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인터내셔날의 자체 여성복 브랜드 '지컷'과 코스메틱 브랜드 '비디비치'. / 신세계인터내셔날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자체 여성복 브랜드 '지컷(좌)'과 코스메틱 브랜드 '비디비치'. / 신세계인터내셔날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신세계그룹의 패션‧뷰티 계열사 신세계인터내셔날이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연말 대대적으로 단행한 조직 개편에 힘입어 국내 패션 사업 역량을 키운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실직적인 캐시카우인 코스메틱 부문의 신성장 동력 확보에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 조직 개편 효과 톡톡히 보는 ‘국내 패션’

최근 패션업계에서는 신세계인터내셔날의 국내 패션 사업에 주목하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업계가 직격탄을 맞고 있는 가운데서도 성장 엔진에 윤활유를 꾸준히 공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올해 초 자체 여성복 브랜드인 ‘지컷’에 대대적인 변신을 꾀했다. 오프라인과 구분된 별도의 온라인 라인을 선보이며 20대 여성들의 여심을 자극했다. 30대 직장인에 초점을 맞춰온 지컷은 사회 초년생 여성들로 연령대를 낮춰 고객층 다변화를 꾀했다. 가격 또한 기존 대비 30% 가량 저렴하게 책정해 진입 문턱을 낮췄다. 해외 명품 브랜드 비중이 높은 신세계인터내셔날에서 지컷은 보브, 스튜디오톰보이, 텐먼스 등과 함께 국산 브랜드 라인의 한 축을 맡고 있다.

신규 브랜드 영입도 이뤄졌다. 여성복 ‘일라일’와 ‘델라라나’를 새 식구를 맞았다. 이들 두 브랜드는 각각 2017년과 지난해 신세계백화점이 기획해 선보인 PB(자체브랜드)다. 백화점PB가 보편화되기 전에 론칭 된 일라일은 니트에서 시작해 키즈 라인까지 갖추며 브랜드 가치를 입증했다. 또 델라라나는 지난해 매출이 캐시미어 단일 브랜드 시절이던 전년 보다 44% 가량 증가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지컷 신규 라인과 두 브랜드 영입을 통해 온라인과 오프라인 양대 판매 채널을 고르게 강화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면서 “스타일적인 면에서도 20대를 타깃으로 한 여성복과 함께 좀 더 성숙한 컨템포러리군까지 폭넓게 포트폴리오를 확장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 중국 남성 공략 나선 ‘비디비치’… 코스메틱도 순항

코로나19 국면 속에서 신세계인터내셔날이 국내 패션 사업의 역량을 강화할 수 있었던 건 지난해 이뤄진 조직 재편의 영향이 크다. 지난 연말 신세계인터내셔날은 ‘국내패션 부문’ 신설을 골자로 하는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기존 ‘패션라이프스타일 부문’ 산하에 ‘글로벌2’가 담당하는 국내 패션을 떼어내 부문 단위로 격상시켰다. ‘코스메틱’과 함께 회사의 큰 틀인 3부문 중 하나로 위상이 상승한 국내 패션은 어수선한 시국 속에서도 뚝심 있게 청사진대로 일정을 소화할 수 있었다.

뷰티 사업도 순항하고 있다. 중국에서 ‘쁘띠샤넬’로 통하는 ‘비디비치’의 남성 라인을 현지에 선보였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3년 뒤 200억 위안(약 3조4,000억원)으로 성장이 기대되는 중국 남성 화장품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계획이다. 2,100억원대 브랜드로 성장한 비디비치는 최근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새롭게 인수한 스위스 명품 화장품 ‘스위스 퍼펙션’과 시너지를 창출해 해외 진출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비디비치, 연작 등이 포진해 있는 코스메틱은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캐시카우 역할을 하고 있다. 매출 비중은 20% 남짓하지만 영업익의 60~ 80% 가량이 코스메틱 부문에서 창출되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코스메틱 사업은 다수의 해외 명품 브랜드가 포진 돼 있는 패션 보다 높은 마진을 자랑한다. 2015년 1조 매출을 돌파한 뒤에도 매년 실적을 갱신할 수 있었던 것도 코스메틱이 버팀목 역할을 해 준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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