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광물자원공사 문제 해결을 위한 움직임이 다시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이와 함께 거센 반발도 다시 커지고 있다. /한국광물자원공사
한국광물자원공사 문제 해결을 위한 움직임이 다시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이와 함께 거센 반발도 다시 커지고 있다. /한국광물자원공사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이명박 정부 시절 부실 자원외교로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남겼던 한국광물자원공사의 앞길이 여전히 암울한 모습이다. ‘미운오리’ 광물자원공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움직임이 다시 나타나고 있지만, 빚더미로 인해 난항과 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 통폐합 추진 다시 시동… 새 수장도 선임 예정

현재 광물자원공사는 ‘좀비’ 상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명박 정부 시절 부실 자원외교로 논란의 중심에 섰던 광물자원공사는 2016년 반기 기준 1만453.92%의 충격적인 부채비율을 기록하며 자본잠식에 빠져들었고, 여전히 빚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에도 5,051억원의 영업손실과 5,367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 기준 부채총액은 6조4,133억원에 달한다.

2018년 5월을 끝으로 사라진 수장은 여전히 공석이다. 사장 직무대행 체제가 2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 정상적인 사업운영은 기대조차 어려운 상황이고, 유동성 관리 정도만 이뤄지고 있다. 모든 것이 마비된 채 산소호흡기로 연명하고 있는 상황이나 다름없다.

최근 이 같은 광물자원공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움직임이 다시 나타나고 있다. 먼저, 더불어민주당 이장섭 의원은 지난 6월 한국광업공단법을 대표 발의했다. 광물자원공사와 한국광해관리공단을 통합하는 내용으로, 광물자원공사 문제 해결을 위해 기존에 추진돼온 방안과 다르지 않다. 앞서 20대 국회에서도 같은 법안이 발의됐으나 통과되진 못한 바 있다.

이와 함께 정부 차원에서는 ‘자원공기업’ 구조조정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관계당국은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전 세계 자원시장의 상황이 크게 달라진 만큼, 자원공기업 문제 해결방향을 다시 되짚어보겠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관련 태스크포스가 꾸려졌으며, 연구용역도 진행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자원공기업 구조조정 및 부실처리, 해외투자 등의 방향성을 다시 정립하게 될 전망이다.

이러한 움직임에 발맞춰 광물자원공사는 최근 2년 넘게 공석이었던 사장 공모에 돌입했다. 새 사장 공모 접수기간은 다음달 3일까지다. 이후 임원추천위원회가 서류 및 면접 심사를 통해 사장 후보를 추천하면,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장관이 최종 임명하게 된다.

물론 새 사장의 역할은 지극히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광물자원공사 본연의 사업이 아닌,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하는 것이 당면과제가 될 전망이다. 또한 21대 국회에서 재차 법안이 발의된 광해관리공단과의 통폐합 추진에 있어서도 새 사장의 역할이 요구될 수밖에 없다. 이에 일각에선 정치권 인사의 사장 선임 가능성도 제기된다.

◇ 폐광지역 지자체 거센 반발… 환영받지 못하는 ‘빚더미’

하지만 ‘미운오리’로 전락한 광물자원공사 문제 해결엔 많은 난항과 논란, 갈등이 불가피해 보인다.

이미 전국 폐광지역 지차제는 광물자원공사와 광해관리공단의 통폐합에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해당 지자체는 강원 태백시·삼척시·영월군·정선군, 전남 화순군, 충남 보령시, 경북 문경시 등으로, ‘전국 폐광지역 시장·군수 행정협의회’를 꾸려 공동대응 중이다. 이들은 앞서도 꾸준히 통폐합에 반대해왔으며, 최근 이 방안이 재차 추진되자 입장문을 내고 반대 의사를 거듭 강조했다.

반대의 이유는 간단하다. 빚의 늪에 빠진 광물자원공사의 심각한 현 상황이다. 통폐합은 광물자원공사의 부실을 광해관리공단에 떠넘기는 것과 다름없고, 결과적으로 또 하나의 부실기업을 만드는 것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폐광지역 지자체는 그에 따른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게 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21대 국회에 재차 발의된 한국광업공단법이 본격 추진되기 시작하면, 해당 폐광지역 지자체가 다시금 거센 반발에 나설 것이 불 보듯 빤하다. 지역사회를 넘어 정치권의 공방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최근 나타난 여러 움직임 및 변화에도 불구하고 광물자원공사의 앞날이 여전히 암울하기만 한 이유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