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한 주호영 원내대표, 하영제 사천남해하동 국회의원 등 당 지도부가 10일 오후 경남 하동군 화개면 소재 화개장터 수해현장을 찾아 재난 피해지역을 둘러보고 주민들을 위로했다. /뉴시스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한 주호영 원내대표, 하영제 사천남해하동 국회의원 등 당 지도부가 10일 오후 경남 하동군 화개면 소재 화개장터 수해현장을 찾아 재난 피해지역을 둘러보고 주민들을 위로했다. /뉴시스

시사위크=정호영 기자  물 들어올 때 노를 젓는 걸까. 지지율 고공행진 중인 미래통합당이 민심훑기 행보에 더욱 열중하고 있다.

통합당은 최근 수해 지역을 찾아 민심을 달래며 민생정당 이미지 구축에 시동을 걸고 있다. 긍정적 민심 변화가 여론조사 수치로 드러나자 당 레이더망은 불모지인 호남까지 확대됐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등 당 지도부는 10일 전남 구례로 향했다. 구례는 지난 주말 집중호우로 약 568억 원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정책 실패·더불어민주당 소속 지자체장 성추문 등 연이은 악재로 여당 지지율이 하락세를 맞은 가운데 이번 통합당의 호남행은 지지율 상승 기류에 발맞춘 판단으로 읽힌다. 통합당은 지난 5일에도 수해를 입은 경기 이천·충북 충주 등을 찾아 이재민을 위로하고 피해 복구 봉사에 나선 바 있다.

◇ 통합당, 창당 후 최고 지지율

4·15 총선에서 103석 확보에 그친 통합당은 21대 국회에서 민심을 놓친 대가를 톡톡히 치르는 중이다. 176석 거대여당의 입법 독주에 맞서 여론전에 기댈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됐다.

그러나 통합당은 최근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 민주당을 턱밑까지 추격한 결과를 받아들며 표정 관리를 하는 모습이다.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 3~7일 전국 성인남녀 2,520명을 대상으로 정당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통합당 지지율이 전주 대비 2.9%p 오른 34.6%로 집계됐다. 이는 통합당 창당 이후 최고 지지율이다.(같은 업체 조사 기준 2월 3주차 33.7%)

반면 민주당 지지율은 전주 대비 3.2%p 내린 35.1%로 집계되면서 양당 지지도 격차는 오차범위 내인 0.5%까지 좁혀졌다. (95% 신뢰수준·표본오차 ±2.0%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주목할 만한 점은 광주·전라 등 호남 지지율이 전주 대비 6%p 급등한 18.7%로 집계된 것이다. 통합당은 4·15 총선에서 호남 지역구 28곳 중 절반 이상인 16곳에 후보를 내지 못했고, 후보를 낸 12곳에서도 전패한 점을 감안할 때 고무적인 결과다.

취약점으로 손꼽히는 여성과 중도층에서도 상승세를 보였다. 여성은 31.9%(4%p↑), 중도층은 37.4%(4.7%p↑)로 나타났다.

치솟는 지지율에도 통합당은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통합당 스스로 만들어낸 결과라기보다 정부여당의 정책실패·독단적 행태에 따른 민심이반이 맞물린 것이 적지 않다는 판단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이날 비상대책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여론조사 지지도에 일희일비할 필요 없다”며 “추이만 참고로 생각할 뿐”이라고 헀다.

다만 이날 지도부 일정에 없었던 호남행이 김 위원장의 긴급 제안으로 이뤄졌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날 여론조사가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김 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 이종배 정책위의장, 김선동 사무총장, 김은혜 대변인 등은 구례를 찾아 이재민을 위로하는 한편 김영록 전남지사·김순호 구례군수 등 관계자과 피해 상황을 점검하고 조직적 대민봉사·특별재난지역 지정문제 등 다양한 지원 방안을 논의했다.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한 주호영 원내대표, 하영제 사천남해하동 국회의원 등 당 지도부가 10일 오후 경남 하동군 화개면 소재 화개장터 수해현장을 찾아 윤상기 하동군수로부터 피해 현황을 보고 받고 있다. /뉴시스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한 주호영 원내대표, 하영제 사천남해하동 국회의원 등 당 지도부가 10일 오후 경남 하동군 화개면 소재 화개장터 수해현장을 찾아 윤상기 하동군수로부터 피해 현황을 보고 받고 있다. /뉴시스

◇ 세비 기부·수해 재난지원금 상향도 거론

통합당은 수해지역 방문에 그치지 않고 현실적인 직간접적 지원책도 강구하고 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우리 당은 세비 30%를 7개월 동안 사회에 공헌하기로 약속했는데 그 중 한달치를 수재의연금으로 기부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했다. 앞서 통합당 의원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국가적 위기 극복을 위해 6월부터 연말까지 세비 30%를 기부하기로 공언한 바 있다.

문재인 정부를 향해 집중호우로 인한 모든 수해 지역에 대해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주문하기도 했다. 특별재난지역은 자연재해나 대형사고 등으로 큰 피해를 입은 지역에 대해 대통령이 선포하는 것으로, 재난지역으로 지정되면 피해복구 비용 등에 대한 추가 국고 지원을 받게 된다.

주 원내대표는 “최악의 장마에 태풍까지 겹쳐 큰 피해가 예상된다”며 “사망 실종을 합쳐 50여 명이 생명을 잃었고 재산 손실은 조 단위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모든 피해지역을 조속히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할 것을 요청한다”고 강조했다.

당내에서 이재민에 대한 수해 재난지원금을 상향 조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수해로 집이 전파되거나 물에 떠내려갈 경우 정부로부터 1300만 원, 반파되면 650만 원을 지원받을 수 있다. 집이 침수된 이재민의 경우 100만 원 지원금이 지급된다. 다만 해당 금액은 지난 2006년부터 15년째 동결된 금액으로 터무니 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박수영 통합당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이렇게 적은 금액을 줘서는 실질적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냉장고 한 대만 해도 100만원이 넘어간다”고 지적했다.

이어 “주택이 전파돼도 1300만 원까지만 지원하도록 돼 있는데 어디 월세집 보증금하기도 부족한 돈”이라고 덧붙였다.

경기부지사 출신으로 정부예산운용 경험이 있는 박 의원은 “예산의 문제는 우선순위의 문제”라며 “재난구호기금도 각 자치단체가 갖고 있고, 예비비도 있다. 또 이미 책정된 예산도 이런 어려운 분들 돕는 거라면 전용해서라도 써야 하지 않겠나”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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