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온라인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 'MBTI'가 화제다.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만큼 적잖은 논란도 일고 있는 가운데 '유사과학'이라는 주장에 대해 한국 MBTI연구소 등 전문가들은 "MBTI는 철저히 심리학 이론을 기반으로 한다"며 반박했다. 심리유형연구소 어세스타는 이러한 오해들을 해소하기 위해 유튜브 공식 채널을 통해 팩트체크를 실시하고 있다. /어세스타 유튜브 공식 채널 영상 갈무리
최근 온라인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 'MBTI'가 화제다.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만큼 적잖은 논란도 일고 있는 가운데 '유사과학'이라는 주장에 대해 한국 MBTI연구소 등 전문가들은 "MBTI는 철저히 심리학 이론을 기반으로 한다"며 반박했다. 심리유형연구소 어세스타는 이러한 오해들을 해소하기 위해 유튜브 공식 채널을 통해 팩트체크를 실시하고 있다. /어세스타 유튜브 공식 채널 영상 갈무리

시사위크=송가영 기자  최근 온라인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빠르게 자리 잡음과 동시에 수많은 논란의 중심에 서며 논쟁까지 벌어지고 있는 트렌드가 있다. 바로 ‘MBTI’다. 

MBTI(Myers Briggs Type Indicator)란 지난 1900년대 미국의 캐서린 쿡 브릭스(이하 브릭스)와 그의 딸 이자벨 브릭스 마이어스(이하 마이어스) 두 모녀가 스위스 정신의학자 칼 구스타프 융(이하 융)의 ‘성격유형론’을 기반으로 오랜 시간 연구‧개발해 온 선호지표다. 

사람들이 인식하고 판단하는 과정에서의 심리적인 선호가 어떻게 사람들의 태도에 영향을 주고 그 결과 각자의 행동이 어떻게 다르게 표현되는지 알아보기 위한 표시 장치다. 일상생활 속에서 자신과 타인의 생각, 마음 등의 차이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얻을 수 있다고 알려져있다.

학교 또는 직장 등에서 개인의 선호를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 사용되는 MBTI는 최근 들어 현대 사회의 핵심 트렌드로 급부상하고 있다. SNS상에서는 이 검사를 기반으로 콘텐츠를 만들어내기도 하며 기업들은 트렌드에 민감한 세대들을 겨냥해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

수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만큼 논란도 적지 않다. 온라인을 비롯한 각종 SNS에서는 MBTI에 대한 글이 올라올 때마다 ‘유사과학’으로 치열한 논쟁을 벌이고 있다. 유사과학이란 실험이나 논리 등 객관적인 자료를 통해 증명하는 것이 아니라 ‘과학처럼 보이게 하는 것’을 의미한다. 

MBTI를 유사과학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성격은 개인의 고유한 것인데 매번 검사를 받을 때마다 결과가 바뀌어 신뢰가 어렵다”, “사람의 성격을 16가지로 나눌 수 없다”고 지적한다.

또한 어떠한 이론을 바탕으로 실질적인 검증절차를 거쳐 사실로 드러내는 ‘과학’처럼 입증할 수 있는 통계나 이론이 존재하지 않고 신뢰를 보장할 수 없는 테스트에 불과하다고도 한다. 그렇다면 이들의 주장대로 MBTI는 과연 유사과학일까.

◇ MBTI 유사과학 아냐… 이론 기반 100년 넘도록 연구

이러한 논란을 놓고 MBTI를 연구하고 전문가를 배출하는 국내 유일 기관 한국MBTI연구소와 MBTI 검사지 출판 등의 업무를 맡고 있는 심리유형연구소 어세스타 등은 융의 성격유형론이라는 심리 이론을 기반으로 오랫동안 연구‧개발된 도구이며 “유사과학이 아니고 유사과학일 수도 없다”고 일축했다.

MBTI의 역사는 융의 심리유형론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그문트 프로이트와 같이 ‘무의식의 의식화’를 주장해온 융은 심리유형론을 통해 “의식의 대극에는 무의식이 있으며 모든 인간은 선천적으로 선호를 갖고 태어난다”고 했다. 

