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중앙TV가 26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의심되는 탈북민이 군사분계선을 넘어 귀국한 데 따른 조치를 취하기 위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비상확대회의를 소집했다고 보도하고 있다. /조선중앙TV 캡쳐-뉴시스
조선중앙TV가 26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의심되는 탈북민이 군사분계선을 넘어 귀국한 데 따른 조치를 취하기 위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비상확대회의를 소집했다고 보도하고 있다. /조선중앙TV 캡쳐-뉴시스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군 당국은 27일 북한이 최근 개성으로 재입북했다고 발표한 탈북민 김모씨(23)가 강화도를 거쳐 월북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이날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군은 관계기관과 공조 하에 월북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위치를 강화도 일대에서 특정했다”며 “(김씨의) 유기된 가방을 발견하고 확인했으며 현재 정밀조사 중에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통과 지점은 철책은 아니고 배수로로 추정하고 있다”며 “월북 시기는 현재 특정하고 있지만, 추가 조사를 통해 종합적 평가를 해야 할 필요성이 있어 추후 설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26일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주재 하에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비상확대회의가 열린 사실을 보도하며 “개성시에서 악성비루스(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의심되는 월남 도주자(탈북민)가 3년 만에 불법적으로 분계선을 넘어 7월 19일 귀향하는 비상사건이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월북한 것으로 추정되는 김씨는 지난 2017년 6월 개성에서 강화도를 통해 입국했으며,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실직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개성에서 중학교까지 나왔고 탈북 후 김포에 거주해온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달 탈북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은 뒤 입건됐다. 다만 김씨는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김씨를 격리시키고 5일간 개성시에서 그와 접촉한 모든 대상들과 개성시 경유자들을 격리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접경지역까지 봉쇄하면서 차단해온 코로나19가 탈북했던 김씨 탓에 처음 유입됐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행보는 코로나19 유입 책임을 우리 측과 탈북민에게 전가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탈북 행위에 대한 거부감 조성을 통해 탈북을 원천 봉쇄하고, 내부 결속을 다지기 위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이는 김씨가 개성까지 오는 동안 적발하지 못한 실책을 숨기기 위함으로도 보인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지난 26일 보고서를 통해 “북한의 보도가 사실이라면 탈북민이 군사분계선을 넘어 개성시에 들어갈 때까지 북한군이 이를 전혀 파악하지 못했다는 것이 되므로 이는 2012년 한 북한군 병사가 군사분계선을 넘어 대한민국 소초의 문을 두드리고 귀순한 사건보다 훨씬 더 심각한 경계작전 실패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우리 측도 김씨가 군사분계선을 넘어 월북하기까지 파악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국방부 및 군 당국에 대한 비판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김씨의 지인이 최근 경찰에 김씨의 월북 사실을 신고했으나, 경찰이 이를 묵살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어 논란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