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인해 여름 휴가철 모습이 바뀌고 있다.  인파가 많이 몰리는 관광지 대신, 호텔·리조트 내부나 집에서 휴가를 보내는 사람들이 크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국내 통신 3사는 집과 호텔에서 즐길 수 있는 다양한 VR,AR기술 서비스를 선보이며 호캉스, 홈캉스족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LG유플러스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장마가 끝날 것으로 예상되는 다음달 8월 초부터는 본격적인 휴가철이 다가올 듯하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우리의 휴가철 모습까지 바꿔놓은 듯 하다. 코로나19의 위협 때문에 비교적 ‘안전한 휴가’을 원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인파가 많이 몰리는 관광지 대신, 호텔·리조트 내부나 집에서 휴가를 보내는 사람들이 크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숙박 O2O플랫폼 ‘여기어때’의 발표에 따르면 7~8월 국내 여행객들의 숙박 예약 비중의 40%는 호텔·리조트가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위생과 방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국내 대형 고가 숙박 시설의 이용도 증가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집에서 캠핑, 휴가를 즐길 수 있는 실내용 캠핑용품 등의 판매량도 증가하고 있어 ‘홈캉스족’도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국내이동통신사들과 케이블 TV업계도 집, 호텔에서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언택트 휴가’ 콘텐츠들을 선보이며 ‘호캉스’ ‘홈캉스’족들의 마음 사로잡기에 나섰다. 

◇ 통신3사, 게임·공연·가상여행 등 다양한 ‘언택트’ 휴가 콘텐츠 게시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는 현재 국내 VR·AR(가상현실·증강현실)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만큼 이를 활용한 게임, 문화 공연 등 다채로운 언택트 휴가 콘텐츠들을 선보이고 있다. 또한, 여행지를 직접 방문할 수 없는 현재 상황에서 VR·실시간 영상 전송기술 등을 이용해 여행 및 관광지를 방문 한 것 같은 기분을 낼 수 있는 서비스들도 준비됐다.

먼저 SK텔레콤은 이달 자사의 VR앱 ‘점프VR’을 활용한 ‘프렌즈 VR월드 게임 콘텐츠’를 공개했다. 프렌즈 VR월드는 SK텔레콤이 카카오VX와 전략적 제휴를 통해 만든 언택트 VR 놀이공원으로 현재 미국·일본·유럽 등 23개국에 동시 론칭됐다. 

우리에게 익숙한 라이언, 무지, 어피치 등의 카카오 프렌즈 캐릭터가 등장하는 프렌즈 VR월드에서는 실제 놀이공원처럼 각각의 어트랙션들을 이용할 수 있다. SK텔레콤은 이달 말 오큘러스 고(SK텔레콤에서 판매 중인 VR HMD)와 프렌즈 VR월드 게임 팩을 묶어 함께 판매할 계획이다.

통신 3사는 호캉스, 홈캉스 등 집이나 호텔 내부에 머무는 휴가객들을 위한 다양한 VR, AR게임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은 SK텔레콤과 카카오VX가 전략적 제휴를 통해 개발한 '프렌즈 VR월드'./ 뉴시스

SK텔레콤은 문화재청과 손잡고 현재 코로나19 확산방지로 문을 닫은 덕수궁을 VR로 만날 수 있는 서비스도 운영 중이다. 프렌즈 VR월드와 마찬가지로 점프 VR앱에 접속해서 덕수궁 관람 VR 영상을 무료로 시청할 수 있다.

또한 26일에는 여행을 떠나기 어려운 고객들을 대상으로 현지 관광지를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여행ON기분’ 서비스도 시행했다. 여행ON기분은 이벤트 신청자와 현지에 거주하는 촬영자를 일대일 연결해 개인 맞춤형 영상서비스다. 촬영자에게 신청자가 원하는 서비스를 신청할 수 있기 때문에 실제 여행을 온 것과 같은 기분을 느낄 수 있다.

KT도 자사의 개인형 VR서비스인 ‘슈퍼VR’에 다양한 신규게임과 영상 콘텐츠를 제공한다. 기존에 슈퍼 VR에서 제공해오 40여종의 VR게임 콘텐츠 중 스포츠게임 양궁킹즈, 볼링킹즈, 사커킹즈, 야구킹즈 등 4종을 모바일 버전으로 출시했다. 슈퍼 VR 단말을 통해 단순하지만 인기가 높은 고전게임 3종(슬롯머신, 포커, 맞고) 등도 새롭게 출시됐다.