이를 △외향(E)과 내향(I) △감각(S)과 직관(N) △사고(T)와 감정(F)으로 나눠 인지하기 쉽도록 했고 대게 병리를 갖고 있는 사람에게 이 이론을 적용했다. 이러한 융의 이론에 마이어스와 브릭스가 ‘판단(J)과 인식(P)’ 코드를 더해 개발한 도구가 MBTI다. 

브릭스와 마이어스는 지난 1900년부터 지속되는 인류의 갈등과 차이를 이해하기 위해 인간 관찰을 통한 연구를 시작하며 융의 성격유형론을 기반으로 MBTI를 개발하기 시작했다. 

실질적으로 도구의 문항 개발이 이뤄진 시점은 지난 1940년대부터이며 두 모녀는 지인, 친척, 가족 등 주변인들을 통해 문항을 선별했다. 이때 등장한 첫 검사형식인 ‘폼(Form)A’다. 이후 MBTI는 표준화 과정을 거치기 시작해 1977년에 완성된 ‘폼G’를 시작으로 전세계적으로 대중적인 검사 도구로 자리 잡게 됐다. 현재 한국과 미국에서는 ‘폼M’을 사용하고 있다.

이렇게 대중적인 MBTI를 완성하기 위해 마이어스는 융과 지속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해온 것으로 알려진다. 이후 미국을 비롯해 각 국의 MBTI연구소들은 시대에 맞게 통계수치를 조정하고 문항을 보정하며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현재도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만큼 유사과학일 수 없다는 것이 이들의 설명이다.

어세스타에 따르면 신뢰도의 경우에는 확인할 수 있는 척도로 ‘내적 일관성 신뢰도 검사’와 ‘재검사 신뢰도’가 있다. MBTI의 경우 폼M 검사기준으로 지표별 두 신뢰도 계수는 모두 0.9로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국내외 심리학계는 MBTI를 활용한 연구도 지속하고 있다. 어세스타에 따르면 ‘Journal of Psychological Type(JPT)’ 등 해외학계에서는 지난 1979년부터 심리유형과 관련한 수천개 이상의 논문과 연구를 적극 지원하고 있고 국내의 경우 지난 1990년 ‘성격유형검사(MBTI)의 한국 표준화에 관한 일연구’ 등의 논문이 발표된 바 있다.

◇ 16가지 유형으로 유사성‧경향성 분류할 수 있어

전문가들은 16가지 유형으로 완벽하게 구분할 수 없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유사성'과 '경향성' 측면에서는 분류가 가능하다며 일각의 주장을 일축했다. 또한 MBTI를 트렌드로 이끈 '16퍼스널리티(16personalities)'의 경우 MBTI가 아니라고도 밝혔다. /픽사베이
전문가들은 16가지 유형으로 완벽하게 구분할 수 없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유사성'과 '경향성' 측면에서는 분류가 가능하다며 일각의 주장을 일축했다. 또한 MBTI를 트렌드로 이끈 '16퍼스널리티(16personalities)'의 경우 MBTI가 아니라고도 밝혔다. /픽사베이

전문가들은 사람의 성격 유형을 16가지로 분류할 수 없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인정하면서도 MBTI를 하는 정확한 목적과 방향을 갖고 사용할 때 70억명의 전 세계 인구를 16가지의 ‘유사성’과 ‘경향성’ 측면에서 분류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MBTI는 흔히 알려진 개인 특유의 ‘성격’을 알아보는 것이 아니라 ‘선천적인 선호성’을 알아보기 위한 도구다. 모든 환경을 배제한 상황에서 오로지 자신을 투영해야 하는 검사다.

이에 피검사자는 MBTI 전문가를 통해 본격적인 검사를 시행하기 전 어떤 목적을 갖고 있는지 충분히 설명을 이해하고 검사를 받아야 한다. 검사 이후에는 전문가들로부터 목적에 따른 프로파일링을 기반으로 해석을 받아야 정확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더욱 세분화된 검사 도구를 사용하면 개인화된 결과까지 도출할 수 있다. 한국과 미국에서는 폼M을 사용하는데 총 93개의 정식문항으로 구성돼 있다. 여기에 51개가 추가돼 총 144개의 문항으로 구성된 ‘폼Q’를 사용하면 하위척도를 포함한 정밀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

그러면서 개인마다 살아온 환경과 타고난 선호 등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16가지의 유형으로 완벽하게 분류하는 것을 목적으로 두는 것이 아니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4가지의 선호지표는 경향성의 유사함을 알아보는 것이고 그동안의 연구와 통계를 통해 유사한 패턴으로 분류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서양문화권에서 만들어진 검사인만큼 타 문화권에 사용하기 위해 깊이 있는 연구들이 지속됐고 현재 국내에서도 적용할 수 있는 도구로 재탄생됐다고 설명한다.

