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복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태영호 의원을 향해 ′변절자 발악′이라고 표현하며 논란의 중심에 섰다. /뉴시스
문정복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태영호 미래통합당 의원을 향해 ′변절자의 발악′이라고 표현해 논란의 중심에 섰다. /문정복 의원 페이스북 캡쳐-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태영호 미래통합당 의원의 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사상검증’이 정치권을 달군 가운데 문정복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뜻밖에 논란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대정부질문의 발언을 두고 태 의원을 겨냥해 ‘변절자 발악’이라고 비난했지만, 해당 발언은 다른 의원이 한 것으로 확인되면서다.

문 의원은 지난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태 의원은 대단히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라며 “대한민국의 민주화과정에 대한 의식이 모자란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문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을 조선 선조에 비교하고 공직자들을 비하하는 발언은 북에서 대접받고 살다가 도피한 사람이 할 소리는 아니다”라며 “국회 그것도 온 국민이 지켜보는 자리에서 듣는 태 의원의 발언은 변절자의 발악으로 보였다”고 쏘아붙였다.

하지만 문 의원이 지적한 발언은 태 의원이 아닌 신원식 통합당 의원이 한 말로 파악됐다. 신 의원은 지난 22일 대정부질문에서 정경두 국방부 장관을 향해 “9‧19군사 합의로 군 억제력이 낮아졌다”라며 “조선 선조는 무능했고, 당시 조정은 썩었지만, 이순신 장군은 묵묵히 전쟁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날 형편이 당시 조선 조정과 다르지 않다”고 덧붙였다.

태 의원의 경우 지난 23일 국회에서 열린 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주체사상을 아직도 신봉하느냐”, “사상 전향을 했는지 찾을 수 없다”는 등의 발언을 하면서 논란이 벌어졌다. 여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태 의원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자 문 의원 역시 이에 가세한 셈이지만, 맥을 잘못짚은 것이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문 의원은 페이스북의 글을 삭제했다. 하지만 문 의원의 오해와는 별개로 태 의원을 향해 ‘변절자’라고 말한 데 대해 정치권 안팎에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같은 날 페이스북에 문 의원을 겨냥해 “이 사람 왜 이러느냐. NL(민족해방)인가”라며 “아직도 ‘변절’하지 않고 대한민국에서 국회의원을 하시면 곤란하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그는 “태영호가 이인영 잡으려다 엉뚱한 사람을 낚았다”라며 글을 삭제한 데 대해서는 “굳은 절개를 가지신 분까지 이러시면 장군님께서 크게 실망하실 텐데”라고 비꼬았다.

이에 대해 문 의원은 24일 페이스북에 재차 글을 올려 “태 의원이 (문 대통령을) 선조와 비교했다고 글을 작성한 바 있다”라며 “해당 발언은 태 의원이 아닌 신 의원이 대정부질문에서 한 발언이라서 글을 내렸다. 혼란을 겪은 여러분들에게 송구한 마음을 전한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문 의원은 ‘변절자’ 논란과 관련해서는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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