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생명의 신임 이사회 의장으로 중국 보험당국 출신의 뤄셩(Luo, Sheng) 벨기에 안방홀딩스 이사회 의장이 내정된 것으로 알려져 주목을 끌고 있다. / 동양생명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중국 다자생명(옛 안방생명)의 자회사인 동양생명 매각설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중국 모회사인 안방보험그룹이 중국 금융 당국의 위탁경영을 거쳐, 다자보험그룹으로 새롭게 재편된 가운데 한국 자회사들의 매각 가능성이 끊임없이 거론되고 있어서다. 

◇ 중국 보험당국 출신 인사, 이사회 의장으로  

동양생명 측은 지난달 공시를 통해 이 같은 매각설에 대해 “아직 어떤 것도 결정된 것이 없다”고 밝혔으나, 여전히 안팎에선 비상한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동양생명이 신임 이사회 의장으로 중국 보험당국 출신의 뤄셩(Luo, Sheng) 벨기에 안방홀딩스 이사회 의장이 내정된 것으로 알려져 주목을 끌고 있다. 

동양생명은 내달 12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뤄셩 벨기에 안방홀딩스 이사회 의장을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할 예정이라고 22일 공시했다. 업계에 따르면 동양생명은 이날 이사회를 통해 뤄셩 이사 내정자를 이사회 의장으로도 선임할 것으로 알려진다. 

뤄 내정자는 중국 보험감독당국 출신 인사다. 중국보험감독관리위원회 발전개혁부 부주임과 중국보험정보기술관리유한책임회사 부총재 등을 그쳤다. 동양생명의 공시에 따르면 뤄 내정자는 현재 다자보험그룹에 재직 중이며, 안방벨기에홀딩스 이사회 의장도 맡고 있다. 

새롭게 재편된 모회사의 주요 인사가 한국 주요 보험자회사의 이사회 의장으로 내려옴에 따라 업계의 관심이 쏠리는 분위기다. 

동양생명은 2015년 9월 옛 안방보험그룹(현 다자보험그룹)에 매각되면서 중국계 보험사가 된 곳이다. 그런데 대주주가 교체된 후 채 2년이 되지 않았던 시점부터 모회사의 리스크로 홍역을 치렀다. 안방보험그룹 설립자인 우샤오후이 회장이 경제 범죄 혐의로 체포돼 구속된 것이다.

이후 중국 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은보감회)는 안방보험의 불법 경영 탓에 부채상환 능력이 우려가 된다는 이유로 안방보험에 대한 위탁경영에 돌입했다. 이 과정에서 중국 보험당국이 안방보험 주요 자산에 대한 구조조정 작업에 착수함에 따라 한국 자회사인 동양생명과 ABL생명은 끊임없는 매각설에 휘말려야 했다. 

◇ 매각이냐, 잔존이냐… 동양생명 향방 정해지나  

지난해 7월 중국 은보감회는 부실 자산을 청산한 뒤, 안방보험그룹의 주요 우량 자산을 분할해 다자보험그룹을 설립했다. ABL생명과 동양생명은 우량 자산으로 분류돼 현재 다자보험그룹 소속으로 재편된 상태다. 현재 동양생명의 지분은 다자생명이 42.01%, 안방그룹홀딩스가 33.3%를 보유한 상태다. 중국 은보감회의 공식 위탁경영은 지난 2월자로 종료됐다. 

앞서 동양생명에 투입된 옛 안방보험그룹 측 인사들은 최근 2년 사이 모두 회사를 떠났다. 2018년 짱커 전 동양생명 부사장을 시작으로 지난해 야오따펑 전 이사회 의장, 올해 푸징수 전 의장이 임기 만료 전 돌연 사퇴했다. 푸징수 전 의장의 사퇴로 공석이 된 이사회 의장직은 푸챵 사외이사가 대신 수행해왔다. 그런데 이번에 뤄 내정자가 새 이사회 의장에 선임된 것이다. 대주주 체계가 새롭게 개편된 데 따른 후속 조치로 보인다.

업계에선 다자보험그룹 인사이자, 중국 보험당국 출신 인사가 새 의장으로 오는 만큼 비상한 관심을 보내는 분위기다. 그의 지휘 아래, 매각 절차가 본격화될 가능성도 존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동양생명은 측은 지난달 3일 최대주주 지분 매각 추진 보도와 관련해 “최대주주의 해외자산에 대한 분석 및 평가를 진행 중이나, 당사와 관련하여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며 “이와 관련하여 추후 구체적인 사항이 결정되는 시점 또는 6개월 이내에 재공시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이에 새 의장의 향후 행보는 더욱 주목되는 분위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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