어세스타 관계자는 “정식 MBTI 검사는 개인이 지표별로 얼마나 일관적인 응답 경향을 보였는지 알 수 있고 개인의 세밀한 특성까지 파악할 수 있는 검사 도구까지 있다”며 “약을 약사에게 찾듯 개인의 정확한 선호성을 알기위해서는 전문기관에서 오랜시간 교육을 받은 MBTI 전문가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 온라인 간이 검사, MBTI 아냐… 유사과학 인식 우려

더군다나 최근 들어 온라인과 SNS상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MBTI 간이 테스트의 경우 과학의 관점에서는 신뢰할 수 없고 MBTI로 볼 수 없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대표적으로 ‘16퍼스널리티(16personalities)’가 그렇다. 16퍼스널리티는 정식 MBTI가 아니다. 정식 MBTI에서 사용되는 문항이 단 한 개도 존재하지 않아 간이 MBTI라고 볼 수 없고 강제선택형이 아닌 ‘리커트 척도’를 사용하고 있다.

리커트 척도란 특정 대상, 개념 등에 대한 개인의 신념, 태도를 측정하는 기법으로 설문조사 등에서 ‘그렇다’. ‘대게 그렇다’, ‘보통이다’, ‘대게 그렇지 않다’, ‘아니다’ 등의 답변으로 나눠져 있는 것이 리커트 척도에 해당한다. MBTI는 ‘예’ 또는 ‘아니오’ 중에서 반드시 선택해야 하는 강제선택형을 사용하고 있다.

또한 16퍼스널리티는 MBTI와 관련한 저작권도 보유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 본사를 두고 있는 MBTI 총괄기관 ‘MBC(Myers Briggs Company)’는 하나의 국가에서 한 곳에서만 저작권 및 출판권을 갖도록 규정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한국 MBTI연구소가 저작권을 갖고 있으며 출판 업무만 분리해 이를 어세스타가 담당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 MBTI연구소를 비롯해 MBTI를 관리하는 본사가 있는 미국에서도 이 홈페이지의 운영을 놓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한국을 비롯해 해외에서도 MBTI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 퍼지는데 적잖은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 MBTI연구소와 MBC는 16퍼스널리티측에 MBTI의 유사성에 대해 지속적인 경고와 제재를 가하고 있다. 이에 대해 16퍼스널리티측 은 “MBTI를 기반으로 하지 않는 ‘5요인’을 사용한다”고 맞서고 있다. 아울러 16퍼스널리티측 선호지표 표현의 유사성과 관련해서도 영어 용어에 대한 권리를 주장하고 있어 법적 소송도 어려운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16퍼스널리티와 같이 MBTI를 기반으로 하지 않는 테스트가 MBTI와 유사하다는 이유만으로 확산되고 정작 MBTI는 검증된 검사 도구임에도 불구하고 유사과학으로 치부되는 것에 대해 상당한 우려를 표하고 있다.

그러면서 심리학의 관점에서 자신의 선호를 정확히 알아보고 어떻게 표현되는지 파악하는 수준에서 MBTI를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다만 선호의 맞고 틀림을 검증하거나 각 유형을 집단화하고 가치를 부여하며 다른 이들에게 압력을 가하는 행위 등은 주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김재형 한국 MBTI연구소 연구부장은 “MBTI는 심리학, 과학이라는 관점에서 진정한 자신을 알아갈 수 있도록 해주는 도구이며 타인을 규정지으려는 도구로 사용해선 안된다”며 “MBTI가 필요한 사람들을 돕기 위해 배우는 심리전문가분들도 많고 학계에서는 유사과학은 언급조차 하지 않는다. MBTI는 앞으로도 유사과학으로 분리될 일 없다”고 말했다.

※ 최종결론 : 사실 아님

출처

-한국 MBTI연구소

-한국 MBTI연구소 김재형 연구부장 인터뷰

-어세스타

-어세스타 관계자 인터뷰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