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산업개발이 두산건설 인수를 추진 중인 가운데, 회사의 재무 상황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두산건설
대우산업개발이 두산건설 인수를 추진 중인 가운데, 회사의 재무 상황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두산건설

시사위크=서종규 기자  중견 건설사 대우산업개발이 두산건설 인수를 추진 중이다. 대우산업개발은 현재 두산그룹 측과 인수를 위한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 가운데, 대우산업개발이 두산건설을 인수하기 위한 여력이 부족하다는 점에 인수 자금조달 방안에 이목이 쏠린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그룹은 두산건설 매각에 있어 대우산업개발에 매각 우선협상권한을 부여하고, 매각과 관련한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두산건설 매각은 두산그룹의 경영정상화를 위한 자구안의 일환이다.

인수 후보로 떠오른 대우산업개발은 옛 대우자동차판매가 2011년 말 건설사업 부문을 분할해 설립한 건설사로, 지난 2017년에는 대우조선해양건설과 삼부토건 인수를 추진하기도 했다. 최대주주는 중국의 신흥산업개발(JL 글로벌)로, 지분 56.6%를 보유 중이다.

지난해 기준 시공능력평가 95위에 올라있는 대우산업개발은 아파트 브랜드 ‘이안’과 고급 주거 브랜드 ‘엑소디움’ 등을 보유 중이지만, 브랜드 인지도는 다소 떨어진다는 평가다. 대우산업개발이 두산건설 인수할 경우 두산건설의 아파트 브랜드 ‘위브’를 바탕으로 주택사업을 확대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되는 셈이다. 두산건설의 ‘위브’는 부동산114와 지난해 한국리서치가 공동으로 조사한 ‘2019 아파트 브랜드 설문조사’에서 10위를 차지한 브랜드다.

시공능력평가 순위 또한 크게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기준 대우산업개발의 시공능력평가액은 3,034억원, 두산건설의 시공능력평가액은 1조4,065억원이다. 두 회사의 시공능력평가액을 더한 금액은 1조7,099억원으로, 지난해 기준 시공능력평가 순위 18위에 올라있는 계룡건설(1조6,814억원)을 넘어서게 된다.

이 가운데, 대우산업개발의 두산건설 인수 여력에 의문부호가 붙는다. 대우산업개발의 현금성 자산 규모가 두산건설의 매각가에 못 미치는 것과 더불어 부채비율과 차입금 등 재무상황이 여의치 않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두산건설의 매각가는 지난해 상장폐지 전 시가총액을 기준으로 3,000~4,000억원 가량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대우산업개발의 연결기준 매출액과 비슷한 수준이다. 대우산업개발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3,056억원이다.

특히 현금성 자산이 크게 못 미치는 상황이다. 대우산업개발의 올 1분기 기준 현금성 자산은 50억원 수준이다. 지난해 말 기준 165억원 대비 69% 가량 줄어든 수치다. 현금성 자산 등 유동자산과 비유동자산을 합한 자산총계도 2,546억원에 그친다. 또한 1분기 기준 차입금 규모는 543억원, 부채비율은 200%를 웃돈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대우산업개발의 모기업인 신흥산업개발의 지원이 이뤄질 것이라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대우산업개발의 재무구조가 두산건설 인수를 위한 수준에 크게 못 미치는 만큼 모기업 차원에서 인수자금 등을 지원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와 관련 대우산업개발 관계자는 “두산건설 인수 관련 부분은 대외비로, 자세한 내용은 현재 외부에 알릴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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