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일레븐의 오는 광복 75주년을 앞두고 관련 마케팅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 시사위크DB
세븐일레븐의 오는 광복 75주년을 앞두고 관련 마케팅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 시사위크DB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편의점 세븐일레븐이 업계 연례행사인 광복절 마케팅의 포문을 열고 나섰다. 지난해 불거진 ‘노재팬’ 운동 이후 부쩍 커진 국적 논란 등을 의식한 듯 호국 분위기 조성의 선봉대를 자처한 모습이다.

◇ ‘피규어에 티셔츠까지’… 신박해진 광복절 굿즈

광복절을 앞두고 편의점 업계가 관련 마케팅에 착수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한일 양국 관계가 경색된 탓에 업계가 8.15 기획에 더욱 심혈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소비자들의 관심을 환기시킬 수 있는 신박하면서도 나라사랑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참신한 아이디어를 내놓을 것으로 점쳐진다.

주변의 기대는 벌써 현실로 드러나고 있다. 세븐일레븐이 소비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만한 이색 상품을 내놓았다. 지금까지 업계에서는 좀처럼 접하기 힘들었던 티셔츠와 피규어 등 다양한 연령층에서 소장 욕구를 불러일으킬 만한 굿즈를 최근 선보였다. 아직 GS25와 CU가 올해 광복절 마케팅을 공개하지 않은 시점에서 세븐일레븐이 선수를 친 셈이다.

세븐일레븐은 자칫 따분하게 느낄 수 있는 ‘애국’이라는 키워드를 친근감 있게 풀어내기 위해 고심한 흔적이 엿보인다. 청산리 전투를 승리로 이끈 김좌진 장군의 얼굴을 담은 티셔츠는 국내 유명 그래피티 작가의 손을 거쳤다. 또 이번 기획의 백미인 ‘독립군 피규어’는 국산 블록완구 기업인 옥스포드와의 협업을 통해 제작이 이뤄졌다. 티셔츠와 피규어는 MZ세대를 중심으로 선풍적인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굿즈’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품목이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8.15 광복절을 앞두고 사회공헌이 아닌 상품 쪽 측면에서 소비자들에게 이색적이면서도 차별화 된 내용을 선보이고자 했다”면서 “디저트의 인기가 높을 점을 반영해 대한민국 응원 메시지가 담긴 마카롱도 출시하게 됐다”고 말했다.

◇ ‘광복‧독립’ 목소리 내기 시작한 세븐일레븐

일각에선 이러한 세븐일레븐의 행보가 최근 시국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을 내놓는다. 지난해 중순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에서 촉발된 일본 불매 운동의 영향에서 세븐일레븐은 자유롭지 못했다.

미국 태생의 세븐일레븐은 1991년 일본의 유통기업 이토요카도에 지분이 매각된 사실에 근거해 정체성이 모호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국내에서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은 브랜드 로열티 지불 대상이 미국 SEI(세븐일레븐 인터내셔널)라는 이유를 들어 논란에서 빗겨가는 모양새를 취했다.

또 일본과 관련된 목소리를 내는 데 소극적이라는 시선을 받아온 것도 ‘솔선수범’을 보인 배경으로 보인다. GS25와 CU는 ‘독도 라면’ ‘원정대 파견’ 등 다양한 방식으로 꾸준히 독도 캠페인을 전개해 오고 있다. 또 3.1절이나 8.15광복절을 기념해서는 ‘독립운동가 도시락’‘태극기 나눔 행사’ 등의 이벤트를 열어왔다. 반면 세븐일레븐은 CRS의 방점을 한국전쟁과 연계된 국군 장병을 응원하는 데 맞춘 듯한 인상을 풍겼다.

지난해 광복 74주년 직전에 진행된 독립운동 사적지 탐방 기회를 제공하는 이벤트도 이와 유사한 지적이 나온 후에 이뤄진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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