KT는 슈퍼 VR을 통해 게임 이외에 다양한 영상 콘텐츠도 제공한다. Mnet에서 방영 중인 아이돌 데뷔 프로그램 ‘아이랜드(I-LAND)'를 슈퍼 VR에서 제공한다. KT 슈퍼 VR 이용 고객들은 아이랜드의 무대들을 180도 VR 퍼포먼스로 만나볼 수 있다. 또한 지난 6월 무관중으로 진행된 제 25회 춘사영화제 시상식도 슈퍼 VR을 통해 감상할 수 있다.

이탈리아, 몰디브 괌과 같은 해외 유명 여행지를 배경으로 제작돼 해외여행을 떠나지 못하는 아쉬움을 달랠 수 있는 VR명상 콘텐츠 ‘캄앤이머스’ 서비스도 마련했다. KT가 국내 VR콘텐츠 제작사 서틴스플로어와 함께 제작한 이번 서비스에는 심신 안정 및 스트레스 완화 효과를 누릴 수 있는 사운드 기술 ‘ISS(Immersive Sound System)’도 적용됐다.

LG유플러스 역시 호캉스족 마음 사로잡기에 분주하다. LG유플러스는 서울 웨스틴조선호텔과 손잡고 호텔 이용고객들을 대상으로 클라우드 VR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해당 서비스는 오는 8월 29일까지 지속된다.

서울 웨스튼조선호텔 투숙객들은 LG유플러스가 제공하는 최신형 VR기기를 통해 객실에서 클라우드 게임, 아이돌 공연, 여행 관련 프로그램 등 1,300여개에 이르는 VR영상을 즐길 수 있다. 해당 패키지를 신청하지 않은 투숙객도 호텔 18층 스카이라운지에 마련된 클라우드VR 체험존에서 다양한 VR서비스를 체험할 수 있다.

클라우드 VR게임은 고성능 PC와 케이블 등을 설치 하지 않아도 무선 HMD만으로 고사양의 6DoF 실감형 게임을 스트리밍으로 즐길 수 있다. 때문에 공간에 제약 없이 언제 어디서나 무선으로 플레이가 가능한 새로운 포맷의 VR 게임이 가능하다.

SK텔레콤이 문화재청과 손잡고 준비한 코로나19로 문닫은 문화유적지인 덕수궁을 VR로 만날 수 있는 서비스(위)와 KT에서 이탈리아, 몰디브 괌과 같은 해외 유명 여행지를 배경으로 제작한 VR명상 콘텐츠 ‘캄앤이머스’ 서비스(아래)는 관광지를 직접 방문할 수 없는 고객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SK텔레콤, KT

◇ 케이블 TV업계, 지역민들 초점 맞춘 언택트 휴가 콘텐츠 제공

통신사들과 마찬가지로 케이블TV업계도 언택트 휴가 계획을 세운 지역채널고객들이 안방에서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준비했다.

27일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에 따르면 SK브로드밴드는 지역채널을 통해 코로나19로 멀리 떠나기 힘든 지역민들을 위해 서울, 전주, 부산, 인천 권역 등에서 숨은 지역 명소를 소개할 예정이다. B tv 케이블 고객을 위해 인기 애니메이션과 해외 드라마들을 30~60%할인한 패키지도 출시한다.

LG헬로비전은 시청자들이 집에서도 TV를 통해 각지의 볼거리와 즐길 거리를 만나볼 수 있도록 ‘낭만읍 고향리’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전국 곳곳의 숨겨진 명소를 선보인다. 이를 통해 경북 안동의 임청각, 월용교, 화회마을 등의 안동 명소와 전통공연, 먹거리를 소개할 예정이다.

CMB는 코로나 19의 장기화로 침체된 지역 소상공인과 전통시장을 응원하고 언택트 휴가를 맞이하는 지역민들에게 활력을 불어넣어 주기 위해 CMB 프로야구(한화이글스, KIA 타이거즈 홈경기)와 프로축구(광주FC 홈경기) 맞춤형 프로모션을 준비하고 있다. 

이밖에도 KCTV제주방송은 제주어 탐구생활 <벌테시대>를 통해 여름방학을 맞은 제주 어린이들이 다양한 여름 먹거리와 제주해녀 체험 등 제주 문화를 안방에서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JCN울산중앙방송도 아이들과 부모님 그리고 어르신들까지 TV를 보며 배워 볼 수 있는 홈스쿨링 서비스와 코로나19로 휴무상태인 복지관을 대신한 어르신용 특별 콘텐츠도 준비할 계획이다.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김성진 회장은 “지역채널이 코로나19로 인한 홈캉스족의 아쉬움을 달랠 여행, 먹방, 스포츠 그리고 홈트레이닝 등의 풍성한 콘텐츠를 준비하고 있다”며 “지역 명소와 맛집을 소개하고, 소상공인을 응원하는 등 언택트 휴가 시즌 지역경제 부흥을 위한 의미 있는 콘텐츠들을 계속해서 기획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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