지방정부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두관 의원은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저는 오늘 ‘행정수도 이전 특별법’을 다시 제출하려고 한다”며 “이 방안 말고는 서울 집중이 불러온 주택, 교통, 환경 등 산적한 난제를 해결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가 행정수도 이전을 제의하자 여권 주요 인사들도 일제히 해당 이슈에 대한 발언을 이어갔다. 이낙연 의원은 “헌재가 ‘관습헌법’을 들어 행정수도가 옳지 않았다고 한 게 16년 전”이라며 “전면적인 행정수도 이전을 목표로 두고 여야가 협의해야 한다”고 했다. 

김부겸 전 의원과 이재명 경기지사는 ‘행정수도 이전 찬성’ 취지의 발언을 했고, 김경수 경남지사도 “계획했던 대로 행정수도를 이전하는 것이 국가적으로 필요하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도 한국판 뉴딜을 강조하며 “지역 중심의 국가발전”을 언급했다.

지난해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국회 세종의사당 설치를 위한 심포지엄에서 참석자들이 국회세종의사당 촉구 피켓을 들고 있다. /뉴시스
행정수도는 2002년 제16대 대통령 선거 당시 새천년민주당의 노무현 후보의 공약이었다. 하지만 야당의 격렬한 반대 끝에 ‘신행정수도 건설을 위한 특별조치법’은 2004년 헌법재판소에서 위헌 판결을 받았다. 지난해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국회 세종의사당 설치를 위한 심포지엄에서 참석자들이 국회세종의사당 촉구 피켓을 들고 있다. /뉴시스

◇ 야당 설득이 최대 난관

행정수도는 2002년 제16대 대통령 선거 당시 새천년민주당의 노무현 후보의 공약이었다. 이에 노무현 대통령은 수도 이전을 추진했지만 적지 않은 수도권 주민과 한나라당(당시 야당)의 극렬한 반대에 부딪혔다.

결국 2004년 헌법재판소는 ‘신행정수도 건설을 위한 특별조치법’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렸다. ‘서울은 관습헌법상 수도로서의 지위를 가진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청와대와 국회는 세종시로 이전할 수 없고, 형식상으로 청와대 제2집무실과 국회 분원은 설치할 수 있다. 2020년 현재에도, 민주당이 행정수도 이전을 재추진하기 위해서는 ‘위헌 판결’과 ‘야당 반대’를 넘어야 한다. 

민주당은 2004년 당시 헌재 판결이 부당하다고 인식하고 있다. 김 원내대표는 “헌재 판결이 영구불변은 아니다. 2004년 대한민국과 2020년의 대한민국은 다르다”라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민주당은 헌법 개정을 통한 행정수도 이전을 추진하지는 않고, 법 개정만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행정수도 이전을 위해 개헌을 꺼내들 경우, 개헌에 눈길이 쏠려 논의가 산으로 갈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헌재의 판결을 정면으로 맞서는 셈이다.

또 16년 전처럼 야당의 반대도 거셀 것으로 예상된다. 미래통합당은 위헌 결정이 난 기존 법안을 다시 통과시킬 순 없다는 입장이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제 와서 헌재 판결을 뒤집을 수는 없는 것”이라고 말했고, 주호영 원내대표는 “행정수도는 위헌성 문제가 해결되고 난 뒤 논의돼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배준영 당 대변인은 ‘청와대의 광화문 이전 약속도 못 지키면서 웬 수도 이전’이라는 제목의 논평을 내고 “2km도 이동 못한다면서 150km는 어떻게 이동한다는 것인가”라고 꼬집었다.

다만 통합당 일각에서는 행정수도 이전 찬성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종배 통합당 정책위의장은 “수도권 과밀화 해소와 지역균형 발전 측면에서 필요한 일”이라고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장제원 의원도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우리 당이 세종시 행정수도 완성론을 왜 반대로 일관하고 일축하고 있는지 이해가 가질 않는다”며 “민주당의 국면전환용이라는 이유로 일축하고 있다면 결국 손해 보는 쪽은 우리일 것”이라고 했다.

통합당 내 충청권 대표주자인 정진석 의원도 행정수도 이전에 찬성 의사를 밝혔다. 이를 위해선 개헌이 전제돼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통합당 내 충청권 의원들은 행정수도 이전이라는 목표에는 뜻을 같이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민주당은 야권의 균열을 이용해 행정수도 이전을 추진할 가능성도 있다.

한편 이날 리얼미터가 행정수도 이전 찬반을 조사한 결과, ‘찬성’ 응답이 53.9%로 절반 이상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는 34.3%, ‘잘 모르겠다’는 11.8%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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