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다’가 ‘타다 베이직’ 서비스를 전면 종료한 지 100일이 지난 가운데, 모빌리티 업계가 분주한 모습이다. /뉴시스
‘타다’가 ‘타다 베이직’ 서비스를 전면 종료한 지 100일이 지난 가운데, 모빌리티 업계가 분주한 모습이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극심한 갈등과 치열한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타다’가 지난 4월 10일 자정을 기해 ‘타다 베이직’ 서비스를 종료한 지 100여일이 지났다. 이제 더 이상 도로 위를 달리는 흰색 카니발 ‘타다’ 차량을 볼 수 없다. 하지만 기존의 택시를 뛰어넘는 새로운 모빌리티 산업은 점점 더 가속도를 내고 있다. 타다 그 이후, 우리의 모빌리티 생태계는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지 진단해본다.

◇ 100일 넘긴 ‘타다 베이직’ 서비스 종료

먼저, ‘타다’는 사라지지 않았다. 일반 대중에게 가장 익숙했던 흰색 카니발 ‘타다’ 차량은 모두 없어졌지만, ‘타다’는 살아있다. 정확하게 말하면 ‘타다 베이직’ 서비스가 종료됐을 뿐이다.

‘타다’는 기존에도 운영하고 있었던 ‘타다 프리미엄’을 통해 재기의 발판을 모색 중이다. ‘타다 베이직’ 서비스 종료를 전후로 택시업계 대상의 ‘타다 프리미엄’ 설명회를 개최했고, 이달 들어서는 ‘타다 프리미엄’ 1주년 기념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타다 베이직’ 서비스 종료와 함께 크게 위축된 존재감을 되살리기 위한 노력으로 풀이된다.

‘타다 베이직’과 ‘타다 프리미엄’은 근본적으로 다르다. ‘타다 베이직’은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상 예외규정을 법적근거로 삼았다가 이른바 ‘타다 금지법’ 통과로 서비스를 종료했지만, ‘타다 프리미엄’을 택시면허를 기반으로 한다. 기존에 택시면허를 보유한 택시기사 혹은 택시회사가 ‘타다’와 계약을 맺은 뒤 ‘타다 프리미엄’ 차량으로 운행하는 방식이다. 기존 규정은 물론 개정된 규정에 있어서도 문제의 소지가 없다.

고급택시인 ‘타다 프리미엄’은 일반택시는 물론 ‘타다 베이직’에 비해서도 요금이 눈에 띄게 높다. 아울러 ‘타다’는 사전예약을 통해 시간제로 고급차량 및 운전기사를 제공하는 서비스와 골프장, 공항 등으로의 이동을 제공하는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어쨌든 ‘타다 베이직’이 가지고 있던 뚜렷한 개성은 사라졌다. ‘타다 베이직’은 일반택시보다 약간 더 비싼 수준의 요금으로 카니발 차량과 친절한 운전기사, 각종 편의시설 등을 제공해 선풍적인 인기를 끈 바 있다. 반면, ‘타다 프리미엄’을 비롯해 남아있는 서비스는 기존의 고급택시와 뚜렷한 차별점이 없다.

KST모빌리티가 운영하는 ‘마카롱택시’는 반려동물과 함께 탑승할 수 있는 ‘마카롱 펫 택시’를 최근 선보였다. /KST모빌리티
KST모빌리티가 운영하는 ‘마카롱택시’는 반려동물과 함께 탑승할 수 있는 ‘마카롱 펫 택시’를 최근 선보였다. /KST모빌리티

◇ 병원 진료 도와주는 택시 등장… 대형택시도 ‘각광’

카카오모빌리티, KST모빌리티 등으로 대표되는 ‘타다’의 경쟁사들의 행보는 이보다 분주하다. ‘타다’와 달리 중대악재가 없었을 뿐 아니라, 기존에도 대체로 정부의 추진방향과 발을 맞춰왔던 만큼 법 개정 등을 통해 더 큰 동력을 얻게 된 모습이다.

이들은 택시회사 인수, 택시회사 및 택시기사와의 제휴를 통한 가맹택시 확충 등을 통해 운영 차량 및 지역을 빠르게 늘려나가고 있다. 아울러 다양하고 세분화된 모빌리티 서비스가 속속 등장 중이다.

KST모빌리티가 운영하는 ‘마카롱 택시’를 최근 특화 서비스 3종을 전격 출시했다. 먼저, ‘마카롱 펫 택시’는 케이지가 없어도 반려동물과 함께 탑승할 수 있다. 펫시트와 전용 안전벨트, 배변패드 등을 모두 갖췄으며, 심지어 낯선 환경으로 불안할 수 있는 반려동물을 위해 전용 음악도 준비해놓았다. 운행을 마칠 때마다 시트에 묻은 털과 분비물 등을 제거하고, 살균소독 및 탈취를 실시하는 등 위생도 철저히 챙긴다.

‘병원 동행 서비스’도 눈길을 끈다. 부모님이나 자녀, 임산부 등을 병원까지 안전하게 이동시켜 줄 뿐 아니라, 전문 매니저가 병원 진료 절차 전반을 동행·지원하는 서비스다. 자립 보행이 가능한 승객만 이용 가능하며, 병원까지의 이동만 이용할 수도 있다.

마지막은 ‘자전거를 품은 택시’다. 말 그대로 자전거와 함께 탑승할 수 있다. 자전거는 최대 3대까지 거치 가능하다.

KST모빌리티의 이 같은 신규 서비스는 반료동물 인구, 1인 가구, 자전거 애호가가 증가하고 있는 사회상을 적극 반영한 결과다. KST모빌리티 관계자는 “다양한 가맹택시 서비스 상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사용자의 다양한 이동 니즈를 만족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대형택시의 확대도 주목할 만한 변화다. 이제는 사라진 ‘타다 베이직’이 승합차를 활용한 대형택시의 수요 및 성공 가능성을 입증하면서, 세단뿐이던 선택지에 승합차가 추가되고 있는 모습이다.

이미 지난해 말부터 ‘타다 베이직’에 맞서 ‘카카오T 벤티’를 시범 운영해온 카카오모빌리티는 스타렉스 차량에 이어 카니발 차량을 추가했다. ‘타다’ 역시 향후 ‘타다 프리미엄’에 카니발 차량을 추가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정부 역시 모빌리티 산업 성장에 발맞춰 적극적인 관리 및 지원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최근 교통물류실 산하 부서들의 명칭 및 역할을 일부 수정했다. 눈에 띄는 것은 기존의 ‘신교통서비스과’가 ‘모빌리티정책과’로 탈바꿈했다는 점이다. 모빌리티정책과는 교통빅데이터 플랫폼 구축·운영, 교통분야 연구개발의 총괄·조정 등의 역할을 생활교통과로 넘기는 한편, 택시 관련 업무를 총괄하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의 택시가 이동만을 제공했다면, 앞으로의 택시는 새로운 기술 및 다양한 서비스 도입을 통해 수익성을 끌어올리게 될 것”이라며 “아울러 모빌리티 서비스 운영을 통해 축적된 데이터가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돼 궁극적으로는 이동의 개념을 완전히 바꿔놓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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