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그룹의 종합유선방송사업자 현대HCN이 27일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KT스카이라이프를 선정했다고 공시했다. 이에 따라 KT는 SK텔레콤, LG유플러스와의 유료방송시장 점유율 격차를 10% 이상 벌리며 1위를 굳히게 됐다./ KT, 현대HCN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치열했던 현대HCN 인수전의 최종 승자는 KT가 됐다. 이에 따라 KT는 SK텔레콤, LG유플러스와의 거리를 크게 벌리며 유료방송시장 1위를 완전히 굳힐 전망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의 종합유선방송사업자 현대HCN은 27일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KT스카이라이프를 선정했다고 공시했다. 현대HCN은 당초 지난 23~24일에 우선협상대상자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예상보다 늦게 결과를 발표했다.

◇ 케이블TV ‘대어’ 품는 KT… 유료방송시장 1위 굳힌다

그동안 현대HCN은 케이블TV 매물 시장에 나온 가장 큰 ‘대어’로 평가 받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가 5월 발표한 바에 따르면 현대HCN의 유료방송 가입자 수는 지난해 12월 기준 약 131만4,800명이며 점유율은 3.95%다. 

이에 국내 통신3사의 케이블 TV 담당 자회사인 KT스카이라이프, LG헬로비전, SK브로드밴드는 그동안 현대HCN을 차지하기 위해 물밑 작업 등 치열한 인수전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가에서는 SK브로드밴드가 인수할 확률이 높은 것으로 예상했으나, 최종 승자의 자리는 KT스카이라이프가 차지하게 됐다. 입찰가는 정확하게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이베스트투자증권 김현용 연구원은 28일 보고서를 통해 “KT는 막판까지 SK텔레콤과 경합을 벌인 끝에 가입자당 40만원대, 인수가액 5,000억원대로 지분 100%를 인수하는 조건으로 KT 계열이 선정된 것으로 파악된다”고 분석했다.

KT가 현대HCN의 인수를 마무리하면 KT스카이라이프의 유료방송점유율은 기존 31.52%에서 35.47%로 증가해 유료방송시장 점유율 2위인 LG헬로비전(24.91%)과 3위 SK브로드밴드(24.17%)와의 격차를 10%포인트 넘게 벌리게 된다. 사실상 확고부동한 국내 유료방송 1위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KT스카이라이프는 올해 1조원 대 매출 달성도 가능할 것으로 점쳐진다. 지난해 기준 KT 매출은 6,946억원을, 현대HCN은 2,928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들을 합칠 경우 9,874억원이다. 

◇ 콘텐츠 확보와 과기정통부 등 정부 심사는 남은 과제

케이블TV업계에서는 KT가 이번 인수전에서 승리하면서 유료방송시장 1위를 굳히고, 콘텐츠 협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콘텐츠 역량 강화가 뒷받침돼야 현대HCN의 인수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베스트투자증권 김현용 연구원은 “콘텐츠 소싱에서의 협상우위는 유지 또는 강화될 개연성이 높지만, 유료방송 플랫폼 전체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대비 경쟁열위로 가는 상황”이라며 “콘텐츠 역량 제고 없이는 이번 현대HCN인수로 인한 펀더멘털 상승요인은 5% 이하라고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현대HCN 최종 인수까지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심사, 과기정통부의 인허가, 방송통신위원회의 사전 동의라는 관문도 남아있다. 이를 위해서는 시장지배적 사업자 논란 및 위성방송 공공성 이슈 등을 해결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KT는 지난 2018년 딜라이브 인수를 시도했으나, 한 개 업체가 유료방송 가입자 수의 33% 이상을 확보하지 못하게 한 유료방송 합산규제에 발목을 잡혀 무산된 바 있다. 

다만 해당규제는 지난해 6월 일몰됐다. 또한 정부가 지난 6월 디지털 미디어 생태계 발전전략을 발표하고, 유료방송 시장 재편, M&A활성화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는 점은 이번 심사 결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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