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 3일 오후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에서 열린 신임 검사 신고식에서 “법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적용되고 집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윤 총장의 이날 발언을 놓고 여권에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뉴시스(사진=대검찰청 제공)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 3일 오후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에서 열린 신임 검사 신고식에서 “법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적용되고 집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윤 총장의 이날 발언을 놓고 여권에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뉴시스(사진=대검찰청 제공)

시사위크=김희원 기자  여권이 윤석열 검찰총장의 ‘민주주의라는 허울 쓰고 있는 독재와 전체주의를 배격해야 한다’는 발언을 두고 격분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여권 내에서는 퇴진 압박은 물론이고 윤 총장이 반정부 투쟁을 선언한 것이라는 주장과 함께 탄핵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표출되는 등 윤 총장을 향한 비판이 쏟아졌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김종민 의원은 5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윤 총장은 100% 정치를 하는 것인데 검찰총장은, 집행권을 갖고 있는 사람이 정치하면 피해가 엄청나다”며 “내용이 뭔지는 살짝 가려놓고 독재니 전체주의니 해가면서 야당의 정치 공세 거리를 제공해주는 방식으로 얘기하는 건 공권력 집행기관 책임자로서 정말 무책임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력 대선주자이자 당권주자인 이낙연 의원은 전날 국회에서 기자들이 윤 총장의 ‘독재 배격’ 발언에 대한 입장을 묻자 “특정 발언에 대해 왈가왈부하고 싶지는 않다”면서도 “검찰총장이나 감사원장, 그 누구도 직분에 충실해 주길 바란다”고 쏘아붙였다.

일부 의원들은 윤 총장과 검찰의 독재가 문제라며 공격을 가했다. 국회 교육위원장인 유기홍 의원은 페이스북에 ‘독재와 전체주의 윤 검찰총장의 섬뜩한 자화상’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말이야 바른 말입니다만, 정작 이는 윤 총장 본인에게 해야 할 말이 아닌지 모르겠다”며 “독재와 전체주의는 검찰권을 남용해 정치에 개입하고 검찰의 집단 항명을 이끌려 한 윤석열 총장 본인의 자화상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국회 법사위 소속 김용민 의원도 “지금 상황은 검찰 독재가 문제다. 민주주의는 국민이 지키니 검찰은 진실을 밝히는데 주력하라”며 “민주주의를 지킨다는 명분으로 사건 조작하는 잘못은 뿌리 뽑겠다”고 주장했다.

이원욱 의원은 “수사가 아닌 정치를 한다면 그건 검찰총장이 할 일이 아니다”며 “검찰총장의 역할이 아닌 ‘검찰 정치’를 하고 싶다면 검찰총장을 그만두고 정치하시라”고 강조했다.

신동근 의원은 “윤 총장이 검찰 개혁 반대를 넘어 사실상 반정부 투쟁 선언을 했다”며 “문재인 정부를 겨냥한 극언이라고 해석할 수밖에 없는 발언”이라고 격분했다.

민주당의 비례대표 정당인 더불어시민당 공동대표를 지낸 최배근 건국대 교수는 윤 총장을 탄핵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최 교수는 페이스북을 통해 “윤석열은 자신이 정치검찰임을 공개적으로 선언했다”며 “민주당은 윤석열을 탄핵해야 한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정치를 선언한 윤석열을 징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 이후 한 달여 동안 침묵을 지켜오던 윤석열 검찰총장은 지난 3일 대검찰청에서 열린 신임검사 신고식에서 “헌법의 핵심 가치인 자유민주주의는 평등을 무시하고 자유만 중시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이는 민주주의라는 허울을 쓰고 있는 독재와 전체주의를 배격하는 진짜 민주주의를 말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 총장의 이날 발언을 두고 법조계 안팎에서는 윤 총장이 수사지휘권 발동 등과 관련 극심한 갈등을 겪어왔던 추미애 장관과 자신에 대한 퇴진 압박을 가해왔던 여권을 겨냥해 작심하고 비판을 쏟아낸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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