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숍 1세대로 불리는 더페이스샵이 모기업인 LG생활건강에 흡수합병된다. / 네이버지도
로드숍 1세대로 불리는 더페이스샵이 모기업인 LG생활건강에 흡수합병된다. / 네이버지도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1세대 로드숍의 대표주자로 통하던 더페이스샵이 중대 국면을 맞게 됐다. LG생활건강에 편입된 지 10년 만에 자회사 지위를 잃게 되면서 경영 자율성이 저하될 것으로 우려된다. 로드숍 부진의 탈출 해법으로 제시된 네이쳐컬렉션으로의 간판 교체 등 체질개선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 법인 청산되는 더페이스샵… 자율성 위축 불보듯

더페이스샵이 법인 청산 절차에 돌입하게 된다. 지분 100%를 보유한 모기업인 LG생활건강에 흡수합병 되면서다. 더페이스샵 외에도 LG생활건강은 또 다른 자회사 두 곳(CNP코스메틱스‧캐이엔아이)도 흡수합병키로 했다. 이로 인해 지금까지 15개에 이르렀던 LG생활건강의 손자회사‧자회사의 수는 12곳으로 축소된다.

이와 관련해 LG생활건강은 관계자는 “더페이스샵은 자회사로 운영되어 온 이전과 변화 없이 조직과 인원이 그대로 유지 된다”고 말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흡수합병으로 인해 더페이스샵의 입지가 축소될 수밖에 없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지난 2010년 LG생활건강에 지분 100%가 넘어가면서 대기업 계열사로 ‘신분’이 이동 된 지 10년 만에 독립 법인 지위를 잃게 되기 때문이다. 오는 10월로 예정된 이사회 승인이 내려지면 더페이스샵은 LG생활건강 내 화장품사업부를 구성하는 하위 조직 단위인 프리미엄사업부에 존속하게 된다.

통상적으로 기업들은 특정 사업을 집중 육성하고자 할 때 물적분할 등의 방식으로 해당 사업 영역을 떼내 독립 법인으로 운영하는 전략을 취한다. 이 경우 의사결정이 신속, 명확해지는 등 경영 효율성이 제고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또 법인을 전담하는 대표이사를 따로 둘 수 있어 대외 신인도가 상승하고, 해당 CEO에게는 강한 책임감을 부여할 수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더페이스샵의 경우 이와 반대된 길을 걷게 된 셈이다.

실제 이재선 현 더페이스샵 대표는 더페이스샵 사업총괄 상무로 남게 될 전망이다. 더페이스샵이 소멸 회사가 됨에 따라 2년 4개월 만에 자연스레 대표직을 내려놓게 된다.

◇ 버거운 로드숍, ‘네이처컬렉션’ 간판 전환 속도 붙나

더페이스샵을 직접 관할하게 된 LG생활건강은 체질개선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네이처컬렉션으로 전환에 가속도를 내는 방안이 유력하게 점쳐진다. 지난 2016년 광화문에 1호 매장이 들어선 네이처컬렉션은 지난 20일 기준 496개 매장을 거느리고 있다. 네이처컬렉션은 더페이스샵을 포함한 비욘드, 수려한, 보닌 등 LG생활건강의 화장품 브랜드를 종합적으로 취급한다.

이 중 대부분을 차지하는 가맹점(426개)의 상당수는 기존 더페이스샵에서 넘어왔다. 2017년 중국발 사드 보복으로 인한 중국 여행객 감소와 드럭스토어의 부흥으로 단일 브랜드만을 취급하는 로드샵 운영이 어렵게 되자 ‘탈 더페이스샵’ 행렬이 이어진 것이다. 2016년 5,638억원에 달했던 더페이스샵의 단일 매출은 지난해 3,146억원으로 감소할 만큼 사정이 나빠졌다.

최근 새롭게 선보인 통합 온라인몰도 이러한 관측에 힘을 싣는다. LG생활건강은 이달부터 더페이스샵과 네이처컬렉션을 통합한 새 플랫폼 운영에 들어갔다. 새 플랫폼은 네이처컬렉션을 전면에 내세워 ‘네이처컬렉션닷컴’이란 이름으로 운영된다. 지금까지 네이처컬렉션의 론칭과 확장을 도맡아 온 더페이스샵과의 관계가 뒤바뀐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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