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범 남양유업 대표이사가 실적 악화로 고군분투를 이어가고 있다. /뉴시스<br>
이광범 남양유업 대표이사가 실적 악화로 고군분투를 이어가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이광범 남양유업 대표이사가 고군분투를 이어가고 있다. 남양유업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올 1분기 대규모 적자 실적을 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는 만큼, 올 2분기 상황도 밝지 못할 전망이다. 이 대표가 다양한 방식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지만 단기간에 실적 회복은 요원할 모양새다.

◇ 코로나19 사태 장기화… 우유급식 매출 타격 지속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남양유업은 올 1분기 연결기준으로 206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같은 기간 당기손손실은 268억원에 달했다. 매출은 2,315억원으로 전년 대비 7.8% 줄었다. 

남양유업은 최근 몇 년간 실적이 내리막길을 걷고 있던 곳이다. 주력사업인 우유·분유부문은 출산율 저하 등으로 소비가 위축돼 이전과 같은 성장세를 보이지 못했다. 여기에 과거 ‘갑질 파문’이 낳은 갖가지 후유증까지 더해져 남양유업의 실적 침체를 겪어왔다. 올해는 코로나19 악재까지 터졌다. 코로나19로 전반적인 소비는 꽁꽁 얼어붙었다. 더불어 학교개학이 연기되면서 남양유업의 우유 급식 매출에 구멍이 뚫렸다. 

남양유업은 국내 급식우유 시장에서 20~30%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곳이다. 등교 수업은 5월 중순이 지나서야 순차적으로 이뤄졌다. 학교 우유 급식은 자연스럽게 중단됐다. 등교 수업이 진행된 후에도 우유급식은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았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올 2분기 실적도 여전히 빨간불이 켜진 상황이다. 업계에선 2분기도 적자 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남양유업 내에서도 현 상황을 감안하면 영업 적자는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아직 실적이 공시된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정확한 내용은 알기 어렵다”면서도 “우유급식이 중단된 상황을 고려하면 2분기에도 적자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4~6월까지 3개월의 급식우유 매출 타격이 실적에 반영되는 만큼 2분기에도 대규모 손실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 비용절감· 배달 이유식 론칭· 글로벌 시장 진출 노력 분주  

이에 이광범 대표의 어깨도 무거워졌다. 이 대표는 비용 절감과 신제품 출시, 글로벌 시장 진출 확대 등으로 실적 악화에 대한 돌파구를 찾고 있다. 

남양유업이 비용 절감과 신제품 출시, 글로벌 시장 진출 확대 등으로 실적 악화에 대한 돌파구를 찾고 있다
남양유업이 비용 절감과 신제품 출시, 글로벌 시장 진출 확대 등으로 실적 악화에 대한 돌파구를 찾고 있다.

남양유업은 지난 4월 비상경영을 선포하며 비용 줄이기에 힘쓰고 있다. 당시 임원을 포함해 팀장급 관리자들은 상여 30%와 휴가비 50%까지 반납하기로 했다. 아울러 지난 3월엔 신사업 모델인 영양맞춤 배달 이유식 브랜드 ‘케어비’를 선보이며 언택트(비대면) 시장 공략에 나서기도 했다. 배달 이유식 시장은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 소비가 늘면서 각광을 받고 있다. 남양유업은 지난달 케어비의 론칭 100일을 맞아 다양한 프로모션을 진행하기도 했다. 

여기에 디저트 브랜드 ‘백미당’의 글로벌 시장 확대도 추진하고 있다. 남양유업은 지난달 ‘백미당’이 국내 업체 최초로 중국 상해 디즈니 리조트에 위치한 디즈니 타운에 입점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백미당은 지난해 중국·홍콩에 기반을 둔 대형 유통기업 뉴월드그룹과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하며 중국 시장에 본격 진출한 바 있다. 지난해 8월 상해 K11아트몰에 백미당 1호점을 오픈하기도 했다. 남양유업은 중장기적으로 중국·홍콩 지역에 250개에 달하는 점포를 늘릴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진다. 다만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당장 매장을 크게 확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처럼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지만 단기간 내 실적 회복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코로나19 확산 사태는 장기화 국면을 맞고 있다. 이에 2학기 역시 100% 정상 등교수업은 어려울 전망이다. 교육부는 2학기에 원격수업과 대면수업을 병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즉, 우유 급식 매출의 회복은 하반기도 불투명한 셈이다. 과연 이 같은 상황에서 남양유업이 솟아날 구멍을 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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