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숙 미래통합당 의원이 지난 7월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5분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윤희숙 미래통합당 의원이 지난 7월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5분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정호영 기자  3일 미래통합당이 일명 ‘윤희숙 효과’에 고무된 모습이다. 윤희숙 통합당 의원은 지난달(7월) 30일 본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주도 임대차 3법 통과를 반대하는 5분 연설로 국회 안팎에서 큰 호평을 받았다. 막말을 배제하고 진정성 있게 임대차법의 허점을 조목조목 날카롭게 지적해 국민 공감을 이끌어냈다는 평가다.

윤 의원의 연설은 모처럼 통합당이 목에 힘을 주게 된 계기가 됐다. 특히 당분간 장외투쟁이 아닌 원내투쟁으로 방향을 설정한 것도 ‘윤희숙 연설 때문'이라는 말까지 나오는 분위기다.

◇ 민주당, 윤희숙 공격 집중

“저는 임차인입니다”로 시작돼 “축조 심의 없이 프로세스를 가져간 민주당은 우리나라 전세·부동산·민생 역사에 오래도록 기억될 것”이라고 마무리한 윤 의원의 5분 연설이 국민과 정치권에 미친 파장은 컸다.

윤 의원의 연설 영상은 유튜브 채널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많게는 수십만 회에서 적게는 수만, 수천 회 조회수를 기록했다.

민주당 주도의 임대차법을 저격한 연설에 국민들의 호평이 잇따르자 윤 의원을 향한 민주당의 맹비난이 쏟아졌다. 윤 의원을 저격하다 도리어 역풍을 맞은 경우도 벌어졌다.

윤준병 민주당 의원은 지난 1일 페이스북에 “전세가 월세로 전환되는 것이 나쁜 현상은 아니다”라며 “국민 누구나 월세 사는 세상이 다가온다. 목돈을 마련하지 못한 저금리 시대 서민들의 입장에선 월세가 전세보다 손쉬운 주택 임차방법”이라고 썼다가 구설에 올랐다.

윤 의원이 서울 종로와 마포에 연립주택·오피스텔을 보유한 다주택자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비판은 더 거세졌다.

박범계 민주당 의원도 윤 의원 때리기에 가세했다. 박 의원은 1일 페이스북에서 “(윤 의원이) 임차인을 강조했는데 소위 오리지널은 아니다”라며 “국회 연설 직전까지 2주택 소유자이고 현재도 1주택 소유하면서 임대인”이라고 했다.

이어 “의사당에서 조리있게 말하는 건 그쪽에서 귀한 사례니 평가하지만 마치 없는 살림 평생 임차인의 호소처럼 이미지 가공하는 건 좀 (아니다)”라고 썼다.

통합당에선 즉각 반발 목소리가 나왔다. 장제원 통합당 의원은 같은 날 페이스북에 “윤 의원이 너무 뼈를 때리는 연설을 했나보다”며 “정치권에서 논리가 부족할 때 가장 쉽게 쓰는 공격기술이 ‘메신저를 때려 메시지에 물타기’”라고 역공했다.

박 의원이 2주택에 상가까지 보유한 다주택자라는 점도 논란이 됐다. 박 의원은 지난 2일 이를 인정하면서 “지금 처분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아내가 상속받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 당 분위기 반전 이룬 연설

통합당은 21대 국회 개원 직후 민주당에 제대로 힘을 쓰지 못하고 당하는 모습이었다. 법제사법위원회를 비롯한 전 상임위원장이 여당에 넘어간 원 구성 협상부터 대정부질문, 통일부 장관·국정원장 인사청문회까지 가시적 성과를 내지 못했다.

통합당은 민주당을 향해 “의회 민주주의 파괴”라며 본회의 표결에 불참하고 민주당이 법안을 처리하는 게 필연적인 수순으로 여겨지는 양상이었다.

그러나 통합당 초선 의원의 5분 연설이 176석 거대여당을 상대로 묵직한 유효타를 날리자 침체됐던 당 분위기가 의욕적인 분위기로 바뀌어가는 모습이다. 같은 통합당 초선인 김웅 의원은 1일 페이스북에 윤 의원의 영상을 공유하며 “깨어나서 연대하고 싸우라”고 적었고, 황보승희 의원은 “전율이 느껴진다”고 썼다.

특히 통합당은 4일 예정된 국회 본회의를 앞두고 본회의장 연단에 서겠다는 의원들이 많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번의 연설로 세상의 주목을 받은 윤 의원의 연설을 지켜본 의원들이 전의를 불태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